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안철수 의원, " IT·인문학 융합, 과학기술 패권경쟁, 페이스메이커 리더십이 세상을 바꾼다"

6일 영남경제신문 주최 정책포럼에서 특강

2023-12-06     이정택 기자
▲ 6일 포항 산림조합 대강당에서 열린 '2023 영남경제 정책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영남경제 자료

국민의힘 안철수 국회의원은 6일 영남경제신문이 주최한 영남경제신문 정책포럼에 강연자로 나서 세계를 변화시키는 3대 패러다임으로 ‘융합과 미래지향적인 법제화, 미·중 과학기술 패권전쟁, 페이스 메이커 리더십’을 꼽았다.

이날 포럼은 포항시산림조합 숲마을 대강당에서 포럼회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세계를 변화시키는 3대 패러다임과 대한민국 7대 시대정신’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진행은 이재원 포스텍 겸직교수가 맡았다.

안 의원은 강연에 앞서 세상에서 가장 비싼 새는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백조’라는 답을 말하며 대중들의 웃음을 자아내며 긴장을 풀어 줬다.

▲ 6일 포항 산림조합 대강당에서 열린 ‘2023 영남경제 정책포럼’에서 특별 강연 중인 국민의힘 안철수 국회의원.ⓒ영남경제 자료

유머로 시작한 강연은 대중들의 이목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안 의원은 본격적인 강연을 시작하면서 참석한 대중들에게 ‘세상은 왜 이리 빨리 변화하는가?’, ‘변화하는 방향이 올바른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그는 지난 20세기는 예측이 가능한 시대였고 새롭게 맞이한 21세기는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말했다.

이런 급변하는 시대를 움직이는 거대한 힘이 많은데 이 가운데 대표하는 3가지를 소개하며 세계를 변화시키는 3대 패러다임이라고 지칭했다.

▲ 6일 포항 산림조합 대강당에서 열린 ‘2023 영남경제 정책포럼’에서 특별 강연 중인 국민의힘 안철수 국회의원.ⓒ영남경제 자료

첫 번째는 mRNA 코로나19 백신 개발의 성공이라고 주장했다.

mRNA 백신의 개발은 융합과 미래지향적 법 제·개정 등이 낳은 결과라고 강조했다.

백신 개발은 통상 5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한데 mRNA 백신의 경우는 기존 백신기술에 나노기술이 융합됐고 걸림돌로 작용하던 법령을 재정비해 단 1년만에 상용화할 수 있었다고 역설했다.

안 의원은 백신은 실험실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지만 활용하고자 하면 백신이 손상을 입으면서 백신개발에 실패했다고 말했다.

백신 손상을 막기 위해 녹색 인자를 노란색의 지방질로 둘러싸 인자를 보호하게 만든 나노기술이 mRNA 백신이며 미국 정부가 mRNA 백신을 개발하는 정보를 입수해 백신 개발을 위한 방해 또는 걸림돌의 규제를 완화해 수많은 인류의 희생을 막았다는 설명이다.

안 의원은 mRNA 백신개발의 성공에서 2가지 교훈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 6일 포항 산림조합 대강당에서 열린 ‘2023 영남경제 정책포럼’ 참석자들이 손가락 하트를 하고 있다. ⓒ영남경제 자료

그는 “mRNA 백신의 성공은 융합 과학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좋은 예”라며 “전혀 관계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던 생물학과 나노기술의 만남이 조화돼 많은 인류를 구했다”고 말했다.

또 “보통 법은 과거 지향적이지만 이번 백신 개발 만큼은 미래 지향적이었다”며 “발전을 위해서는 융합과 미래 지향적인 법이 제·개정돼야 한다는 교훈이 남았다”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추가 설명을 통해 융합은 어렵지만 성공한다면 인류는 번창할 수 있고 반대면 쇄락의 길로 빠져든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최근 급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인공지능(AI)에도 미래 지향적 법령이 제·개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과거 지향적 법령은 항상 범죄가 발생한 뒤 수습하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며 비판하며 미래 지향적 법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미·중 과학기술 패권 전쟁이라는 거대한 힘이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과거 미국은 중국을 지원하면 중국이 발전 후 우리나라와 같이 민주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중국은 도광양회(韜光養晦)하며 2008년 미국의 리먼브러더스 사태를 통해 세계 패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주장했다.

