에코프로, 인니 니켈 공급망 구축에 박차…“가격 경쟁력이 생존 관건”
국내 배터리 소재 강자 에코프로그룹이 핵심 원재료인 니켈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현지 벨류체인 구축에 본격 나섰다.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고 글로벌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한 포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중국 배터리 소재 업체 거린메이(GEM)와 인도네시아에서 합작 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두고 구체적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미 실무진이 현지에 파견돼 공장 부지를 확인하고 있으며, 세부 사업 구조를 조율하는 단계다.
양사는 인도네시아 모로왈리 지역의 국제 녹색 산업단지(IGIP) 내에 니켈 자원 확보부터 전구체, 양극재까지 배터리 소재 핵심 공급망을 일괄 구축할 계획이다.
에코프로는 양극재 제조 및 고객사와의 투자 유치를 담당하고, GEM은 전구체 및 니켈 원자재 확보와 제조를 전담한다.
특히 GEM은 인도네시아 자원 공기업 PT 발레(VALE)와의 협력을 통해 공장 인허가 및 자원 수급 측면에서 추가적인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합작 법인은 올해 안에 설립될 예정이며, 총 20만 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공장을 3단계에 걸쳐 건설한다. 1단계로 5만 톤 규모의 공장을 우선 구축해 2026년부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코프로의 이번 프로젝트는 올해 그룹이 제시한 3대 중점 과제 중 하나로 꼽힌다. 창업주 이동채 회장은 그간 여러 차례에 걸쳐 “가격을 확 낮추고,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생존법”이라고 강조해왔다.
이는 가격 경쟁력의 중요성을 절감한 현실 인식에서 비롯됐다. 실제로 올해 1~4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은 전년 대비 40% 성장했지만, 한국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17.9%로 전년 대비 4.6%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세계 1위 배터리 기업인 중국 CATL은 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CATL의 LFP는 한국 배터리 기업들의 주력 제품인 삼원계(NCM·NCMA) 배터리 대비 20~30%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이번 인도네시아 진출은 단순한 해외 생산기지 확보가 아닌 원가 절감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결정적 전략”이라며 “앞으로도 핵심 원재료의 현지화 및 가격 안정화를 위해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 역시 “중국산 저가 배터리의 공세에 맞서기 위해서는 소재 공급망의 전방위 혁신이 불가피하다”며 “에코프로의 인도네시아 벨류체인 구축은 국내 배터리 산업 생존 전략의 대표적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