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라이딩하기 좋은 포항 ‘영일만 북파랑길’

2024-05-21     이정택 기자
▲ 형산강 폴리(조형물)과 뒤로 보이는 포스코 철강공단 ⓒ영남경제 자료

포항의 대표 해안 둘레길은 남구에 ‘호미반도 해안 둘레길’이 있다면 북구에는 ‘영일만 북파랑길’이 있다.

호미반도 해안 둘레길은 한반도를 호랑이로 형상화했을 때 꼬리 부분이라면 영일만 북파랑길은 호랑이의 등줄기에 해당한다.

그래서 북파랑길은 ‘호랑이 등오름길’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다.

최근 포항시민들과 관광객들로부터 각광받고 있는 포항지역을 한 곳 선택하라고 하면 단연 ‘영일대해수욕장’일 것으로 생각된다.

▲ 영일대 장미원 ⓒ영남경제 자료

영일대해수욕장은 영일만 북파랑길의 1구간의 메인 스폿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다.

필자는 39.2km의 긴 영일만 북파랑길 가운데 1구간(영일대길) 10.1㎞를 자전거를 타고 탐방해보고자 한다.

영일만 북파랑길은 모두 4구간로 구분돼 있는데 2구간는 주상절리길(13.7㎞)로 이름에서 엿볼 수 있듯이 오도주상절리가 단연 독보적이고 칠포해수욕장과 해오름전망대도 널리 알려져 있다.

또 3구간(조경대길, 8.5㎞)는 이가리닻 전망대, 4구간(용치바위길, 6.9㎞)로 나뉘어 있다.

1구간의 시작은 영일대해수욕장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송도해수욕장이다.

이름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이 해수욕장은 주변에 해송(海松)이 울창해 송림(松林)을 형성하고 있다.

▲ 송도해변 자전거 전용도로 ⓒ영남경제 자료

필자가 탐방하던 5월의 어느 주말에는 가족단위의 나들이객들이 송림에서 뛰어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또 신발을 가지런히 입구에 벗어두고 맨발걷기를 하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송도해수욕장에서 처음 맞이하는 것은 동해안 일출을 모티브로 한 해오름 모양을 형상화 한 조형물 ‘형산강 폴리’다.

보는 각도에 따라 반짝거리는 것이 마치 해가 떠오를 때 눈 부신 것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폴리(Folly)는 장식용 조형물로 인근에 송도 폴리, 갈매기 폴리, 민들레 폴리, 물빛마루 폴리 등이 있고 영일대해수욕장 시작부에서 만날 수 있는 영일대 폴리가 대표적이다.

▲ 영일대 해상누각 ⓒ영남경제 자료

1구간은 해안로를 따라 걷는 것도 힐링이 되지만 자전거 전용도로가 잘 조성돼 있어 자전거를 타고 라이딩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자전거를 보유하고 있지 않아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1구간은 해안선을 따라 시가지를 지날 수 있다보니 공유 전기자전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고 코스 전역이 평지로 조성돼 있어 라이딩하기에 불편함은 없다.

아름다운 해변을 거닐다보면 각종 조형물과 모래로 만든 작품들이 곳곳에 전시돼 있어 눈을 즐겁게 한다.

해변에는 이렇다할 차양막은 없어 땀이 송글송글 맺힐 때 즈음에는 송림이 나타나 잠시 쉴 수 있고 전망이 좋은 카페가 즐비해 여유로운 티타임을 가질 수도 있다.

잠시 땀을 식힌 후 필자는 송도에서 영일대해수욕장으로 넘어가는 길에 포항운하를 만났다.

포항운하의 양쪽으로는 요트, 어선 등이 즐비했고 한가로운 여느 어촌마을 같기도 했다.

부둣가에는 그물을 손질하고 있는 아낙네가 있는가 하면 생선을 파는 아낙네의 조형물, 돛을 형상화한 차양막 등 무심하게 만든 것은 없었다.

영일대해수욕장에 도착할 즈음 송도와 영일대해수욕장을 연결하는 동빈대교가 한창 공사중에 있었다.

▲ 해상스카이워크와 영일만 ⓒ영남경제 자료

동빈대교가 건립되면 공단에서 북구 주거지로의 이동할 때 분산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며 관광객들에게는 포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각인될 것으로 보인다.

