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고래’ 시추 카운트다운 들어갔다… 첫 시추 위치 확정

이달 산업장관 주재 전략회의서 계획 최종 승인…시추선 이달 한국 향해 출발…웨스트 카펠라호 내달 10일께 부산 도착 후 대왕고래 이동해 시추 돌입…1차 탐사시추 결과 이르면 내년 상반기 ‘윤곽’…외자유치 등 사업 중대 분수령

2024-11-04     김산호
ⓒ김창숙 기자

동해 심해 가스전 ‘대왕고래’ 개발을 위한 첫 탐사시추가 12월 중순 시작된다.

한국석유공사는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시추 해역을 확정하고,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의 한국 출발을 앞두고 있다.

시추선은 오는 12월 중순 대왕고래 유망구조 해역에서 작업을 시작할 예정으로 내년 상반기 나올 첫 탐사시추 결과는 대왕고래 프로젝트의 사업성을 우선 가늠할 첫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원개발 업계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를 통해 첫 탐사시추 해역의 세부 좌표가 포함된 종합 시추 계획안을 마련했다.

계획안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최종 보고를 앞두고 있다. 석유공사는 실제 탐사시추 작업에는 2개월 안팎의 시간과 이후 시료 분석 작업에 추가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시추 대상지는 7개 유망구조 중 최대 매장 가능성이 있는 대왕고래 유망구조 내부로 선정됐다. 물리탐사 단계에서 탄성파 분석을 통해 도출되는 유망구조는 석유와 가스가 묻혀 있을 가능성이 큰 지형을 말한다.

한 정부 관계자는 “대왕고래 유망구조 내 복수 위치를 검토한 결과, 전문가들의 의견이 한 곳으로 수렴됐다”고 전했다.

대왕고래 유망구조는 포항 동쪽 50km 이내에 동서 방향으로 위치해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쳐 길게 형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개발 소식통은 “넓은 유망구조에서 가스 개발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점을 선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 작업이었다”고 설명했다.

시추 작업을 수행할 웨스트 카펠라호는 길이 228m, 너비 42m 규모의 시추선으로, 최대 1만1430m 깊이까지 시추가 가능하다.

오는 12월 10일경 부산항 도착 후 대왕고래 해역으로 이동할 예정이다.

석유공사는 해수면 아래 1km 이상 깊이의 대륙붕 해저에서 암석 시료를 채취해 분석할 계획이다.

1㎞ 이상 내린 드릴에서 뽑아 올린 암석과 가스 등 시료 성분 분석은 미국 슐럼버거(Schlumberger)사가 담당한다.

관련 법령상 석유공사는 시추 1개월 전까지 구체적인 개발 계획을 수립해 산업부 장관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에 조만간 산업부에 정식 시추 계획 승인 신청을 낼 계획이다.

정부는 석유공사의 승인 신청이 오면 안덕근 산업부 장관 주재로 민간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한 가운데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전략회의’를 열고 시추 계획을 심의해 최종 허가할 방침이다.

한국석유공사 고위 관계자는 “첫 시추 작업 준비를 완료했으며, 최선의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사업의 중요성과 도전성을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약 20%의 성공률을 고려했을 때 향후 5년간 최소 5개의 시추공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며, 2차 시추부터는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한 공동 개발을 추진할 방침이다.

시추공 1개당 비용은 1천억원 이상이 소요될 전망이다.

석유공사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첫 번째 시추 작업을 할 준비를 마친 상태로 그간의 해석 결과를 바탕으로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기를 바라고 있다”며 “장기적 안목에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야 하는 이 사업의 중요성과 도전성도 알려 나가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