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이재영 교수, "인간과 과학기술이 조화를 이뤄야 지속가능한 미래가 열린다"
28일 영남리더스포럼에서 ‘신화와 종교에서 과학기술까지, 인류의 여정’ 주제로 북콘서트 진행
이재영 한동대 교수는"인간과 과학기술은 상호작용이 잘 이뤄져야 한다"며 ‘섞임과 ’지속 가능한 미래‘의 중요성을 주장했다.
이재영 교수는 포스코 석좌교수이자 한동대 교수로 28일 영남경제신문이 주최한 ‘2024 영남리더스포럼’에서 회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화와 종교에서 과학기술까지, 인류의 여정’이라는 주제로 북콘서트를 진행했다.
북콘서트는 이재영 교수의 저서 ‘호모 사이언스 사피엔스’를 통해 과학기술의 발전과 인간 정신의 상호작용을 ‘섞임’이라는 관점에서 탐구하고 바라봤다.
또 인류 역사에서 과학기술과 인간 정신이 어떻게 발전해 왔는지를 살펴보고 신화와 종교가 과학기술에 미친 영향, 인간 이성의 흐름이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졌는지 등을 분석을 통해 인류의 미래를 전망해 보려 했다.
저자 이재영 교수는 세상 모든 사람은 천재성을 품고 세상에 나온다는 것을 믿으며 천재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오랜 기간 다수의 집필과 세바시 등 다양한 대중 강연을 진행해 온 인물이다.
이 교수는 이런 노력은 스스로를 ‘평범 이하’라 폄하하던 ‘파워엑스랩’의 여러 제자들로 하여금 세계적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성과를 올리고 다양하고 훌륭한 결실을 맺기도 했다.
이 교수는 포항의 용산에 자리한 고인돌에서 출발해 인공지능 시대까지 꿰뚫는 인간 이성과 과학사의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 나갔다.
책의 시작을 포항 월포 해수욕장의 뒤편의 나지막한 산인 ‘용산’에 있는 거대한 바위(고인돌)로 소개하고 있다.
이 교수는 선사시대의 인류와 현재의 나는 어떻게 다른가라는 물음표를 던지면서 옛 인류는 무슨 생각을 했으며 어떤 생활을 했을지 상상하고 생각해보고자 했다.
결국 오늘날 이런 생각을 과거 인류도 생각했을 것이며 생각 속에서 과학기술이 발전하고 철학과 종교 등이 시작됐다고 봤다.
가령 거대한 바위를 옮겨 고인돌을 만들고 영국의 스톤헨지, 이스타 섬의 모아이 등 인류는 도구의 사용을 생각해내고 계속적으로 기술은 발전하고 있다.
또 오늘날 SNS에 개인의 일상을 기록하듯 과거에는 벽화 등을 통해 그 당시의 일상을 기록했던 것을 보면 예나 지금이나 인류는 계속적으로 사고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 교수는 이런 생각의 변화는 ‘소뇌’의 발달과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인은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라고 하는데 사피엔스는 지혜를 의미하는데 이전 인류는 ‘호모 사피엔스 네안데르탈인’으로 두개골의 용량은 비슷했지만 소뇌의 크기가 현대인의 8분의 1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인류의 발전은 소뇌의 발달을 통했으며 소뇌는 감정과 손, 발을 사용하는 섬세한 신경을 지배한다고 말했다.
유명 이스라엘 역사학자인 유발 하라리는 그의 저서 ‘사피엔스’를 통해 인류의 역사를 혁명으로 풀이했는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인지혁명’이다.
인지혁명을 통해 질서가 생겨나고 의사소통, 문명으로 발전했다고 봤다.
이 교수도 인지혁명에 동의하면서 이런 인지혁명은 소뇌의 발달에 기인했다고 본 것이다.
인류는 문명의 발전을 통해 생태계 사슬에서 가장 상위에 위치한 포식자가 된 후 ‘나는 누구인가’ 등 인류 자신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시키고 생각과 상상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 냈다.
이 교수는 그것이 바로 ‘신화’라고 말했고 인류는 카오스, 가이아, 에로스의 삼신을 제우스가 이기고 올림푸스의 신 중의 신이 된 것을 개념의 창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다른 관점에서 바라봤는데 인류는 매우 작은 점이 엄청난 속도로 팽창(빅뱅)하여 138억년이 지나 현대의 우주가 형성됐다고 보고 있다.
이 교수는 인류는 과거와 현재 모두 항상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데 공통된 관심사는 ‘죽음’이라고 주장했다.
선사시대에도 죽음은 늘 두려운 것이었고 중세, 현대시대도 마찬가지다.
이런 두려움을 극복하고자 상상을 통해 ‘신’을 만들어 냈고 죽음 이후 세계를 설명하기 위해 신을 소개하는 등 죽음과 신을 두려워했다.
일례로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는 명언으로 잘 알려진 블래즈 파스칼을 들 수 있다.
