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 8년 만에 최저치 기록

한국 부동산 시장의 침체와 공인중개사 공급 과잉 현상으로 인해 올해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 수가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대출 규제 강화와 맞물려 부동산 업계 전반에 걸친 불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10월 26일 시행된 제35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에 총 15만4천699명이 응시했다. 이는 전년도 20만59명에 비해 4만5천여 명이 감소한 수치다. 2022년의 26만4394명과 비교하면 11만 명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응시자 수가 20만 명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7년 이후 처음이며, 2016년 18만3867명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응시자 감소 추세는 합격자 수에도 영향을 미쳐, 올해 합격자는 1만5301명에 그쳤다. 이는 2021년과 2022년의 2만6915명, 2만7916명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총합격자 수는 55만 명에 이르지만 현재 개업 공인중개사는 13만 명 정도다. 나머지 42만 명은 '장롱자격증'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한 "경제활동 인구 70명당 1명꼴이어서 시장이 과포화상태라고 인식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 수는 부동산 시장의 동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던 2017년 이후 응시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21년에는 27만8천여 명에 달했다. 반면, 시장 침체기였던 2013년에는 10만2천여 명까지 감소한 바 있다.

최근의 대출 규제 강화와 부동산 시장 침체는 공인중개사 자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킨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세는 향후 부동산 시장의 회복 여부에 따라 변화할 가능성이 있으며, 업계 관계자들은 시장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