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계열사별 전용 벤처펀드 조성

계열사 별로 600억원 펀드 조성...“맞춤형 신성장 발굴 본격화”

2025-05-28     강신윤 기자
ⓒ김창숙 기자

포스코그룹이 각 계열사에 특화된 전용 벤처펀드를 신설하며 벤처투자 전략에 대대적인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룹 차원의 통합 펀드 체계에서 벗어나 개별 사업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펀드’를 구성, 미래 신성장 동력 발굴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28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와 그룹 내 기업형 벤처캐피털(CVC)인 포스코기술투자는 주요 계열사인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DX 전용 벤처펀드를 각각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각 펀드의 규모는 약 200억원으로, 총합 600억원 수준의 자금이 벤처투자에 투입될 전망이다.

펀드 구조는 각 계열사가 출자자로 참여하고 포스코기술투자가 위탁운용사(GP)로서 투자 실행을 맡는 방식이다.

투자 분야는 계열사별 사업 전략에 맞춰 차별화된다. ㈜포스코는 저탄소 소재 및 공정 자동화 기술에,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바이오 및 재생에너지 분야에, 포스코DX는 인공지능(AI) 및 디지털 전환 기술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포스코그룹은 이미 1997년부터 전담 조직을 통해 벤처 투자를 이어왔으나, 각 계열사의 다양한 사업군을 감안할 때 통합 펀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정책자금 등 외부 자금이 포함된 펀드에서는 특정 계열사만을 위한 전략적 투자가 어려워, 전용 펀드에 대한 수요가 지속돼 왔다는 후문이다.

이번 전용 펀드 도입은 그룹 전체의 벤처투자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한다. 그간 포스코는 하나의 펀드에 여러 조직이 자금을 출자하는 구조를 유지해왔지만, 향후에는 계열사별로 전략적 목적에 부합하는 펀드들이 속속 추가될 가능성이 크다.

그룹 관계자는 “현재 3개 핵심 계열사를 중심으로 시범적으로 전용 펀드를 추진하고 있지만, 이후 다른 계열사로도 확대해 그룹 차원의 신사업 발굴 체계를 정교화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포스코그룹의 이번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CVC 관계자는 “대기업 그룹 가운데 특정 계열사만을 위한 전용 펀드를 운용하는 곳은 삼성이나 롯데 정도로 많지 않다”며 “포스코가 이번 구조로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경우, 다른 그룹사들도 기존 벤처투자 전략을 재정비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전용 펀드 구성이 단순한 재무적 투자 차원을 넘어, 각 계열사 핵심 사업과의 전략적 연계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통해 포스코그룹은 벤처 생태계와의 협업을 확대하고, 나아가 본업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