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주택담보대출 3건 중 1건은 다중 대출

고소득층,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93.7% 차지... 금융 불평등 심화 우려

2024-10-14     이정택
▲ 2건 이상 주택담보대출 받은 가계의 금액기준 비율 및 가계신용 주택담보대출 잔액 ⓒ한국은행

최근 3년간 신규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다중 대출 현상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택 시장에서 다주택자의 영향력이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음을 시사한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2건 이상의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가계의 비율이 평균 32.5%에 달했다. 연도별로는 2021년 34.2%, 2022년 32.0%, 2023년 31.2%로, 매년 30%를 상회하는 수준을 유지했다.

이 기간 동안의 전체 신규 주택담보대출 취급액은 2021년 335조6천억원, 2022년 324조2천억원, 2023년 332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주택 시장에서 여전히 활발한 대출 수요가 존재함을 보여준다.

주목할 만한 점은 주택담보대출의 소득 계층별 분포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소득 상위 20%(5분위)가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93.7%를 차지했다. 더욱이 이들 고소득층은 전체 가계대출의 78.1%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차규근 의원은 "고소득층이 실거주 목적이 아니라 부동산 투기 이득을 누리기 위해 금융 대출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이런 금융 불평등이 자산 불평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정부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주택 시장에서의 자금 흐름이 여전히 고소득층에 편중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주택 정책과 금융 정책의 효과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향후 정부의 대응 방안에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