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석굴암과 불국사, ‘동북아시아 불교 예술의 최고 걸작품’

경북도, ‘세계유산’ 보존관리 및 활용 위한 5개년 계획 수립…석굴암과 불국사, 관리주체 분산 및 지역민 참여 극히 제한된 점 지적

2023-07-19     김대엽 기자
▲ 불국사 연화교 및 칠보교. ⓒ경북도

최근 경북도는 석굴암과 불국사를 비롯한 도내 세계유산 지정 문화재의 보존관리 및 활용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했다.
이번 계획 수립은 지난 2020년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됨에 따른 것으로, 이에 앞서 2022년 4월 문화재청은 ‘세계유산 보존·관리 및 활용 종합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문화재청의 종합계획에 따라 경북도 역시 지난 13일 ‘세계유산 보존관리 및 활용 시행계획(2023~2027)’을 수립해 공고했다.

이번 시행계획은 △석굴암과 불국사, △경주역사유적지구, △한국의 역사마을(하회와 양동), △산사, 한국의 산지승원(영주 부석사, 안동 봉정사 포함), △한국의 서원(영주 소수서원, 안동 도산서원·병산서원, 경주 옥산서원 포함)으로 나눠 수립됐다.

본 지는 시행계획 내용을 토대로 세계유산 지정 문화재들의 가치를 확인하고, 이를 지켜가기 위해 필요한 노력들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석굴암과 불국사’ 동북아시아 불교 예술의 최고 걸작품

첫번째로 살펴볼 석굴암과 불국사는 경주 토함산에 위치한 신라시대 불교유적으로, 두 유산은 8세기 후반에 김대성이 계획해 비슷한 시기 완공됐다.

신라시대 대표 불교 건축물과 조각으로 꼽히고 있으며, 신라인들의 창조적 예술 감각과 뛰어난 기술이 돋보인다.

특히 석굴암 조각과 불국사의 석조 기단 및 두 개의 석탑(석가탑, 다보탑)은 동북아시아 고대 불교예술의 최고 걸작 중 하나로 꼽힌다.

석굴암 본존불과 그 주위 대부분의 석조 조각과 건축의 형태는 8세기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높은 진정성을 인정받고 있다.

불국사 역시 경내의 석조 유산은 부분적 보수 과정을 거쳤을 뿐 신라시대의 원형을 잘 유지하고 있으며, 목조 건축물들은 16세기부터 보수와 복원의 과정을 거치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석굴암과 불국사에 행해진 모든 복원사업은 일제 강점 시기에 행해진 것을 제외하고는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이뤄졌다고 평가받으며, 전통 재료와 기술이 사용됐다.

석굴암과 불국사는 전 영역이 경주 국립공원에 속해 있으며,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각각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돼 보존 관리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석굴암과 불국사의 보존을 위한 예산을 배분하고 주변 지역의 현상변경에 관련된 심의와 허가를 담당하고 있다.

경주시는 국립공원관리공단과 협력해 구체적인 보전관리 및 정비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현장에서의 유산 보존관리는 불국사가 담당하고 있다.

경북도는 이번 시행계획 수립을 위한 조사에서 석굴암과 불국사의 현재 보존관리 상태를 매우 양호하다고 판단했다.

경북도는 석굴암과 불국사의 보존관리 현황에 대해 “손상된 건축물 보수정비 및 주변정비 공사 등에 있어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진행하고 있다”며, “문화재방재시스템 등 일상작인 전검 및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경미한 부분에 있어서는 문화재 돌봄사업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잘 보존·관리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 석굴암 석굴 본존. ⓒ경북도

◇ ‘지속 가능한’ 가치를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들

하지만 석굴암의 경우 동굴이라는 형태로 인한 습기와 결로 등의 문제로 인해 보존상의 어려운 문제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석굴암 내부의 온·습도 관리는 꾸준히 이슈가 돼 왔다. 이를 위해 석굴 입구에 유리벽을 설치해 밀폐시켜 외부 공기의 유입을 차단하고 있지만 지속적으로 이끼(청태) 등의 이 발생하는 등 높은 습도로 인한 손상 위험을 늘 지니고 있다.

특히 일제강점 시기에 이뤄진 시멘트를 사용한 보수의 결과를 원상회복하는 문제는 계속 연구하고 보완해야 할 과제라 지적했다.

관리주체 분산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현재 석굴암과 불국사의 실질적인 현장 관리 및 운영은 종교단체(대한불교 조계종 제11교구)에서 맡고 있다.

하지만 세부 분야별로는 관리주체가 분산돼 있는데, 관광분야 업무는 경주시 관광컨벤션과에서, 공용주차장은 경주시 시설관리공단 및 사적관리과에서, 토함산 일원에 대해서는 경주국립공원사무소가, 사찰의 기본적인 보수 및 정비사업은 경주시 문화재과에서 담당하고 있다.

이에 “경북도는 석굴암과 불국사가 지자체뿐 아니라 국립공원으로 관리되는데 덧붙여 불국사 자체의 운영체제를 갖추고 있어 분산된 관리체계를 종합하는 관리체계의 정립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석굴암과 불국사 보존과 관리에 지역민의 참여가 극히 제한되고 있는 실정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문화유산의 보편적 가치(OUV) 증진에 있어 지역민의 참여는 지속가능한 개발과 세계유산 보호를 위해 매우 중요한 조건으로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석굴암과 불국사는 특정 종교 단체에서 일상적 관리와 운영이 이뤄지고 있어 지역민의 참여가 극히 제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경북도는 유산의 가치와 보존에 대한 홍보와 교육의 대상을 기존의 사찰관계자 중심에서 지역민으로 확장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북도는 이번에 수립한 시행계획을 근거로 국비 등의 예산을 확보하는 한편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연차별 시행계획을 수립해 실행할 예정이다.

경북도 문화유산과 담당자는 “지난해 발표된 문화재청의 종합계획에 맞춰 올해 처음으로 시행계획을 수립해 발표하게 됐다”며, “이번 계획은 세계유산 범주별로 작성된 만큼 개별 문화재의 특성을 고려한 구체적인 연차별 사업계획을 가급적 올해 안에 수립해 발표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