이윽고 도착한 영일대해수욕장은 송도해수욕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영일대해수욕장은 포항의 핫플인 것을 증명하듯이 수많은 인파가 있었다. 또 수많은 상점들이 빼곡이 여행객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잠시 신발을 벗고 백사장을 걸었는데 태양열을 한 껏 머금은 백사장에서 맨발은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바닷물에 발을 자연스럽게 담글 수 밖에 없었다.

잠시 열을 식힌 후 영일대해수욕장의 대표 명소인 영일대 해상누각과 영일대 장미원에 도착했다.

이곳은 영일대해수욕장에서 각종 행사 진행되는 곳으로 항상 사람들이 북적인다.

특히 장미가 한창 개화해 사진을 찍기 위한 남녀노소 불문하고 관광객들이 모여 들었다.

바다 위에 떠있는 착각을 들게끔 하는 해상누각도 사진 촬영지로 제격이다.

▲ 포항운하(동빈내항) ⓒ영남경제 자료

잠시 포스코 철강공단과 드넓은 영일만을 바라보며 땀을 식히고 곧장 포항 해상스카이워크로 향했다.

이때 자전거를 타고 탐방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긴 해안선을 따라 시원한 바닷바람은 땀으로 젖은 옷을 말려주었고 사방을 둘러봐도 그림같은 풍경을 자아냈다.

해상스카이워크로 가면서 왼쪽편에 환호공원을 만날 수 있는데 포항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환호공원에는 야간에도 빛나는 체험형 조형물인 ‘스페이스워크’가 있는데 흔들흔들거리는 것이 마치 놀이기구를 타고 있는 듯 했다.

필자는 겁이 많아 끝까지 가지는 못했지만 포항에 왔다면 한번은 체험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환호공원과 스페이스워크 ⓒ영남경제 자료

이어 여남동의 물횟집과 전망좋은 카페를 지나 해상스카이워크에 도착했다.

해상스카이워크는 평균높이 7미터, 길이 463미터에 이르는 전국에서 가장 긴 해상스카이워크다.

바닥의 가운데는 3중 강화유리, 양쪽은 흙콘크리트 소재로 포장했고 3개소에 원형쉼터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영일만은 또다른 매력을 가져다 준다.

10분이면 충분히 돌아볼 수 있고 중앙에는 해수풀장이 설치돼 있어 여름철 어린 자녀들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을 듯 하다.

보통 탐방객들은 이곳을 끝으로 영일만 북파랑길 1코스를 마무리한다.

필자는 여기서 조금 더 들어가 보았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여남동 화석산지가 있는데 이곳은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돼 특이한 단층을 볼 수 있다.

보통은 흙이나 바위로 되어 있지만 이곳은 흙도 바위도 아닌 형태로 돌에 가까운 조각들이 부서질 듯이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 해상스카이워크 ⓒ영남경제 자료

비가 많이 오거나 바람이 새게 불면 나무들 사이에서 떨어져 나갈 것 같아 조심스럽게 해안길로 이동했다.

특히 이날은 하늘은 맑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들어와 파도가 바위에 부딪쳐 부셔지는 소리가 들렸다.

필자는 과거 망망대해를 누비던 항해사로 마치 고요한 바다 위에서 바닷물을 새차게 가르고 헤쳐갈 때의 소리가 들려오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

좀 더 걷다보면 테트라포드에 ‘용왕’과 ‘발바위’라는 문구가 칠해진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마치 바로 옆에 다섯 개 발가락 형상이 있다는 것을 알리는 표식으로 보이는데 이날 필자는 제대로 보지 못해 아쉬웠다.

▲ 송도 해변의 송림 ⓒ영남경제 자료

짧지 않은 해안선을 따라 걷다가 1코스의 마지막인 죽천교를 찍고 돌아오는 길은 해안로가 아닌 솔숲으로 건너왔다.

키가 큰 해송으로 우거진 숲을 지나다보면 한 폭의 정물화처럼 느껴지는 ‘여남갑등대’아 우뚝 솟아 있다.

조금 더 지나면 해상스카이워크와 다시 마주하게 되는데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조형물과 영일만은 색다른 감동을 선사한다.

필자는 송도해수욕장에서 죽천교까지 2시간 동안 탐방과 라이딩을 통해 포항 영일만 북파랑길의 매력에 빠질 수 있었고 다음에는 어린 딸과 함께 라이딩을 즐기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