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 올해 2개 단지 아파트 분양 ‘참패’… “적극 행정 아쉽다”
부동산 경기 장기 침체 여파…울진후포 오션더캐슬 청약 123세대 공급 25세대 접수…후포 라온하이츠 0세대 기록…일각서 높은 분양가 승인 지적
울진군에서 올들어 2개 단지에 대한 아파트 분양이 됐지만 성적표는 참담했다.
부동산 경기의 장기 침체 여파가 지방 소도시 분양시장에도 깊숙히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파트 입주자모집승인과정에서 시장 상황을 감안하지 않고 사업자 편의에 따라 턱없이 높은 분양가를 승인해준' 졸속행정'이 미분양을 자초했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울진군은 지난달 ‘울진후포 오션더캐슬’ 청약 접수 결과 123세대 공급 중 25세대(1·2순위 포함)만 접수됐다.
이에 앞서 지난 1월에 분양한 ‘후포 라온하이츠’(60세대 공급)의 청약자가 ‘0’를 기록했다.
복수의 지역부동산업 관계자들은 "저조한 청약의 주요 원인으로 침체된 부동산 경기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높은 분양가가 원인이 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라온하이츠의 경우 전용면적 84㎡기준 분양가는 최고 3억9천780만원(기준층)으로 작년 지역 최고 실거래가 2억9천만원(해피니스 102동)보다 1억원이 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저 분양가 3억5천400만원도 6천400만원이 높았다.
이같은 분양가로 청약자는 한 명도 없었는데 이번에 분양한 오션더캐슬의 분양가는 이보다 높았다.
같은 면적에 최저 분양가는 4억5천780만원, 최고는 4억9천300만원 등으로 불과 한 달사이에 분양한 아파트의 분양가 적게는 6천만원(15.1%), 많게는 9천520만원(23.9%)이 높은 것이다.
분양가 책정에 울진군의 행정력이 어느 정도 관여해 타당한 분양가를 결정했는지 명확하지는 않다.
분양가 책정의 경우 지자체는 주택법에서 정한 투기과열지구, 분양가상한제 적용지역에 직접 개입이 가능하지만 이외 지역에서는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부족한 것은 맞다.
그럼에도 입주자모집공고 승인을 하는 지자체에서는 지역의 여건, 인근 공동주택의 실거래가, 비슷한 규모 도시의 분양가·실거래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 권고를 하기도 한다.
이번 울진군의 입주자모집공고 승인은 불과 한 달 사이에 분양한 단지의 분양가 차이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분양가를 좀더 살펴보면 앞서 분양한 라온하이츠의 건축비는 최고 2억7천846만원이며 오션더캐슬은 4억7천57만원으로 라온하이츠가 오션더캐슬보다 2억원 가량 높다.
두 단지 모두 주상복합아파트로 최고 층수는 차이가 있지만 건축비 차이가 큰 것은 면밀한 검토나 검증이 됐다고 보기 어렵다.
지역부동산업 관계자 A씨는 “공사도급계약 시기에 따라 건축비의 차이는 있을 수 있고 마감재, 고급화 등으로 차이는 발생할 수 있다”면서 “그럼에도 분양시기와 지리적 입지가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에서 이같은 차이는 다소 이해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울진군 관계자는 “사업주체가 제출한 자료에 따라 입주자모집공고를 승인했다”며 “분양가상한제 지역이 아닌 이상 분양가 조정을 강제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역주민을 위한 아파트 건립이 아닌 외지인의 세컨하우스로 전락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이유로 두 단지는 울진 후포항을 포함해 동해안 전망이 우수하고 해양레저활동이 용이해 외지 투자자를 목표로 했다는 주장이다.
한편, 울진군 인근지역에 위치한 지자체 관계자 C씨는 “투과지역, 분상제 지역이 아닌 이상 분양가 개입은 어렵다”며 “그럼에도 터무니 없고 무조건으로 입주자모집승인을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또 “사업주체와 다각도로 협의해 분양가 조정을 권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