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경기 부진 장기화… 14개월 연속 암흑 속
5월 기업경기실사 전망치 93.8...제조·비제조업 모두 100 하회...반도체, 조사업종 중 가장 부진...장기화 시 경기침체 심화 우려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가 2021년 2월 이후 계속 부진에 빠지며 14개월 연속 최장기 기준선 100 이하를 하회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를 조사한 결과, 5월 BSI 전망치는 93.8을 기록했다.
4월 BSI 실적치는 92.2를 기록해 작년 2월(91.5)부터 15개월 연속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 5월 BSI는 제조업(94.1)과 비제조업(93.3) 모두 2022년 6월부터 12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하회하며 동반 부진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12개월 연속 동반 부진한 것은 2020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제조업 세부 산업 중에서는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19.0), 목재·가구 및 종이(111.1)와 식음료 및 담배(110.0)가 호조 전망을 보였다. 금속 및 금속제품은 기준선(100.0)에 걸쳤다.
나머지 6개 업종(전자·통신장비(72.2), 섬유·의복(76.9), 의약품(83.3), 비금속(83.3), 석유정제·화학(88.6),자동차·기타운송장비(89.5))은 관련 업종경기의 부진이 전망된다.
특히, 반도체가 포함된 전자·통신장비(72.2) BSI는 2020년 10월(71.4) 이후 2년7개월(3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조사업종 중 경기전망이 가장 부진할 것으로 조사됐다.
전경련은 전자·통신장비의 부정적 경기 전망이 심화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최근의 관련업종 생산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비제조업 세부 산업 중 기준선 100 이상을 기록한 산업은 여가·숙박 및 외식(107.1)이 유일했다.
반면, 전기·가스·수도(82.4)는 비제조업 중 업황 전망이 가장 부진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경련은 전기․가스․수도의 부정적 경기전망은 지난달 31일로 예정되었던 2분기 전기·가스 요금 인상안 발표가 보류된 영향인 것으로 추정했다.
5월 조사부문별 BSI는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 전망(투자 93.0, 채산성 93.2, 자금사정 93.5, 수출 94.3, 내수 96.6, 고용 97.1, 재고 104.4))을 보였다.
전 부문 부진은 2022년 10월부터 8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내수(96.6), 수출(94.3), 투자(93.0)는 2022년 7월부터 11개월 연속 동시에 부진했다.
내수·수출·투자가 동시에 11개월 연속으로 부진한 것은 2021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반도체 등 주요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전망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우리경제의 침체강도가 심화될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또 “기업들의 실적악화를 고려해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한편, 노조법개정안(일명 ‘노란봉투법’) 등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법안 논의를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업종별 매출액 순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64.2%로 385개사가 응답했다. 일반적으로 BSI가 기준치 100보다 높을 경우 경기 전망을 긍정적으로 판단하며 100보다 낮을 경우 부정적으로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