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아파트 미분양 감소, 준공후미분양은 증가세

서구, 달서구, 달성군 높은 미분양률...지역별 편차 뚜렷, 제2금융권 리스크 부각되는 상황

2025-02-05     강신윤 기자
▲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입니다. ⓒ영남경제 자료

대구 지역의 아파트 시장이 복잡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체 미분양 물량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후미분양 물량은 급증하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은행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대구 지역의 아파트 미분양 물량은 2021년 3월 153호에 불과했으나, 이후 급격히 증가해 2022년 8월에는 8,301호로 전국 미분양 물량의 25.4%를 차지했다.

이는 2023년 2월 13,987호로 정점을 찍은 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준공후미분양 물량은 다른 양상을 보인다. 2023년 1월 277호에 불과하던 준공후미분양 물량은 2024년 11월 1,812호로 급증했다. 이는 주택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준공 이후에도 판매되지 않는 물량이 늘어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역별 편차도 뚜렷하다. 수성구, 동구, 중구 등 편의시설 접근성이 좋거나 학군이 우수한 지역은 상대적으로 낮은 미분양률을 보이고 있다. 반면 서구, 달서구, 달성군 등은 높은 미분양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4년 11월 현재 분양 중인 단지들의 84m² 기준 실거래가격은 수성구가 평균 7억 원으로 가장 높았고, 서구와 달서구는 6.4억 원 선이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서구와 달서구의 상대적으로 높은 매매가격이 수요 감소로 이어져 미분양 증가의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준공후미분양 물량의 지역별 분포도 주목할 만하다. 2024년 11월 현재 대구시 전체 1,579호의 준공후미분양 물량 중 동구가 526호, 수성구가 412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분양 물량이 많았고 준공 시점도 상대적으로 빨랐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향후 준공후미분양 물량은 서구, 달서구 등 현재 준공 물량 비중과 분양률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또 "분양률은 높지만 2026년까지 입주 예정 물량이 가장 많은 남구도 준공후미분양 물량 증가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권 리스크도 주목된다. 대구 지역의 은행권 기업대출 연체율은 2024년 9월 0.66%로 전국 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특히 제2금융권의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저축은행의 2024년 3분기 말 PF대출 연체율은 8.0%, 상호금융의 2024년 2분기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5.9%로, 모두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고 있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대구 지역 주택시장 부진이 지속될 경우, 선순위 은행대출보다는 후순위 제2금융권 대출을 중심으로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시공사들의 신용보강 강도가 낮은 점도 리스크 요인이다. 2024년 11월 현재 대구 지역 내 58개 분양 진행 중인 사업장 중 미준공 사업장은 25개이며, 이 중 시공사 보증이 존재하는 사업장은 6개에 불과하다. 또한 제공된 보증도 본PF 연대보증보다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신용보강이 많았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는 "본PF 상환 과정에서 전세 공급 및 미분양 아파트 담보대출이 증가하여 전세 및 매매가격과 금융기관 여신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2024년 12월 현재 대구 지역 아파트 경매 건수는 28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0.4% 증가했으며, 낙찰가율은 77.7%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대구 지역 부동산 시장은 미분양 물량 감소와 준공후미분양 물량 증가라는 이중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역별 편차가 뚜렷한 가운데, 금융권 특히 제2금융권의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어 향후 시장 동향에 대한 면밀한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