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안동청과, 전국 최대 사과 유통 도매시장법인으로 우뚝 서다
안동청과는 반세기 역사만큼 성공 과정도 하나의 스토리다. 전국 최대 사과 전문 도매시장법인으로 성장할 때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IMF 시절에는 가산을 탕진할 수 있을 정도의 위기도 겪었다.
37년 동안 안동청과의 기반을 다졌던 전 권동기 대표의 유고는 경영에 큰 부담 요인이 되기도 했지만 기우였다. 2020년 3월 부친의 경영을 이어 받은 권 대표의 안동청과 실적은 오히려 놀라웠다.
안동청과의 실적은 경북도내 포항, 구미 등 경북 전체 거래금의 4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독보적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안동청과의 성공 배경에는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 본지는 권민성 대표를 만나 들어봤다. (편집자주)
◇안동청과합자회사는 어떤 회사인지
안동시 풍산읍 노리에 위치한 안동시 농수산물도매시장에 입주한 도매시장법인으로 1982년 3월에 설립했다.
안동을 중심으로 한 전국의 다양하고 우수한 농산물을 유치 및 경매, 정가수의매 등을 통해 판매해 생산농가들이 피땀 흘려 키운 농산물이 제값을 받도록 최선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지역민과 생산농가의 사랑으로 지난 1982년 이래 지금까지 농산물도매시장 법인 중 ‘사과 매출액 전국 1위’라는 자랑스러운 성과를 기록하고 있으며, 현재는 강원도에서부터 경상남도에 이르기까지 전국 전역으로부터 농산물을 취급하며 유통의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권 대표는 안동청과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됐는지
안동청과 합자회사는 1997년 4월 공영도매시장이 개장되기 전인 1982년 3월에 안동 구시장 및 신시장 상인들을 중심으로 설립돼 안동시 도매시장의 대행업무를 수행해왔다.
그러나 당시 회사 운영의 어려움이 많아 회사의 지분이 매물로 나왔고, 약재상을 하시던 조부께서 지분을 매입하시면서 부친이 경영인으로 참여해 본격적으로 도매시장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게 된 것이다.
현재 외형을 보고 사업 초기부터 회사가 원활히 돌아가는 것처럼 보였을지 몰라도, 조부와 부친께서 집안 사재까지 털어 넣으며 운영해왔을 정도로 힘들게 운영해 오시는 모습을 유년기에 보고 자랐고, 회사가 더 크게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염원하며 경영에 대한 꿈을 키워왔다.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는 안동 소재의 경안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세종대학교에 입학해 경영학과 경제통상학을 복수전공 하면서 ROTC에 지원했다. 2014년 대학교 졸업 후, 경산의 2수송교육단(현 2수송교육연대)에서 운전병 교관 및 조교 소대 소대장 역할을 하다 2년 4개월의 복무 기간을 마치고 입사하게 됐다.
군 복무 과정에서도 농산물 유통에 대한 꾸준한 관심으로 2015년 경북대학교 특수(야간)대학원의 농업정책 및 유통 과정을 지원해 2017년 8월에 석사 학위를 취득하기도 했다.
사실 군 복무 당시에는 전역 후 규모가 있는 유통기업에서 기업 경영을 체계적으로 배운 후 입사해 회사를 성장시키고 싶었지만, 부친이 간암 확진 판정을 받고, 건강이 악화되면서 2016년 11월 곧장 일선에 투입되게 됐으며 2020년 3월 12일 부친의 작고 후 대표로 취임해 약 50년에 이르는 가업을 잇고 있다.
◇안동도매시장의 위상과 역할은
사과 유통은 안동이 유명하고 특화된 것은 사실이다. 전국적으로 해마다 50만톤이 유통되는데, 그중 70~80%가 경상권역(경북지역 약 60%, 경남지역 약 10%)에서 취급되고 있으며, 특히 이곳 안동시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안동청과와 안동농협 공판장에서 각 8만톤 등 연간 약 16만톤 정도를 유통하고 있다.
