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포항지역 새해 부동산시장 전망…관전포인트는 '금리·미분양'
보합 또는 약보합 유지 전망…총선과 PF 리스크는 변수로 작용할 듯
올해 포항지역 부동산 전망은 ‘어두운 터널을 달리는 열차’라고 비유된다.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는 의미다.
부동산 전망에 금리 인하 가능성은 긍정적인 면이지만 고금리, 고분양가 논란과 미분양관리지역 등 부정적인 면이 강해 부동산은 보합 내지 약보합 전망이 우세하다.
부동산은 호황기, 후퇴기, 침체기, 회복기의 경기순환 주기를 반복하는 경향이 있다.
호황기와 후퇴기 사이에는 경기정점이 있고 침체기와 회복기 사이에는 경기저점이 위치하고 있다.
이런 경기순환 주기 개념을 인지하고 있다면 모두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겠지만 입지를 바라보는 시야, 종잣돈, 투자기간, 각종 변수 등으로 손익이 발생한다.
본지는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주는 여러 요인들을 고려해 올해 부동산 경기를 전망해보고자 한다.
포항지역 부동산 전망에 있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을 크게 △금리 흐름에 따른 전망 △상생근린공원 분양에 따른 전망(미분양 증감 추이에 따른 전망) △신규 입주물량에 따른 전망 △이차전지 특화단지 선정에 따른 전망 △건설수주액으로 보는 전망으로 구분해 예측했다.
◇금리 흐름에 따른 전망
올해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 매수 수요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최근 미국연방준비제도(이하 미연준)는 기준금리를 5.50%로 동결하면서 작년 3월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이 멈추고 올해부터는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연준 의장의 ‘비둘기’파적 발언으로 최근 국내은행들은 주담대 혼합형 금리를 0.20%p 이상 인하하기 시작했다.
한국은행과 미연준의 금리가 상당한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주요은행들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3%대로 떨어졌다.
예금 금리가 하락하면서 주담대 등 대출금리도 하락할 것으로 예측됐다.
부동산 매입 결정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것이 ‘금리’다.
부동산 특성상 비용이 많이 필요한 만큼 은행에서 빌릴 수 있는 금액과 금리를 분석해 매수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미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사한 만큼 올해 부동산 경기는 지난해 하반기보다는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고해 2년 전과 같은 제로금리 수준이 아니므로 부동산 구매력이 급격히 개선되기에는 무리가 있고 상승이나 회복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지역부동산업 관계자 A씨는 “미연준의 금리동결과 내년도 금리인하를 시사하면서 금융채 시장에 이를 선반영해 국내 대출금리 등이 하락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며 “코픽스 금리가 소폭 상승했지만 코픽스는 시장금리와 1개월 전후의 시차를 보이는 경향이 있어 금리는 인하하는 쪽으로 흐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주장했다.
◇입주물량에 따른 전망
올해는 다량의 입주물량으로 매매가격 상승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다.
올해 포항에 계획된 입주물량은 12개 단지, 1만1천348세대로 지역부동산업계는 통상 1년 입주물량의 4배 이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새 학기 일정에 맞춰 포항역 삼구트리니엔, 힐스테이트 초곡, 한화포레나포항(흥해읍 소재), 더트루엘 포항(오천읍 소재) 등 4개 단지에서 5천469세대가 2월과 3월에 입주를 시작한다.
흥해읍에 위치한 3개 단지는 모두 완판은 됐지만 입주시기가 다가오자 일부 유형에서 마이너스 프리미엄 형성과 매물량이 증가한 상황이다.
더트루엘 포항는 곧 입주를 앞두고 있지만 미분양 해소가 더뎌 악성 미분양으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상반기 막바지에 1천144세대 입주를 준비하고 있는 포항아이파크(오천읍)는 분양률이 93.2%(2023년 10월 기준)를 기록해 입주시기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반기 들어서는 본격적으로 한화포레나포항2차와 펜타시티내 5개 단지에서 4천392세대의 물량이 쏟아진다.
지역 부동산업 관계자들은 2025년에도 4천219세대가 예정돼 있어 지역별, 단지별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상생근린공원 아파트 분양에 따른 전망(미분양 증감에 따른 전망)
올해 1월 중 분양을 앞두고 있는 상생근린공원 아파트(공급물량 2천667세대)의 분양가 책정에 따라 미분양 증감과 지역 부동산 신규 아파트 가격형성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분양가가 시장 예상치보다 높다면 기존 민간공원조성특례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두 사업장에 미분양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는 시장예상치를 5억6천만원~5억7천만원(전용 85㎡기준)을 예측하고 있다.