▲ 6일 포항 산림조합 대강당에서 열린 2023 영남경제 정책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영남경제 자료

이어 중국은 2012년 시진핑 주석의 취임 후 본격적인 미국과 패권 전쟁에 들어섰다고 말했다.

무력을 사용한 패권 전쟁보다는 과학기술 패권을 두고 전쟁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메모리 반도체의 1위 대만 TSMC를 예로 들며 미국이 TSMC를 보호하기 위해 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면 적극적으로 방어를 할 것이라는 주장을 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초강대국으로부터 자국의 안보를 보장받을 수 있는 예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마지막 거대한 힘은 페이스메이커 리더십이라고 주장했다.

이 리더십은 리더가 단순히 앞장서서 따라오라는 것이 아닌 밀어주고 도와주는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메이커 리더십을 2011년 5월경 백악관 상황실에서 오사마 빈라덴 급습작전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모습을 예시로 들었다.

당시 상황실에는 조 바이든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합창의장, 비서실장 등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개입하지 않은 채 미 해군 특수부대의 활동 상황을 합참의장 옆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또 한 마리의 사자가 이끄는 양떼가 한 마리의 양이 이끄는 사자떼보다 낫다라는 나폴레옹의 말을 인용하며 리더의 능력과 역할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했다.

3대 패러다임을 강연한 안 의원은 우리나라 7대 시대정신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한가지를 설명하며 강연을 이어갔다.

안 의원이 생각하는 시대정신 중 첫 번째는 ‘지역균형발전’이다.

우리나라가 발전하는데 있어 수도권 집중은 큰 역할을 했지만 지역균형발전에는 저해요소라고 지적했다.

지방은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해 소멸위기에 처했고 근본적인 이유는 지방불균형발전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 6일 포항 산림조합 대강당에서 열린 ‘2023 영남경제 정책포럼’ 참석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영남경제 자료

서울의 출생률은 전국 최저임에도 서울과 수도권으로 인구가 이동함으로써 지방불균형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세계 10대 강국의 공통점은 경제중심영역이 복수로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미국은 뉴욕, LA, 시카고 등 일본은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중국은 베이징과 상해, 독일은 베를린, 뮌헨 등 한 도시에 편중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안 의원은 과거 독일 생활을 회상하며 인구 8천만명의 독일은 수도 베를린에 350만명이 살고 뮌헨에 150만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대도시에 인구가 집중되지 않은 이유를 각 지역에 유수한 기업과 대학이 다수 있어 인재양성이 충분하고 지역을 벗어나지 않더라도 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6일 포항 산림조합 대강당에서 열린 2023 영남경제 정책포럼’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영남경제 자료

인구 500만명이 되면 경제중심지로의 발전이 가능한데 단순 인구 수에만 의존하지 않고 어떻게 만들 것인가라는 고민에 대해 법인세 감면, 지역대학을 통한 인재양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법인세의 경우 중앙정부의 권한인 국세에 속해 이런 권한을 지방정부에 이양하고 지역의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연이 끝나고 사전에 정리한 지역현안의 질의가 사회자 이재원 교수를 통해 전달됐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포항 의과대학 유치를 통해 의사과학자 양성의 필요성과 성공적인 의대 유치를 위한 방법에 관한 질의였다.

안 의원은 “포항시의 연구중심 의대유치 노력에 공감하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겠다”며 “의사의 숫자를 증원하는 접근방법은 틀렸고 의사들이 지방에 내려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지방에서 아무리 훌륭한 의대가 생기고, 거기서 우수한 의료인이 배출되더라도 의료수가, 의료인의 책임 등 제도나 법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우수 의료인들이 지방에서 거주할 수 있는 정주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 6일 포항 산림조합 대강당에서 열린 2023 영남경제 정책포럼' 모습. ⓒ영남경제 자료

그는 우리나라의 젊은 층들이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는 이유는 △일자리 △의료 △학교 △문화 인프라가 몰려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지방도 이러한 인프라가 구축되어야만 지방에서 배출된 의사들이 서울로 유턴하지 않고 그래야만 지역 주민들이 진정한 의료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포항에 양성된 의학과학자가 치료방법을 적용할 수 있는 병원 이른바 스마트병원 설립 필요성에 공감했다.

포럼에 참석한 회원 A씨는 “세계를 변화시키는 힘을 새로운 관점에 바라보는 계기가 됐다”며 “포항의 현안인 연구중심의대와 스마트병원 설립 필요성에 공감할 수 있는 뜻 깊은 강연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