파스칼은 12세때 삼각형의 내각의 합은 180도 라는 것을 알아냈고 수은기둥과 물기둥을 이용해 대기 압력 측정하는 등 압력 단위로 파스칼을 쓰는 대표 과학자였다.
그런 그가 31세때 자신의 옆에 있던 나무가 번개를 맞아 쪼개지는 것을 목격한 후 신이 나를 죽이려 했다고 생각하고 종교에 귀의하고 참회를 이어나갔다.
과학자에게도 죽음은 두려웠던 것이다.
이 교수는 고대인들은 죽음의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죽지 않는 묘약을 찾아 나섰지만 결국 인간의 한계에 부딪힌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5천년 전 길가메시에 관한 이야기로 영혼의 짝이 살해당하자 영생을 찾아 여행에 나서며 결국 영생할 수 있는 약초를 구했지만 뱀에게 뺏김으로써 인간과 죽음의 한계를 보여줬다.
이 교수는 이런 죽음의 문제를 두고 많은 철학자들이 등장했는데 자연철학자 데모크리투스에 대해 설명하며 강연을 이어나갔다.
데모크리투스 주장한 원자론은 우주 전체의 근원은 원자와 원자를 둘러싼 허공(진공의 허풍덩어리)이라 말하며 인간도 이렇게 구성돼 있다고 봤다.
110세까지 산 그는 삶에서 행복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철학이 신과 죽음에 맞서는 방법을 두려움 해소와 행복에서 찾았지만 과학은 영생을 꿈꿨지만 실현하지 못했다.
결국 인류는 죽음을 받아들이며 행복에 중점을 두기 시작했다.
이 교수는 저서 소개를 통해 행복은 철학, 종교, 과학 부문에서 모두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철학에서 행복은 긍정 정서, 의미, 성취, 관계, 몰입 등 5가지 요소를 갖춰야 한다고 봤다.
긍정 정서는 기쁨, 희열, 따뜻함, 자신감, 낙관성 등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 것이며 의미는 행복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과거에는 노동을 해결해줄 장비를 개발하고 사용하는 것이었다면 오늘날은 도파민을 자극해 즐거움(쾌락)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종교에서는 신과 함께함으로써 행복감이 상승한다고 봤다.
과학은 도파민은 뇌의 쾌락중추와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으로 작용하며 즐거움과 행복감을 준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역사는 과학기술과 인간 정신의 이중 나선으로 얽혀 이어져 왔다고 주장했다.
또 과거에는 인간 정신이 이중 나선의 외부로 드러난 반면 지금은 과학기술이 외부로 드러나 회전하는 듯하다며 과학기술과 인간 정신의 황홀한 이중 나선의 엮임(섞임)을 들춰보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기대했다.
이 교수는 못다한 이야기를 이어진 손화철 한동대 교수가 진행을 맡은 질의응답의 시간에서 계속했다.
손화철 교수의 주요 질문을 요약하면 △인간 정신이란 △AI데이터 센터 건립의 모순 △Person의 개념 등이었다.
이에 이 교수는 인간 정신은 본질적인 삶이라고 답변했다.
모든 생물은 죽음을 맞이하는데 인간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유한함을 극복하는 삶이자 의식있는 삶이 인간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어 2029년까지 AI데이터 센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원자력발전소가 53기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지속가능한 미래에 모순된 상황임을 인정하면서 원전과 과학의 탈정치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류는 새로운 도구와 기술발전을 통해 상용화되면 이전의 기술이 적용된 도구와 장비의 사용빈도가 매우 적어지거나 없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원전보다 더 나은 에너지원이 나온다면 원전은 사라질 것이라며 새로운 에너지원이 나오기 전까지 안전성을 보강하면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손 교수는 저서의 마지막 장의 퍼슨을 언급하며 퍼슨의 개념은 어떤 것이며 언급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물었다.
이 교수는 지난 1960년대 히피 운동을 언급하며 답변을 시작했다.
히피문화의 핵심은 당시 국가가 국민을 전쟁에 내보내고 죽게 만들었다는 것인데 전쟁은 이데올로기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술이 진보하면서 개인들의 정보력은 국가가 보유한 정보력에 버금가게 되었는데 이런 대표적인 것이 퍼스널 컴퓨터(Pesonal computer)의 확산이다.
퍼스널은 시대정신이 반영된 것으로 피플(국민)에서 퍼슨(개인)으로 변화됐다고 본 것이다.
이 교수는 퍼슨은 소리를 내는 개인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포럼에 참석한 회원 A씨는 “철학, 종교, 과학에 대한 의미있는 시간이었다”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제시해주는 등 보람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다른 회원 B씨는 “고대부터 현대까지 흥미롭고 행복한 시간이었다”며 “슈퍼 AI시대에 대비하는 자세와 생각을 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다시 미래를 전망하고 고찰하는 시간이 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