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구·경북 집중 유세

구미·대구·포항 방문해 ‘색깔론 탈피’ 강조하며 지지 호소...지난 대선 20% 초반에 그쳤던 득표율 끌어올리려는 전략

2025-05-13     강신윤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3일 ‘보수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대구광역시의 동성로 거리에서 연설을 마친 후 두손을 번쩍 들고 있다. ⓒ연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기간 이틀째인 13일 대구·경북(TK) 지역을 집중 공략하며 이념과 진영을 넘어선 실용주의 노선을 강조했다. 전통적 보수 텃밭에서 "이번에는 다른 선택을 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구미역 광장을 시작으로 대구와 경북 포항에서 연이은 유세를 펼쳤다. 대구·경북 지역 방문은 지난 9일 이후 나흘 만으로, 경선 기간을 포함하면 세 번째다.

민주당의 험지인 TK 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해 지난 대선에서 20% 초반에 그쳤던 득표율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구미에서 이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과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평가도 다양하다"며 "아주 나쁜 사람이라 생각했지만 이 나라 산업화를 이끌어낸 공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 후보는 탈이념·실용주의 노선을 강조했다. 구미역 광장 유세에서 "좌측이든 우측이든, 빨강이든 파랑이든, 영남이든 호남이든 무슨 상관이 있나"라며 "진영이나 이념이 뭐가 중요한가.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떠한가"라고 역설했다.

안동 출신임을 언급하며 "안동에서 태어나 이 지역의 물과 풀, 쌀을 먹고 자랐는데 왜 저는 이 동네에서 (지난 대선) 20% 지지를 못 받는가"라며 "'우리가 남이가'라는 소리가 많은데 '재명이가 남이가'라고 해달라. 다른 것도 써보시라. 이재명도 한번 일을 시켜 보시라"라고 지역 유권자들에게 호소했다.

대구에서는 외교 정책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며 친중(親中) 논란에 정면 대응했다.

이 후보는 "제가 중국에도 셰셰하고, 대만에도 셰셰했다"며 "다른 나라와 잘 지내면 되지 중국과 대만이 싸우는 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냐고 했다. 틀린 말이냐"라고 반문했다.

대구 중구 동성로 유세에서는 "언제나 국익 중심으로 한미 동맹은 한미 동맹대로, 한미일 협력은 한미일 협력대로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와의 관계도 잘 유지하고 물건도 팔고 협력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실용적 외교 노선을 강조했다.

포항을 방문한 이 후보는 "포항은 대한민국 현대사의 첫발을 디딘 대한민국 산업화의 뿌리를 만든 포항제철이 있던 곳"이라며 새로운 '낙동강의 기적'을 만들어내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재명 후보는 "저는 이사 가고 싶은 성남시로 바꿔냈고 경기도를 3년 만에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인식되는 도정만족도 1위 광역시도를 만들었다"며 성과를 강조했다.

포항 유세에서는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겨냥한 비판도 이어갔다.

"우리가 합의한 최고의 질서 최고 수준의 합의 헌정질서 헌법을 파괴하는 그 집단이 보수다.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의 권리를 빼앗고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며 총부리를 겨누는 것이 보수의 가치 맞나. 그들은 보수를 참칭하는 반동 세력"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