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포항의 새로운 명소, 천마지 둘레길에서 출렁다리를 만나다

2024-07-30     이정택
▲ 출렁다리 ⓒ이정택 기자

포항은 둘레길 조성에 진심이다.

포항은 해안둘레길과 오어지 둘레길 등 어느 동네를 가던 둘레길과 철길 숲 조성이 잘되어 있어 많은 시민들이 산책과 탐방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포항을 찾은 여행객들의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필자가 소개할 둘레길은 도심과 가깝지만 아직까지는 이용객이 많지 않아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천마지 둘레길이다.

도심과 가까워 이용객 대부분은 인근 주민이 많다.

▲ 출렁다리 ⓒ이정택 기자

하지만 새롭게 조성된 출렁다리와 길지 않은 둘레길을 선택할 수 있어 짧은 시간에 맑은 공기와 자연을 감상할 수 있어 더 많은 시민들이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천마지 둘레길은 양덕동 주택단지에서 한동대 방향의 영일만 산업도로를 이용해 도보로 15분, 차량으로 5분 이내에 위치해 있다.

천마저수지를 둘레길로 조성한 것으로 총 길이는 2.8㎞로 나지막한 천마산을 품고 있다.

지난해는 천마지 가운데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출렁다리가 준공되며 시민들의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 탐방로 ⓒ이정택 기자

천마산의 유래를 살펴보면 어느 장수가 자기의 애마(愛馬)가 화살보다 빠르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망천산에서 활을 쏜 후 쏜살같이 달렸다.

장수가 팔매돌이 있는 저수지에 도착했는데 화살이 보이지 않자 숲 속 어딘가에 먼저 도착했다고 단정했다.

화가 난 장수는 자신의 애마의 목을 베어 버렸는데 얼마 후 화살이 날아온 것을 목격했고 화살이 박힌 자리에 명주실 한 타래가 드리워질 정도로 깊은 샘이 되었다고 전해져 오고 있다.

이에 연유하여 이 산을 천마산(天馬山)이라고 불리웠다.

천마지 둘레길에는 출렁다리, 데크로드, 전망대와 천마정이 자리하고 있다.

이 둘레길은 어느 방향으로 탐방을 하더라도 출발지로 돌아올 수 있다.

▲ 탐방로 ⓒ이정택 기자

별도의 공영 주차장은 없어 주변에 교통에 방해가 되지 않는 공간에 주차를 할 수 있다.

필자는 카페와 음식점이 있는 지점에서 시작하여 발걸음을 옮겼다.

천마지는 원래 드넓은 곡강 들판의 농업용수 공급을 위해 만들어진 저수지다.

입구에서 발걸음을 조금 내딛다 보면 여전히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위한 용수로 배관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또 천마산 골짜기에 물을 채워 막아놓다보니 마치 천연호수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약 300미터를 걷다 보면 둘레길의 안내표지판과 마주하게 된다.

표지판은 천마산의 유래, 둘레길 현황도 등을 소개하고 있다.

▲ 데크로드와 출렁다리 ⓒ이정택 기자

왼쪽에 위치한 데크로드를 이용하면 머지않아 출렁다리를 만날 수 있고 표지판 뒤쪽으로 올라가면 전망대로 갈 수 있다.

또 오른쪽으로 가면 숲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길이 다소 험해 주의가 요구된다.

필자는 우선 전망대 방향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높지 않은 전망대이지만 경사가 제법 가파르고 길이 험하다.

잘 정리된 길은 없고 수 많은 탐방객들이 오르내리면서 자연스레 생긴 길이 있었고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내딛었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천마산,천마지와 양덕동 주택단지 ⓒ이정택 기자

이마에 땀이 송글송글 맺힐 무렵 전망대에 도착하게 되는데 사방으로 천마지를 감상할 수 있다.

남쪽으로는 저멀리 양덕동의 고층 아파트들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고 동쪽으로는 포항의 미래 먹거리산업을 선도하고 있는 에코프로가 보인다.

또 서쪽으로는 가까이 한동대가 보이고 멀리 비학산까지 볼 수 있다.

천마지 뒤쪽인 북쪽은 곡강평야와 방목산, 구곡산의 능선이 보이기도 한다.

전망대에서 천마지를 바라보면 저수지라는 느낌보다는 두 개의 강줄기가 만나 하나의 강줄기가 되어 강물이 양덕 방향으로 흘러가는 듯 하다.

▲ 천마지 데크로드 ⓒ이정택 기자

충분히 천마지를 내려다보며 감상을 하고 조심스레 표지판이 있던 곳으로 다시 내려와 데크로드를 걸었다.

데크로드는 저수지와 매우 가까워 마치 수면 위를 걷는 착각이 들 정도다.

필자가 탐방하던 7월의 어느날은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무더운 여름답게 햇살은 따가웠다.

강렬한 햇살에도 이름 모를 산새의 울음소리와 매미 울음소리는 귀를 즐겁게 해주고 더위를 식혀주는 듯 했다.

데크로드 위를 200미터 걷다보면 작년 12월에 준공식을 가진 출렁다리를 만나게 된다.

출렁다리의 길이는 52미터로 길지 않아 심하게 흔들거리지는 않는다.

울렁증이 있더라도 지나가는데는 무리가 없을 정도다.

다만, 다리 위에서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자 한다면 조심해야 한다.

휴대전화를 다리 위로 떨어뜨린다면 휴대전화는 다리 위에 남아 있지 못하고 천마지로 떨어질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 입구쪽 천마지 안내표지판과 이정표 ⓒ이정택 기자

다리를 건너면 이정표가 나오는데 왼쪽으로 가면 대각사 방향, 오른쪽으로 가면 한동대 방향이라고 안내하고 있다.

짧게 둘레길을 탐방하고자 한다면 왼쪽 대각사 방향으로 가면 되고 여유롭게 녹음(綠陰)과 거울 같은 저수지를 좀 더 오래 즐기고자 한다면 한동대 방향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필자는 우선 대각사 방향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천마지와 에코프로 ⓒ이정택 기자

둘레길을 걷는 내내 매미 울음소리와 새소리는 끊이질 않았다.

간간히 앉아 쉬어갈 수 있는 쉼터가 있고 맨날 걷기가 가능한 공간도 있으니 건강을 위해 맨발걷기를 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약 1㎞를 걷고 나면 시작점이었던 곳에 도착하는데 중간쯤에 대각사라는 사찰을 지나게 된다.

다시금 출렁다리로 돌아가서 한동대 방향으로 가면 맞은 편에 천마정이라는 정자를 볼 수 있다.

천마정에서 유유자적하며 천마지와 천마산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나 자신이 신선(神仙)이 된 착각이 들 정도다.

천마지 둘레길은 험하지는 않은 편이지만 인적이 드물어 혼자 탐방하는 것은 피해야 하는 주의가 요구된다.

▲ 입구쪽에 비치된 먼지털이 시설 ⓒ이정택 기자

특히 완연한 평지가 아니고 오르내리는 길로 되어 있어 만약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2인 이상 같이 탐방하는 것을 권장한다.

여느 저수지 둘레길처럼 곤충 기피제가 비치되어 있지 않아 탐방하기 전에 충분한 준비를 해야 한다.

봄에는 진달래꽃과 아카시아꽃의 향긋한 꽃내음이 진동하는 매력이 있는 반면 여름은 풀내음과 푸르름의 절정을 만끽할 수 있어 봄과는 사뭇 다른 여름만의 매력에 빠질 수 있다.

무더운 여름, 이번 주말 가족들과 가까운 천마지 둘레길로 발걸음을 향해 보는 것을 제안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