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침상코크스공장 백지화…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포기한 포항 침상코크스공장 광양에 증설

2019-05-07     손주락
OCI 280명 직원 실직 우려에 포스코 압박
포스코케미칼, OCI 도와주는 합작법인 설립
협력에서 경쟁, 이제는 동반자
불편한 동거 지속여부 관심

침상코크스 포항공장 중단과정과 그 배경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OCI의 반발이 있었지만 그런 이유 때문에 포스코가 포항시와 협의한 사업을 포기한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보이지 않는 어떤 입김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다.

포스코와 OCI는 그동안 협력관계이면서 경쟁관계를 유지해왔다. 포스코케미칼과 OCI가 MOU를 체결함에 따라 이제는 다시 동지로 돌아섰다. 동반자가 되기는 했지만 불편한 동거일 수도 있는 이번 양해각서 이행 과정에서 어떻게 관계를 정립할 지 관심거리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연간 30만톤에 달하는 콜타르를 포스코로부터 넘겨받아 OCI에 공급해왔다. 연간 판매 금액은 약 2천560억원에 달했다.

포스코케미칼은 그동안 OCI에 공급한 콜타르를 원료로 직접 사업에 나서면서 공급량이 1천500억원대로 줄었다.

포스코의 침상코크스 광양공장은 포스코케미칼과 미쓰비시 상사, 미쓰비시 화학이 각각 60:20:20의 비율로 지분을 합작투자 했으며, 연간 10만톤 규모의 침상코크스를 생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두 회사는 피치, 카본블랙오일, 나프탈렌 등 화학제품 시장에서 곧바로 경쟁에 돌입하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포스코가 돌연 OCI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오늘의 동지가 됐다.

▲포스코케미칼·OCI 합작법인 설립 MOU 체결 논란
포스코케미칼과 OCI 합작법인 설립 MOU 체결에 대한 논란이 많다.

포스코가 오랫동안 준비해오던 사업을 포기했다는 점, 급조한 것으로 보이는 MOU체결, 이 과정에서 외부입김 작용 여부 등 석연치 않은 부분들은 의문이다. 양해각서 내용에서도 특정 지어진 사업이 없이 포괄적으로 제시된 점도 같은 맥락이다.

OCI 관계자도 “앞으로 잘해보자는 의미의 양해각서”라며 “특정 지어진 사업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혀 간접적으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취재진이 OCI 본사에 MOU 담당부서를 확인했지만 관련부서 역시 찾을 수 없었다.

관장부서가 없었다는 것은 사전에 실무선에서의 협의가 없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핵심 경영층 간에 갑자기 체결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강하게 제기되는 대목이다.

침상코크스 공장 중단 배경에는 OCI의 반발이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OCI 측은 침상코크스 공장을 건립할 경우 포항공장이 문을 닫게 된다며 포스코를 강하게 압박한 것으로 비춰진다.

익명을 요구하는 지역 인사는 “포스코케미칼이 침상코크스 사업을 할 경우 고용 인력은 80여 명 정도일 것으로 예상되고 OCI 포항공장은 현재 280명에 달한다”며 “80명을 위해 280명이 실직하게 되는 상황이 오고 포항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이유로 포스코를 압박했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인사는 “포스코가 OCI의 입장을 충분히 예상하고 사업계획을 수립했을 것이 분명한데 OCI의 반발로 사업을 포기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지적하고 “정치권 또는 다른 외압이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광양시 소재 포스코 계열사인 ㈜피엠씨텍이 침상코크스 사업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침상코크스 관련 포항공장 건설을 포기한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피엠씨텍은 지난해 매출 3천9억원, 영업이익은 1천499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50%에 달할 정도로 엄청난 수익을 올린 것이다. 전년도에 비해 매출은 2배, 영업이익은 3.3배 이상 올렸다.

이런 상황에서 포항공장 건설을 포기하고 OCI와 합작법인을 설립해 콜타르 사업을 하겠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포기한 포항공장을 대체하기 위해 광양에 1천억원 규모의 침상코크스 공장을 증설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항시가 심혈을 기울인 침상코크스 공장이 광양 지역으로 넘어간 것이다.

▲포스코·OCI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 또 다시 동지
포스코케미칼과 OCI가 콜타르 사업을 두고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으로, 그러나 다시 동지로 돌아섰다. 지금까지 OCI에 원료인 콜타르를 공급해온 포스코케미칼이 직접 관련 사업에 나서면서 본격 경쟁을 지속해온 바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콜타르 사업을 위해 2013년 일본 미쓰비시와 6대 4 지분율로 합작사인 피엠씨텍을 설립했다. 광양 동호안 일대 6만8천평 부지에 4천8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가동 중이다.

콜타르는 제철 과정에서 석탄을 고온으로 가공할 때 발생하는 부산물로 피치, 카본블랙오일, 나프탈렌 등 탄소소재 및 화학제품의 원료로 사용된다. 포스코케미칼 침상·피치 코크스를 만들고 이를 활용해 고부가 탄소소재를 생산하고 있다.

침상·피치 코크스는 전극봉, 등방흑연블록, 슈퍼캡, 전극재, 그래핀, 이차전지 음극재 등의 중간 소재다. 연간 콜타르 32만톤을 처리해 침상코크스 6만톤, 피치 코크스 4만4천톤을 각각 생산하고 조경유와 카본블랙오일의 원료인 유분 15만5천톤을 양산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연간 30만톤에 달하는 콜타르를 포스코로부터 넘겨받아 OCI에 공급해왔다. 연간 판매 금액은 약 2천560억원에 달한다. 포스코케미칼은 그동안 OCI에 공급한 콜타르를 원료로 직접 사업에 나서면서 OCI에 판매하는 콜타르 물량은 크게 감소했다.

두 회사는 피치, 카본블랙오일, 나프탈렌 등 화학제품 시장에서 곧바로 경쟁에 돌입했다. OCI가 콜타르 사업을 위해 중국으로 진출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OCI는 중국 마안산강철그룹과 35만톤의 콜타르를 정제하는석탄화학법인 마 스틸·OCI 케미칼을 설립했다. 지난 2016년 4월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OCI는 광양을 콜타르 사업 본거지로 삼고 있지만 더 이상 국내에서 안정적으로 콜타르를 공급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원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OCI의 입장에서는 포스코와의 전략적 협력관계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번 양해각서 체결은 이런 관점에서 이뤄졌으며 포스코가 OCI의 흑기사로 나선 케이스가 아니냐는 관측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