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등 철강업계 충격… 中 공급과잉, ‘트럼프 25%’

쿼터 풀리고 ‘제로베이스’ 경쟁...美 현지공장 신설·투자 등 대응...알래스카 개발 등 수요 증가 기대

2025-03-12     강신윤 기자

‘265만t 쿼터’ 풀리고 캐나다·멕시코와도 ‘제로베이스’ 경쟁…기회요인도…美 현지공장 신설·투자 등 ‘관세 대응’…알래스카 개발 등 철강수요 증가 기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철강 업계가 최근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부과로 복합적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수출에 적용되던 265만t 쿼터(물량 제한)가 풀리고 모든 국가가 동일한 ‘25% 관세’ 환경에서 경쟁하는 상황이 돼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부과 조치는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후 1시 1분 이후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에 통관 신고되는 품목에 적용된다.

한국은 이전까지 대미 철강 수출에서 ‘263만t 무관세’ 쿼터를 적용받았으나, 이번 조치로 미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선이다.

중국산 저가 철강재 공세로 수년째 이익이 줄어들고 있는 국내 철강 업계는 이날 미국의 25% 관세 발효로 대미 철강 수출이 위축될 것을 우선 우려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해 철강 수출의 13%를 차지한 대미 수출은 전체 수출 시장 중 가장 큰 규모로, 이번 관세 부과로 미국 시장에서 한국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 일본제철 등과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가격 10%를 두고 가격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25% 관세는 기업에 큰 부담”이라며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더해 미국 철강업계는 이날 발효된 철강·알루미늄 25% 관세에 더해 25%의 추가 관세를 한국산 제품에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러한 상황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으려는 움직임도 있다. 특히 쿼터 제한이 풀리면서 특정 제품군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제기되고 있다.

연간 263만t으로 묶여 있는 수출 제한 규제가 풀리면서 US스틸 등 미국 철강사가 생산하지 않는 제품이나 경쟁력 있는 국내 제품의 수출 확대가 가능한 구조가 됐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모든 국가가 같은 조건으로 경쟁하게 됐다”며 새로운 시장 확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모든 국가에 25% 관세가 부과되면서 ‘제로 베이스’에서 경쟁하는 상황에 대한 기대감의 표출이다.

철강 업계 관계자는 “쿼터 없이 대미 수출 1·2위 캐나다와 멕시코 제품과도 경쟁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이런 환경이라면 미국 시장 확대를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 업계는 관세를 피하기 위한 현지 투자도 추진 중이다.

현대제철은 미국에 자동차 강판 제품 등을 생산하는 제철소를 세우고 포스코 역시 상공정 분야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단기적인 자금부담은 있지만 장기적으로 관세 리스크를 줄이고 현대차 공장 및 미국 거래선에 안정적으로 철강을 공급할 수 있어 사업 환경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알래스카 가스전 개발 사업 등이 한국에 유리한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다.

이 프로젝트에서 미국이 해군력 증강을 위해 선박을 짓고 수리하는 사업에 한국 조선소가 참여하면 추가적인 철강 수요를 창출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알래스카 가스전 사업은 천300㎞ 규모의 가스관과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등 플랜트 건설에서도 특수 강재 수요가 많아질 것”이라며 “한국 업체들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