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력과 에너지, 한 구조체 안에 담다…저장 장치 성능 향상 전극 소재 개발

포스텍 박선아 교수 연구팀…분자 단위 기공의 극성 조절…빠른 산화환원 활성화 유도…평가 통해 높은 안정성 입증

2024-11-17     김산호
▲ 연구관련 이미지ⓒPOSTECH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화학과 박선아 교수 연구팀은 차세대 고성능 에너지 저장 장치인 슈퍼커패시터(Supercapacitor)의 성능을 크게 향상할 수 있는 전극 소재를 개발했다.

이번 연구는 화학 분야 국제 학술지인 ‘미국화학회지(Journal of American Chemical Society)’에 최근 게재됐다.

전기차, 재생에너지 저장 시스템, 고속 충전 전자기기 등 첨단 기술의 수요가 점점 증가하면서 슈퍼커패시터와 같은 고성능 에너지 저장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이에 전 세계 연구진은 높은 에너지 밀도와 출력 특성을 동시에 갖춘 전극 소재를 개발 중에 있으며, 그중에서 특히 이차원 전기전도성 금속-유기 구조체(Metal-Organic Framework, 이하 MOF1))가 또다른 슈퍼커패시터 전극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전기전도성 MOF는 고유의 다공성 구조로 인한 넓은 표면적과 더불어 우수한 전기전도도를 지닌다.

또한, 구초제 내 산화-환원 활성을 가지는 자리가 있어 이온의 흡탈착뿐 아니라 빠른 산화-환원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저장하는 유사커패시터2)의 전극 활물질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효율적인 에너지 저장을 위해서는 전해질 이온이 활성 부위까지 빠르게 도달할 수 있어야 한다.

박선아 교수 연구팀은 ‘펜던트(pendant) 도입’이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이용해 슈퍼커패시터의 성능을 향상했다.

화학에서 펜던트는 주요한 구조물에 결합하여 특정 성질이나 기능을 부여하는 그룹을 말한다.

연구팀은 MOF에 극성을 띠는 아민기(amine)기를 도입해 기공 내부의 친수성을 높여 전해질이 MOF 내부로 더 쉽게 이동하도록 유도했다.

이렇게 개선된 구조는 산화-환원 활성자리로의 전해질 이온 접근을 용이하게 하여 빠른 산화-환원 반응을 유도해 에너지 저장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였다.

연구팀은 전기화학 및 X-선 실험을 통해 펜던트가 추가적인 산화-환원 활성을 가져 높아진 정전용량에 기여했음을 확인했다.

실험 결과, 펜던트 아민기가 없는 MOF(Cu3(HHTP)2)는 232±15F/g(패럿 퍼 그램)3)의 정전용량을 기록한 반면, 펜던트 아민기를 추가한 MOF(Cu3(HHTATP)2)는 약 47% 증가한 340±15 F/g의 정전용량을 나타냈다.

또, 이 MOF를 전극 활물질로 활용한 슈퍼커패시터 디바이스 성능 평가에서 7,000번의 충·방전 후에도 약 90% 이상의 성능을 유지하며 높은 안정성을 입증했다.

POSTECH 박선아 교수는 “큰 구조적 변화 없이 분자 단위에서 기공의 극성을 조절해 기공 환경과 전기화학적 특성 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함으로써, 차세대 전극 소재 개발에 있어 새로운 접근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연구의 의의를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