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강]안철수, “숫자중심 의대유치는 틀렸다…정주여건 조성이 먼저다”

수가·의료인 책임 문제 해결 포함한 지방 인프라·정주환경 조성이 우선...6일 영남경제정책포럼서 ‘세계를 변화시키는 3대 패러다임’ 주제로 특강

2023-12-06     이정택 기자
▲ 6일 포항산림조합강당에서 영남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정책포럼에 참여한 안철수 의원과 이재원 포스텍 겸직교수. ⓒ영남경제 자료

안철수 국민의힘 국회의원(경기성남 분당갑)이 “포항시가 연구중심 의대유치 노력에 공감하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또 최근 지방의대 설림 추진과 관련, “의사의 숫자를 목표로 하는 지방의대 설립 추진은 접근방법 자체가 틀렸다”며 “의사들이 지방에 내려와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먼저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의원은 6일 포항산림조합강당에서 영남경제신문 주최로 열린 정책포럼에서 ‘세계를 변화시키는 3대 패러다임과 대한민국의 7대 시대정신’이란 주제의 강연을 끝낸 뒤 사회를 맡은 이재원 포스텍 겸직교수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안 의원은 “지방에서 아무리 훌륭한 의대가 생기고, 거기서 우수한 의료인이 배출되더라도 의료수가, 의료인의 책임 등 제도나 법적인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우수 의료인들이 지방에서 거주할 수 있는 정주여건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젊은 층들이 수도권으로 몰리고 있는 이유는 △일자리 △의료 △학교 △문화 인프라가 몰려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지방도 이러한 인프라가 구축돼야만 지방에서 배출된 의사들이 서울로 유턴하지 않고 그래야만 지역 주민들이 진정한 의료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안 의원은 ”독일의 인구는 8000만명인데 그 중 수도 베를린 350만명, 뮌헨 150만명 등으로 주요 도시간 인구수가 크게 차이가 없다”고 소개하고 “이는 독일 내 어느 지역에서 살아도 이 같은 사회·문화적 인프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또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임상중심 의과대)의 숫자보다 의사과학자(연구중심 의과대) 양성에도 힘써야한다”며 “노벨의학상 수상자들도 의사보다 이공 계통의 박사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한 때 이공 및 인문·사회계열의 전문가들도 입학해 연구할 수 있는 의학전문대학원(의전원)을 만들었지만 현재 차병원 하나만 존속하고 있음을 안타까워했다.

안 의원은 이날 강연에서 세계를 변화시키는 움직이는 거대한 힘(3가지 패러다임)은 △융합연구와 미래지향적인 법 체계 △미·중간 과학기술 패권경쟁 △자신을 희생하고 뒤에서 밀어주는 페이스메이커 리더십(pacemaker leadership)이라고 소개했다.

대한민국이 이 같은 변화의 물결에 순응하기 위해서는 7대 과제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지역균형발전’을 특히 강조했다. 그는 세계 10대 경제대국을 비교해본 결과, 어느 지역이 경제중심이 되려면 인구가 평균 500만명이 돼야한다고 지적하고 현재 대구·경북 인구가 500만명,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이 800만명 정도이므로 하나의 경제중심이 되기 위한 여건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중앙정부가 장악하고 있는 법, 재정권력을 지방으로 과감하게 이양하고, 세계 유수기업들을 유치한 지방정부에는 법인세 감면 등의 인센티브를 주면서 경쟁에 나서게 한다면 수도권과 비수도권간의 불균형 해소는 훨씬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