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이 이끄는 곳]동해안 천년고찰 나옹선사가 창건한 장육사
영남경제신문 상무이사 박진철
새 명소를 찾는 이에게 위로와 치유를 선사하는 영남경제신문의 <발길이 이끄는 곳>은 발길이 이어진 곳의 기억을 이야기로 풀어내고, 여행자가 받았던 위로와 치유를 다채로운 시선으로 담아낸다. 편집자 주
장육사는 고려 공민왕(재위1351-1374)때 나옹왕사가 1355년에 영덕군 창수면에 나옹스님이 창건한 사찰이다.
주요 건물인 대웅전(경상북도 유형문화재138호)은 앞면 3칸, 옆면 3칸의 규모이며, 지붕은 옆에서 볼때 마치 사람인(人)자 모양의 맞배지붕 형태이다.
조선 중기 사찰 건축양식으로 알려져 있고 대웅전의 단청은 금단청으로 하여 건축물 아래에서 단청을 바라보는 형상은 화려하고 웅장하며 고풍스럽다.
기둥과 석가래에 덧칠을 한 색상무늬는 빛이 놀라울 정도로 선명하게 그려낸다.
삼존불 뒤에 모셔져 있는 영산회상도 후불탱화(경상북도 유형문화재 373호)는 조선 시대 영조1764년에 만들어 졌고, 지장탱화(경상북도 유형문화재 374호)도 같은 시대에 만들어진 것으로 예술적 가치와 미적 가치가 매우 높으며 다양한 색조로 이채롭다.
운서산(雲棲山,520m)에 자리한 장육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1교구 본사인 불국사 말사다. 영덕군은 동해안을 끼고 있는 동해안에 접한 군(郡)으로 고려초때 부터 영덕(盈德)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동쪽엔 바다가 인접하여 있으며 장사, 대진, 고래불해수욕장 등 수려하고 아름다운 해안을 이루며 넓은 모래밭으로 형성된 비경의 해수욕장이 펼쳐진다.
맑고 깨끗한 물은 해수욕장으로서는 국내 최고의 여건을 갖춘 명소들이다.
또한 바다의 모래는 서해안 갯벌 모래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확연한 차이가 있다.
폐조개들이 모래와 어우러지면서 만들어진 해안 모래는 피부에 달라붙는 점성이 떨어져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들에게 쾌적함을 준다.
이 때문에 바캉스철에는 이곳에 정주하며 바다를 즐기는 피서객들이 전국적으로 모여든다.
영해에는 문화 유산적인 가치가 높은 곳이 즐비하다.
대진해수욕장 뒷산인 관어대를 비롯한 괘시리 전통마을은 목은(牧隱) 이색(李穡, 1328-1396)선생 문학관이 있어 현재도 고택이 잘 보존되어 있으며 조선의병으로 유명한 신돌석(申乭石, 1878~1908)장군 기념관과 생가등 볼거리가 다양하다.
필자는 장육사에 들린김에 주지 자륜스님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스님은 절에 대한 궁금을 하나하나 풀어가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장육사 창건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에 관한 역사와 유래를 차근차근 들으며 차(茶)와 함께 선담을 주고 받았다.
자륜스님은 지리산에서 오랜동안 법문을 수련했으며 포항 장기에서 3년을 수도하고 이곳까지 오게 됐다고 한다.
수행을 한 여러곳 중 운서산의 기운과 수련에서 볼 때 장육사 만큼 기를 느끼게 한곳이 없다고 한다.
아마도 공민왕의 스승 나옹선사가 남긴 말씀이 많아 더욱 매력적인 절이 아닌가 한다.
우리나라 국민이면 대다수가 알고 있는 고려시대 고승 나옹(懶翁,1320~76년)선사의 한시(漢詩) 中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노여움도 내려놓고 아쉬움도 내려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하며 교과서에서 배운 기억이 새록 떠오르며 주마등처럼 스친다.
나옹선사는 한국 불교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승이신 분이다.
나옹선사는 인도의 붓다 중국의 선사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깨달음을 우리말로 풀어냈던 사람이다.
내면에 확고한 견처(見處, 깨달음의 자리)가 없다면 불가능한 것이다.
또한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왕사인 무학대사가 나옹의 제자이기도 하다. 나옹은 고려를 떠나 조선시대에도 이름을 드날렸던 인물이다.
중국황제가 그에게 절을 맡기기도 했으니, 그의 위상은 시대를 점철했던 고승이다.
나옹은 불교 입문이 가정형편과 친구의 갑작스런 죽음으로 인한 충격으로 삶이 무엇인지, 죽음이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숨을 거두어야만 하는 인간의 생이 그저 절망 스러울 뿐이 였다며 출가를 결심하게 된 것이다.
고향 영덕을 떠나 경북 문경으로 향해 묘적암으로 향해 삶과 죽음을 풀기 위해 출가자가 됐다.
나옹은 묘적암을 거쳐 경기도 양주의 회엄사에서 마음을 모으고 수행의 길을 택하게 된다.
이렇듯 훌륭한 분이 창건한 사찰답게 운서산의 기운과 터의 형세는 도가 절로 딱아질듯 산새와 배경은 너무 고즈넉하며 수도하기엔 멋진 곳이다.
얼마전 까지 운영하던 탬플 스태이관도 여러단체와 관심있는 불자들의 수도장소로 제격이다. 장육사 주변에는 나옹선사가 남긴 수많은 한시들중 잘알려진 글들이 벽에 채워져 있어 교육장소로 조성되어 있다.
또 사찰과 계곡을 잇는 둘레길은 테크길로 일상의 피로를 풀어 심신을 쉬게하며 참선의 장으로 찾는이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