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산업연구원, 건설경기 침체기는 아직 오지 않았다
2023-12-12 이정택 기자
8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연구원) 건설동향브리핑에 따르면 최근 건설경기는 후퇴기에 있는 것으로 분석했고 내년에 침체기로 진입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됐다.
연구원은 최근 준공을 앞둔 건축공사가 활발해 건설기성은 양호하지만 신규공사의 위축으로 건설수주가 감소해 향후 건설경기는 침체할 것으로 분석했다.
침체기 진입시기는 내년 2분기를 기점으로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건설경기는 건설수주와 건설기성의 변화를 통해 파악할 수 있는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는 발주자가 제시한 공사비 총액으로 건설업체는 계약 후 착공과 준공을 통해 기성금 등 계약된 금액을 수취한다.
또 건설기성은 동행지표로 특정 시점까지 시공 실적을 통해 기간별로 분할 수취하는 공사비이며 정해진 기간 동안 실제 이뤄진 공사 물량을 의미한다.
건설수주는 올해 2월부터 9월까지 8개월 연속 감소한 반면 건설기성은 작년 1월부터 19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건설수주가 감소하고 있어 내년 건설경기 침체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올해 3분기까지 누적 건설기성을 5년래 최대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종별로 보면 주거용 건축과 비주거용 건축 부문에서 활발하면서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1~3분기 누적 건설기성(2015년 기준 불변가격)을 보면 올해는 91조7천억원으로 2019년 1~3분기 90조4천억원을 달성한 이후 가장 많았다.
주거용 건축은 43조9천억원으로 5년래 가장 많았고 비주거용 건축은 26조8천억원으로 2017년 26조4천억원의 최대실적을 갈아 치웠다.
토목기성은 21조원으로 작년(20조5천억원)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
연구원은 과거 증감률 패턴 변화를 분석해 보다 세부적인 침체기 진입시기를 내년 2월~5월 사이로 전망했다.
건설수주가 부진한 영향을 받아 건설기성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며 평균적으로 건설기성이 정점을 찍은 후 12개월~15개월이 지나면 감소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 4월 19.1% 증가한 이후 13개월 후인 2014년 5월 마이너스 증감률을 기록했다.
건설기성은 올해 2월 19.5% 증가해 정점을 기록한 것으로 분석돼 내년 2월~5월 사이에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마이너스 증감률을 기록하면 1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연구원은 연간 건축착공면적과 건설·건축 기성 증감률을 분석한 결과 건축착공면적 전년동기대비 40.4% 감소했는데 이 같은 감소는 건설기성 위축을 의미한다.
건축기성은 건설기성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지난 2016년~2019년 건축착공면적이 위축되면서 그 영향으로 건설기성은 2018년~2021년까지 4년 동안 위축되기도 했다.
건축공사와 건축기성의 연간 시차가 2년인 것을 고려하면 작년부터 올해까지 건축착공이 위축된 영향을 받아 건축기성은 내년 6% 내외로 감소하고 감소기간은 1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원은 최근 건설경기는 경기순환 주기 가운데 경기정점을 기록한 후 상승폭이 축소되는 후퇴기라고 분석하며 내년 2분기를 기점으로 하락하는 침체기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침체기에 대비해 정부의 인프라 투자의 필요성이 커지고 건설기업은 미분양 관리 강화와 사업 포트폴리오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미분양 사업장을 정리하고 선별 분양을 통해 현금 유동성을 높여 급변하는 경제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