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경제초대석]‘따뜻한 교육’은 현재 진행형… “교육이 살아야 지방이 산다”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영남경제신문 박운석 대표이사 대담 해외 우수유학생 유치 큰 성과…타 시도에서도 벤치마킹 쇄도...지방인구 및 직업계고 충원률 감소...산업체 구인난 막는 1석3조의 효과

2023-11-13     김태진 기자
▲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사진 왼쪽 세번째)이 최근 도 교육청을 방문한 영남경제신문 박운석 대표이사(왼쪽 두번째)를 접견한 뒤 신문사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하고 있다. ⓒ경북교육청

임종식 경상북도 교육감의 첫 인상은 따뜻했다. 수줍은 듯 웃는 모습이 더욱 그랬다. 그의 집무실에는 ‘따뜻한 교육’이라는 문구가 많이 걸려있었다. 1978년 달산중학교 교사를 시작으로 40년 넘는 세월을 교육자와 교육행정가로 걸어온 그의 오랜 경륜이 집무실 곳곳에 베여 있었다. 2018년 출간한 그의 저서 ‘임종식의 따뜻한 교육이야기’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었다.

그의 집무실 한 가운데에는 키가 높은 둥그런 스탠딩 탁자가 놓여 있다. 찾아오는 내방객들과 스스럼없이 가까이서 얘기를 나누기 위해서란다. 소통을 강조하는 그의 성품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최근 취임 인사차 들른 영남경제신문 박운석 대표이사를 접견하는 자리에서 경북이 자랑하는 외국인 우수학생 유치 실적을 비롯, 도(道) 교육행정 현안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했다. <편집자주>

-교육감께서는 외국인 유학생을 경북으로 유치하는 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타 시·도에서도 벤치마킹할 정도로 실제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는데요.
△경북교육청은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지방인구 소멸이 급속화되고, 산업체 부족 인력군의 이주노동자 의존도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외국인 노동자를 체계적으로 교육시키고 한국 문화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갖춰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우수한 해외 유학생이 입학하게 되면, 학령 인구 감소에 따른 직업계고의 충원율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명실상부 전국 톱(TOP)인 경북의 직업교육을 받은 유학생은 우수한 기술·기능 인재로 우리 산업체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해외 우수 유학생 입학은 인구 감소 지역의 인구 확대에 기여할 뿐 아니라 직업계고 충원율 감소와 산업체 구인난이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습니다. 1석 3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셈이지요.

내년도 경북 직업계고등학교에 입학할 4개국 49명의 유학생을 최종 선발했습니다. 원래는 경북지역 8개 직업계고에 56명의 해외 우수 유학생을 선발할 예정이었지만, 학생의 한국어 능력과 건강 상태, 부모의 경제력 등 지원 자격 요건을 고려해 49명만 선발했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진행된 사전 수요조사에서 해외 우수 인재 600여 명이 입학을 희망할 정도로 경쟁률이 꽤 높았습니다.

-직업계 고등학교라면 어떠한 곳이고, 유학생들의 국적은 어떻게 됩니까.
△선발 대상학교는 한국해양마이스터고, 의성유니텍고, 신라공고, 경주정보고, 경주여자정보고, 명인고, 한국국제조리고, 한국철도고 등 8개교입니다. 선발된 외국인 유학생은 베트남 학생이 29명으로 가장 많고, 태국·몽골 각 8명, 인도네시아 4명입니다.

-현지에 직접 가서 유치활동도 하셨는데 반응은 어떠했습니까.
△해당 국가의 상급기관 승인이 필요해 지난 7월 23일부터 29일까지 태국과 베트남을 방문해 태국 교육부 외 12개 기관을 접견하고 돌아왔습니다. 호찌민 노동보훈사회부 외 2개 기관과 업무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태국 교육부를 비롯한 10여 개 기관 모두 본 프로그램의 취지에 동의하며, 적극적인 협조를 약속했습니다.

-앞으로도 해외 우수 유학생 유치는 계속 하실 계획이신지요?
△ 경북교육청은 해외 우수 유학생 유치사업이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발전하는데 밑거름이 된 직업교육의 중요성과 경북 직업교육의 우수성을 알리게 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며, 상급 기관의 승인과 업무협약 체결을 완료해 더 우수한 해외 유학생이 입학할 수 있도록 기반을 구축하도록 하겠습니다.

-경북이 직업계고 취업률 4년 연속 전국 1위를 기록했다고 들었습니다. 그 동력은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맞습니다. 경북의 자랑이기도 하지요. 경북교육청은 교육부 취업 포털사이트(하이파이브)에서 지난 2019년 2월 1일 기준 전국 1위,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에서 발표한 2020년, 2021년, 2022년, 2023년에서도 전국 1위로 4년 연속 전국 최고의 취업률을 달성했습니다.

그동안 경북교육청은 △산업 트랜드와 수요에 맞춘 학과 재구조화 추진 △취업지원센터의 컨트롤 타워 기능 강화 및 학교 취업지원관 역량강화 △경북형 도제사업을 통한 안정적인 취업시스템 정착 △직업계고 혁신지구사업을 통한 지자체 협력 교육모델 마련 △교육감-기업체CEO 소통 간담회 운영을 통한 채용 네트워크를 확대해 왔습니다.

