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벌어서 금융이자도 못 갚아… 한계기업 되나
지난해 이자보상비율 1.1%에 그쳐...올해 1분기 영업손실 2천512억원...금융이자지급 1천762억원...2022년 영업이익 1천671억원 감소...이자비용 833억원 더 늘어...지난해 620억원 적자 전환...차입금 4년간 23% 증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이 벌어서 금융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나 한계기업으로 전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수원은 올해 1분기 동안 2천51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1천762억원에 달하는 금융이자를 부담했다.
한계기업은 재무구조가 부실해지면서 영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으로 이자(금융비용) 등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을 말한다.
실제로 한수원의 경영 부실로 인해 이자보상비율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한수원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천451억원에 달했지만 이자비용으로만 5천749억원을 사용했다. 이자보상비율이 1.1%에 그쳤다. 직전연도 이자보상비율 1.7% 대비 급격히 악화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수원은 올해 1분기동안 당기순손실 3천356억원을 기록하면서 이자보상비율은 더 악화됐다.
이자보상비율이 급격히 악화된 이유는 직전연도에 비해 영업이익 1천671억원이 줄었고 이자비용은 833억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자보상비율이 0.6%p 줄어들면서 부채상환능력이 더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자보상비율이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으로 영업활동에 의한 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어느 정도 부담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는 지표이다. 동 지표가 높을수록 이자부담능력이 좋아 경영을 잘했다고 평가받는다.
신용평가사에서는 이자보상비율이 1.5% 이상이면 이자보상비율은 건전하다고 평가할 수 있고 1%보다 작으면 부실기업으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지난해 한수원이 받은 이자보상비율 1.1%는 부실기업으로 평가받기 직전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줄었고 이자비용은 늘었기 때문에 지난해 당기순손실 620억원 기록했다. 직전연도 당기순이익 2천945억원과 비교하면 말이 되지 않는 적자로 전환된 것이다.
수익성 부문 중 매출액영업이익률은 2021년 8.55% 대비 2022년 2.25%p 감소한 6.3%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순이익률 역시 전년 동기 3.24% 대비 3.4%p 하락한 -0.16%를 기록하며, 적자가 됐다.
수익성과 안정성이 뒷받침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한수원의 성장성을 나타내는 영업이익증가율 역시 2021년 마이너스로 떨어진 이후 아직도 회복될 기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한수원은 원자력발전소 등 설비 확충에 필요한 실탄을 외부에서 충당하는 데 주력해 매년 지급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영업이익으로 지급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수준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
발전용량을 확대하는 정부 로드맵과 맞물려 차입금이 꾸준히 늘었다. 연결 기준으로 2019년 10조6144억원, 2020년 11조3558억원, 2021년 12조3732억원 등을 기록했다. 2023년 1분기 말에는 13조845억원으로 나타났는데 4년간 23.3% 불어난 규모다.
한수원의 투자계획에 따르면 2034년까지 12년 동안 14조원을 마련해 원전 건설에 투자 예정이다. 양수, 신재생에너지 발전소 구축 프로젝트까지 포함하면 중장기 투자 규모는 19조원이다. 차입금 증가에 따른 지급이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자본적지출(CAPEX)이 연간 2조원 안팎으로 전망되지만 영업활동현금흐름(NCF) 추이를 감안하면 내부 자금으로 충당키 여의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한수원의 종속기업 실적도 대부분 지난해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그린에너지 -260억원, 인천연료전지 -53억원, 에너지혁신성장펀드1호 -10억원 등 대부분 적자를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관계기업인 노을그린에너지 -319억원, 부산그린에너지 -74억원, 강릉사천연료전지 -27억원, 광양그린에너지 -19억원 등 연속 적자로 역시 실적이 좋지 않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광고선전비는 지난해 142억원으로 전년도 74억원 대비 68억원(92%) 급증해 판매비와관리비로 집행했다. 한수원이 광고비와 후원비 등으로 중앙 언론사와 지역단체 등을 관리해온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 관계자 A씨는 “한수원은 재무적으로도 수익성, 안정성, 성장성 측면에서 모두 낙제점에 해당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공기업의 수익 악화, 부채 증가로 인해 정부 부담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재무관리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