지난 10월말 기준 포항시 미분양은 3천896세대로 지난 5월부터 매월 100세대 이상의 미분양이 해소되고 있는 가운데 상생근린공원 아파트 공급으로 인해 미분양 증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면서 관심은 최근 급등한 공사비로 인한 분양가 상승이다.
지역 부동산업계 B씨는 상생근린공원 아파트 분양가 결정이 같은 유형의 사업인 힐스테이트 환호공원과 학산 한신더휴 엘리트파크의 분양가보다 높거나 낮을 경우에 따라 달리 전망하고 있다.
상생근린공원 아파트 분양가가 나머지 2곳보다 높을 경우, 미분양 증가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고 반대의 경우라면 다른 민간공원조성특례사업 아파트로 관심이 쏠릴 수 있다는 이유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분양가 여부와 무관하게 미분양 증가는 필연적이며 증가량의 차이를 보일 뿐이라고 분석했다.
또 분양가가 계속적으로 높아지고 있어 앞으로 포항지역에서 분양을 계획하고 있는 사업지 등은 이 아파트의 분양가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이차전지 특화단지 선정에 따른 전망
이차전지 특화단지 선정 효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신규 분양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수요가 살아났고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7월, 포항이 이차전지 특화단지 선정된 후 영일만산단과 블루밸리산단에 인접한 신규 분양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수요가 꾸준히 발생했다.
실제 매월 10% 내외의 미분양이 감소하며 특화단지 선정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역 부동산 업계는 올해도 이 같은 흐름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차전지 산업이 지난 몇 년 간 급속도로 발전하고 이차전지 주 사용처인 전기차 판매량이 전세계적으로 주춤하고 있어 부정적인 시각을 내는 전문가도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피할 수 없는 산업이라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북구 소재 C부동산업 관계자는 “영일만 산단의 배후지인 장량동 지역으로 매물을 찾는 문의가 꾸준하다”며 “원룸부터 아파트까지 문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단의 입주기업이 모두 들어설 때 쯤이면 양질의 매물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건설수주액으로 보는 전망
올해 건설수주액은 작년과 비슷하거나 하회할 것으로 전망돼 부동산 경기의 완연한 회복은 시기상조라는 전망이다.
지난달 27일 포항시에 따르면 2023년 10월까지 건설공사계약금액은 1천942억원으로 2022년 3천270억원에 비해 40%(1천328억원)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2개월이 남은 것을 고려하더라도 약 30% 감소할 전망이다.
건설경기의 선행지표로 활용되는 건설수주가 급감한 것은 향후 경기 침체 가능성을 의미한다.
포항시는 지난 2019년 부동산 경기 저점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했는데 이 무렵 건설공사계약금액은 1천613억원으로 확인됐다.
이듬해는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전년대비 25%(405억원) 증가했고 호황기를 맞이한 2021년은 20%(410억원) 증가하며 2천428억원을 기록했다.
경기정점을 찍은 2022년은 전년대비 35%(842억원) 급증했다.
복수의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난해 수주액이 지난 2019년(경기저점)보다 20% 이상 높은 것을 예로 들며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이 같은 전망은 포항뿐만 아니라 경북지역도 유사할 것으로 보인다.
2019년 도내 건설수주액(건축부문)은 1조5천731억원을 기록한 후 2020년은 5조641억원(전년比 222%↑), 2021년 7조3천486억원(전년比 45%↑), 2022년 7조8천381억원으로 부동산 경기 흐림이 양호했다.
대내외 리스크로 인해 2023년 10월까지 2조9천92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도에 비해 큰 폭의 감소가 확실시 됐다.
한 연구원의 브리핑에 따르면 최근 건설경기는 경기정점을 찍고 후퇴기에 있고 올해 2분기를 기점으로 침체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내용들을 종합적으로 정리하면 올해는 경기순환 주기에 따른 후퇴기를 지나 침체기에 접어들며 가격은 보합내지 약보합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올해는 총선이 있는 해로 변수가 크며 최근 대형건설사의 PF 문제가 지역 부동산(D재개발조합 시공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해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