▲ 지난 3월 27일 베트남 현지 교육기관의 경북교육청 방문 모습. ⓒ경북교육청

이번에 함께 발표된 경북교육청 직업계고 졸업생의 진학률은 29.2%(전국 평균 47.0%)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결과를 보였지만, 경북의 직업계고가 ‘취업과 기능인 양성’이라는 직업교육 방향에 맞게 학생 개인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학생들은 관련 분야에서 취업 경쟁력을 높이고 있음을 입증했습니다. 앞으로도 경북교육청은 경북 직업교육이 세계직업교육의 표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산학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첨단 교육환경을 제공해 인성과 기술을 겸비한 기술·기능인재 양성에 앞장서겠습니다.

-전국 기능경기대회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뒀습니다.
△지난 9월 14일부터 20일까지 보령머드박람회장 등 6개 경기장에서 열린 제58회 충청남도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사상 최초 4년 연속 종합우승(학생부 6년 연속 종합우승)을 달성하는 쾌거를 거뒀습니다. 총 26개교, 123명의 학생 선수단이 출전해 36개 직종에서 금 8개, 은 10개, 동 15개, 우수 11개, 장려 31개를 수상하며 대회 종합 우승의 주역으로 학생부 6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직업교육에서 기능경기대회가 가지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하겠습니다.
△네. 옳은 말씀입니다. 기능경기대회는 매년 신산업분야의 기술 동향을 반영해 실시돼 직종별 과제는 현재 수준으로 최고의 기능 과제라고 불리며, 대회 특성으로 미루어 볼 때 기능경기 입상은 기술 역량의 검증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기능경기대회에서 경북이 거둔 성과는 경북 직업교육의 우수함을 대변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동안 경북은 전국기능경기대회에서 꾸준히 준수한 성적을 거두어 왔지만, 최정상의 실적을 보이진 못했다. 대부분의 우승은 인적·물적 인프라가 집중된 서울과 경기권의 몫이었습니다. 하지만 경북은 지난 2018년 최초로 종합우승을 달성한 이후 2019년 준우승, 그리고 2020년부터 작년까지 연거푸 3연속 종합우승을 달성했습니다.

-기능경기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학생들은 주로 어떤 종목입니까.
△경북에는 많은 기능 명문 고등학교가 있고 이 중에서도 유독 두각을 나타내는 학교가 있습니다. 경주에 소재하고 있는 신라공업고는 지금까지 금탑을 2번이나 수상했고, 은탑 4회, 동탑을 7회나 수상한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기능 명문 직업계 고등학교입니다. 뿐만 아니라 구미에 위치한 마이스터고인 금오공업고도 은탑 5회, 동탑 4회를 수상해 기능부분에서도 최고 명문 직업계 고등학교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다른 시도에서도 경북으로 진학하려는 학생들이 많겠네요.
△2023학년도 고입전형을 보면 경북에서 타 시도로 진학한 학생은 297명, 타 시도에서 경북으로 진학한 학생이 1393명에 달합니다. 입 인원 중 863명이 직업계고를 선택했는데, 이는 직업계고 재구조화, 취업률 전국 1위, 전국기능경기대회 1위, 글로벌 취업 등을 그 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앞으로 직업교육의 세계 표준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경북직업계고 해외 우수 유학생 입학을 위해 지난 7월 태국 교육부를 방문해 상호협력을 약속했다. ⓒ경북교육청

-학생들에게 독도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아울러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프로그램도 많이 추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독도교육은 경북교육청이 반드시 해야할 역할입니다. 지난 2021년 4월 26일 전국 최초의 온라인 독도교육 플랫폼으로 문을 열어 지난 11월 6일 현재 누적 방문자 117만1080명, 독도 교실 초·중·고급 수료자는 1만4852명, 현재 수강 중인 학생은 1만4622명에 달합니다.

또 독도교육용 VR 실감형 메타버스 환경을 구축하여 독도에 가는 법, 독도 내 생태계, 독도 수비대, 독도의 역사, 독도의 지리적 특성 등 약 10여 개의 교육용 콘텐츠를 독도 메타버스에 적용하며, 드론 촬영을 통해 독도의 실사 이미지와 360도 영상, 4K 영상 등을 촬영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지난해 사이버독도학교 누리집을 통해 전국독도사랑콘텐츠공모전, 독도릴레이마라톤, 독도교육음악회, 독도퀴즈쇼 등을 운영해 큰 호응을 얻었으며 올해도 다양한 전국화 사업을 이어갈 계획입니다.

-학교복합시설사업에 대해 설명을 해주시죠.
△지난 2022년 11월 경상북도교육청 학교복합시설 설치·조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올해 2월 교육부 이주호 부총리와 경상북도, 경북교육청 간 학교복합시설 업무협약(MOU)를 체결해 교육부로부터 학교복합시설 주관 교육청으로 지정됐습니다. 학교복합시설팀을 별도로 구성해 각 사업별 지자체, 교육지원청, 학교관계자, 지역주민과 협의체 구성·운영을 통해 학교복합시설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교육부 학교복합시설 공모에 포항[효자중(가칭), 김천 율빛유], 구미[구미초, 도송중], 경산[(구)하양초 화성분교], 영양[영양초], 울릉[울릉학생체육관] 7건을 신청했으며, 7건 모두 선정돼 ‘전국 최다’ 사업 선정과 국비 569억원을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학교복합시설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교육환경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수요를 충족해 인구소멸 등 지역의 다양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시설이 되어야 합니다. 학교복합시설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서는 교육청은 물론 지자체와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