안동의 모든 농산물 유통에 강세를 띠고 있는 것은 아니며, 도매시장 인근에서 생산되는 딸기, 참외를 바탕으로 감귤, 포도, 토마토 및 감자나 고구마 등도 유통된다. 반면 상추, 깻잎, 시금치와 같은 엽채류는 오히려 안동에서 농사를 짓더라도 대구, 부산 등지에서 경매 후 다시 안동으로 판매되기도 할 정도로 규모가 작다.
◇사과 의존도가 상당히 높다. 기후 변화에 따라 시장 운영 계획을 듣고 싶다
우리 회사의 경우 사과의 거래금액이 전체의 94~95%를 차지할 정도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러한 마당에 사과의 재배 한계선이 경북 북부지역을 넘어 강원도까지 올라가고 있어 걱정이 있기는 하다.
재배 한계선이 북상함에 따라 강원도 철원, 양구 등지에서 작목반이 형성돼 사과를 재배하고 있으며 경영을 위해서는 이들 농가에서 재배되는 사과도 유통할만한 능력을 갖추는 것이 숙제가 됐다.
다행히 우리 회사는 작은 농가에서 직접 하기 힘든 사과 선별 과정을 대신 진행하는 방식으로 농가에는 편의성을 제공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자체적으로 우수한 선별 기계와 전문 선별사들이 있어 사과를 꼼꼼하고도 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해 선별해 구매자가 믿고 구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
즉, 이처럼 조직화 된 선별 과정을 도매시장 안에 구축함으로써 생산 농가에서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선별기와 별도의 선별 장소 및 인력을 갖추지 않아도 되도록 했고 중도매인과 구매자들에게는 좋은 상품을 제공할 수 있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경북지역뿐 아니라 전국 팔도에서 우리 회사를 찾아주었고 해마다 좋은 실적을 거듭할 수 있게 됐다.
◇안동청과의 실정을 보면 거래금액 2021년 1725억원, 2022년 1860억원, 2023년 3022억원, 2024년 3574억원 등 급성장하고 있다. 비결이 궁금하다.
취급 물량과 더불어 사과값이 오른 것이 이 같은 실적 향상의 주요인이라고 본다. 2022년 이후 급성장한 부분이 있는데 성수기에는 본관 약 1400평에 이르는 경매장이 발 디딜 틈 없이 바쁘게 돌아간다.
그러다 보면 신관에 별도의 경매 공간 약 700평이 따로 있는데 이를 안동농협과 반반씩 나눠 사용하기도 하며, 그러고도 물량이 감당이 안 되면 건물 밖으로 빼내서 경매를 하기도 한다.
현재는 물리적인 한계에 부딪힐 정도인데, 안동시의 발 빠른 대처로 현재는 현대화사업이 진행 중이라 농가의 불편 요소가 어느 정도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 회사가 잘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농가와 중도매인이 함께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선대 때부터 나름의 대책을 강구했고 현재도 실천한 것이 주효했다고 생각된다.
먼저는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농안법)에 따라 최대 7%까지 받을 수 있는 수수료를 과거 IMF 때 함께 생산 농가의 부담을 감경하자는 취지에서 6%로 낮췄는데 이를 아직까지도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다 중도매인에 대한 판매장려금과 농가에 대한 출하장려금도 별도로 책정해 이익을 공유했고 경매 과정에서 농가에서 낙찰가가 현저히 낮다고 판단되는 경우 법인에서 일부를 보전해주는 등 나름대로 공생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임했던 것 같다.
◇ 영남경제신문 독자 및 지역민과 농가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 회사는 급변하는 농산물 유통환경과 경제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정부시책을 적극 반영하며, 수입농산물의 홍수 속에서도 공영도매시장의 위상을 제고해 지역민과 함께 전국 각지의 우수한 농산물의 판매에 열과 성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또한 전자경매시스템과 사과선별 순번관리 시스템의 운영으로 공정, 투명, 신뢰 받는 선진 농산물 유통을 이끌어나가 출하자 및 유통관계자 모두에게 만족을 드릴 것을 약속드린다.
생산농가 소득안정과 가장 효율적인 유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며, 더불어 고객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고 불편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항상 열린 마음, 겸허한 자세로 임하겠다.
끝으로 안동청과를 이용해주시는 모든 생산자, 유통종사자, 소비자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