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포항공장 구조조정...희망퇴직 및 전환 배치 90명 신청

1만8000여 명 전체 직원 대상 희망퇴직 신청 확대방안도 검토

2025-03-16     강신윤 기자
현대제철 포항 공장의 구조조정 과정에 총 90명의 직원들이 희망퇴직 또는 다른 사업장으로의 전환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과 전국금속노조 현대제철지회에 따르면, 14일까지 포항공장 기술직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희망퇴직 모집에서 약 20명이 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동시에 충남 당진제철소 박판공장에서 근무할 인력을 모집한 결과, 약 70명이 전환 배치를 신청했다.

형강 제품을 생산하던 포항2공장의 가동 중단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시작됐다.

주로 건설 현장에서 사용되는 형강 제품을 생산하던 이 공장은 지속적인 적자를 면치 못해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회사 측은 매달 80억에서 90억원의 손실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현대제철은 전체 회사 차원에서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하며 임원 급여를 20% 삭감하고 있다. 또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추가적인 희망퇴직 검토와 해외 출장 최소화를 포함한 다양한 원가 절감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근 미국 정부가 철강제품의 25% 관세를 부과했고 국내에서는 일본과 중국의 저가 철강재 공세가 거센 가운데 노조의 파업까지 덮쳐 이런 결정이 나왔다는 분석이다.

현대제철에 따르면 지난 14읿터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하고 전체 임원 70여명의 급여 20% 삭감과 포항공장 기술직 등의 희망퇴직을 결정했다.

현대제철은 전체 1만8000여 명 직원 대상의 희망퇴직 신청 확대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위기상황에 강도높은 자구책없이는 경영개선이 쉽지않다는 판단에 따른 특단의 조치"라며 "희망퇴직 및 전환 배치는 정해진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노조와의 임금협상을 마무리짓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1인당 2650만원(기본급 450%+1000만원) 성과급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현대자동차·기아 수준인 1인당 4000만원(기본급 500%+1800만원)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이 제시한 방안만 실행해도 현대제철의 지난해 손익은 473억원 흑자에서 650억원 적자로 돌아선다.

현대제철은 올해 대외 상황도 녹록하지 않다. 최근 미국의 한국산 철강 제품 25% 관세 부과에 미국향 한국산 철강재의 미국 시장 가격이 25% 오르면서 수출 경쟁력도 악화하게 됐다.

일본·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국내 시장 잠식도 만만찮다. 국내에서 지난달 기준 수입 열연강판 가격은 톤당 71만4000원으로, 국산(81만5000원)보다 12.4%가량 싸다.

지난해 국내에서 소비한 열연강판 약 611만톤 가운데 외국산이 차지한 비중은 60.9%(약 372만톤)을 기록했다. 현대제철은 이런 상황을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정부에 반덤핑 조사를 요청했다.

현대제철은 “최근 노사가 강 대 강 대치를 풀고 교섭을 재개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협상이 결렬됐다”며 “향후 노사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내 산업계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