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명덕지구 재개발 분양 무기한 연기… DL이앤씨 긴급 자금 수혈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크...책임준공 확약 따라 채무보증...주관사 KB증권 900억원 포함...8개 기관 총 2천990억원 확보
대구 남구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명2동 명덕지구 재개발 사업이 지난 5월로 예정됐던 분양일정을 돌연 무기한 연기한 가운데 최근 시공사인 DL이앤씨가 사업 정상화를 위한 대규모 자금 수혈에 나섰다.
DL이앤씨는 지난달 14일 명덕지구 재개발 사업 지원을 위해 3천억원의 채무보증 결정을 내린 바 있는데, 최근 KB증권 외 7개 기관에서 모두 2천99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KB증권이 주관사로서 900억원을 지원했고, 금융권 일부 기관이 나머지 금액을 책임졌다.
대출기간은 DL이앤씨의 채무보증기간에 따라 지난달 30일부터 2026년 3월 30일까지 33개월이다.
대구지역의 부동산 PF 관련 손실이 상당한 가운데 이뤄진 이번 대출은 DL이앤씨의 신용등급이 업계 최고 수준인 덕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DL이앤씨가 성사시킨 이번 자금 대출은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크’ 사업에 투입된다.
이 사업은 DL이앤씨와 DL건설이 각각 60%, 40%씩 지분을 공유하고 있다. 계약규모는 DL이앤씨가 2천371억원, DL건설이 1천574억원이다.
이 사업은 당초 지난해 5월 분양이 예정돼 있었지만 대구지역 분양시장의 급격한 악화로 인해 분양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분양일정 연기에 따라 시공사인 DL이앤씨는 난처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재개발사업은 일반적으로 분양을 통해 계약금과 중도금을 확보하고 이를 사업비로 충당하는 형태를 띄는 만큼 시공사인 DL이앤씨가 사업주체인 재개발 조합으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아내기 힘든 상황이 됐다는 뜻이다.
공사대금 지급이 불투명해진 상황에서도 DL이앤씨는 조합과 맺은 책임준공 확약으로 인해 사업을 진척시켜야 하는 의무는 그대로 지게 됐다.
조합과 DL이앤씨 간에 맺은 계약서에는 ‘착공 후 37개월’ 내에 단지를 준공하기로 명시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사업의 정상적인 진행을 위해서는 금융권의 지원이 절실했는데, KB금융그룹이 이를 해결해 준 것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추진 과정에서 대구지역의 부동산 PF 리스크가 상당해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면서도 “그러나 업계 최상위권의 신용등급을 보유한 DL이앤씨가 지급보증을 맡아 무사히 조달을 마쳤다”고 말했다.
DL이앤씨의 신용등급은 ‘AA-’에 ‘안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크’ 사업은 대구 남구 대명2동 2013번지 일대에 위치한 명덕지구를 재개발해 지하 2층에서 지상 35층, 17개동, 1758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이 단지는 지하철 1·3호선 더블 역세권에 DL이앤씨가 시공하는 1군 아파트로, 사업 초기 큰 기대와 관심을 모았지만 대구의 전체적인 주택경기 부진을 이기지 못하고 분양을 연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