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이 이끄는 곳]남해의 아름다운 절경을 한눈에… 연꽃을 닮은 환상의 섬 '연화도'

영남경제신문 상무이사 박진철

2022-05-29     영남경제
▲연화도 전경.ⓒ영남경제 자료

연화(蓮花)는 우리나라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중의 꽃이다. 수련꽃과 함께 수변공원과 저수지를 비롯한 들녘에서 연을 재배하는 물이 있는 농장이면 쉽게 볼 수 있다.

물 위로 불쑥 솟아오른 예쁜꽃으로 아름다운 자태가 마치 실루엣을 두른 여인의 미소 같아 보여 유혹을 하며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모은다.

전국적으로 각 지자체는 먹거리인 연도 생산하지만 여름철에 피는 꽃의 아름다움은 여느 꽃에 견주기가 힘든 특별함이 있다. 전국민들이 애호하며 사랑을 받고 우리 일상생활 속에도 깊숙이 스며있다.

코로나에 일상을 벗어나고픈 일행들과 떠난 곳이 바로 남해 한려수도에 있는 연화도(蓮花島)를 택하면서 한자(漢字)도 똑같은 지명의 형태 ‘연화’에서 공통점을 발견한다. 출발지가 포항시 용흥동에 소재한 언덕마루에 위치, 연화재(蓮花岾)라서 말이다.

우리 지역 연화재는 포항시 북구 용흥동에서 기계면으로 넘어가는 경계에 위치한 연화봉이라고 불리는 정상 어귀에 자리한 곳으로 현재는 포항시에서 시민공영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곳이고 신라시대 소랑 부인을 추모하는 ‘신라소재상부인순절비(新羅蘇宰相夫人殉節裨)’가 세워져 있다.

▲신라소재상부인순절비. ⓒ영남경제 자료

일찍이 통일신라 말기 정치와 사회 전반이 문란할 때 신라 조정에는 소랑이라는 청렴결백하고도 충복한 신하가 있었다.

그는 조정에서도 잘 알려진 조선시대 임금을 모시는 재상이란 벼슬(정2품)에 인물이지만 부인 또한 마음가짐이 정숙하고 외모가 출중해서 장안에 선녀라고도 불리면서 서라벌에는 소문이 자자했다.

그 소문은 임금에게도 결국 전해지면서 임금도 욕심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소랑 부인에 대한 자기 욕정의 기회를 찾으려고 애를 쓰고 획책이 시작된다.

계획적으로 부군인 신하 소랑을 일본에 조선통신사로 자리를 옮겨 임명하고 한국을 떠나 일본에 주둔해 근무를 할 것을 명하게 되며 그 일은 시작된다.

일본으로 보낸 이후로 임금은 그의 부인에게 다가가 수차례 궁중으로 불러올려 갖은 협박과 감언으로 유혹하였으나 소랑의 부인은 완강히 이를 저항하며 정조를 지켜냈다고 한다.

 ▲바위에 새겨진 환상의섬 '연화도' ⓒ영남경제 자료

이에 크게 분노한 임금은 소랑이의 재산을 몰수하고 부인을 먼 곳으로 추방하게 된 것이다.

소랑 부인은 소랑이가 타던 말과 개를 데리고 전국을 떠돌면서 정착한 곳이 동해가 잘 보이는 지금의 연화재(연화봉) 인근에서 남편이 돌아오기만을 애타게 기다리며 동해안쪽 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소랑이를 태운 배는 풍랑으로 침몰하며 죽게 된다. 이 소식을 전혀 알지 못하는 부인도 차츰 병이 들게 되며 죽게 되었다.

안타까운 이 소문이 돌며 후손들이 소랑 부인의 애끓는 사랑과 절개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후손들은 순절비를 세우자는데 뜻을 모은다.

이로써 안타까운 사랑 얘기와 절개를 상징하는 순절비가 세워지게 된 것이다.

연꽃과 관련된 지명을 쓰거나 속설은 매우 많으며 다양하게 내려온다. 특히 자주 등장하는 연꽃을 소재로 한 사연에 이르는 얘기는 우리 주변에 무수하게 널려있다.

이것은 불교를 국시로 삼는 고려에서 조선으로 이르기까지 그 폭이 넓으면서도 연관된 부분이 셀 수 없을 정도다.

연화재 봉우리도 연꽃의 형상을 닮은 모습에서 유래된 곳이지만 경남 통영시에서 남서쪽으로 14Km 떨어진 섬, 연화도도 이와 마찬가지로 숨은 내력이 있다고 한다.

섬의 모양이 바다 한가운데 한 송이의 연꽃처럼 생겨서 이름 지어졌다는 설과 옛날 이곳에서 연화도사가 수도하였다는 데서 지명이 비롯됐다는 유래의 양설이 있다.

중간에 위치한 연화봉은 깃대먼당이라고 불리는데, 이는 일제강점기에 지형측량을 위한 깃대를 이곳 먼당(산봉우리)에 꽂아 두었다 하여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는 곳이다.

▲용머리 바위와 연결되는 '출렁다리' ⓒ영남경제 자료

또한 연화도의 용머리는 ‘통영팔경’ 가운데 하나이며 온화한 기후로 아열대성 식물인 동백나무, 풍란 등이 자생하며 후박나무 군락지가 섬의 고취를 더욱 느끼게 하고 풍미를 더한다.

선착장에서 보덕암에 이르는 경사길 초입에 늘어선 개나리 나무와 대칭을 이루는 불도화 보다는 다소 큰 ‘수국’이 섬 전체 둘레길에 조성되어 그 운치와 누군가 깨끗이 닦아 놔둔듯한 동백꽃이 반들거리며 윤이 나는 모습은 직접 바라보기엔 눈이 시릴 정도다.

남쪽 해안 절벽에 이르는 암석들은 기이현상을 하며 자태를 뽐내고 주상절리를 이루고 고요히 잔잔한 파도를 받아내며 어엿한 품새를 자랑하며 섬을 묵묵히 지키고 있다.

이 섬의 백미는 동쪽 끝으로 용머리 바위와 연결되는 ‘출렁다리’가 아닌가? 한다.

전망대에서 보는 남해의 아름다운 절경에 도취되어 한잔 술에 감칠맛처럼 알싸한 느낌은 이루 형언할 방법이 없다.

▲원량초등학교 연화분교장. ⓒ영남경제 자료

선착장으로 돌아오는 본촌마을 어귀에 자리한 원량초등학교 연화 분교장이 눈에 들어오며 누구나 한 번쯤은 그 시절을 회상하며 지그시 어릴 적 추억에 사로잡히기에 안성맞춤이다.

술래잡기, 말뚝박기, 고무줄놀이로 <후렴하는 노래> ~... ‘자전거 탄 풍경’이 부른 노래가 저절로 떠오르며 흥얼거리고 따라하게 된다. 그 시절이 눈앞에 선하며 섬 탐험을 접어야 한다.

때마침 출발지와 섬여행의 코스에서 일치된 지명이 아우르는 느낌에서, 지역의 명소가 연꽃을 닮은곳으로 유래된 연화(蓮花)에 의미를 되새기며 우리 땅의 깊은 이해와 아름다운 강산에서 산다는게 자랑스럽고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