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포항역 신세계건설 주상복합 70층으로 높인다

포항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안건 상정...서울, 부산을 제외하고 최고층...충남 천안도 70층 ‘마천루 경쟁’

2022-04-27     손주락 기자
 ▲ 신세계건설 주상복합 투시도(69층). ⓒ신세계건설

옛 포항역 자리에 들어서는 신세계건설 주상복합이 69층에서 70층으로 한층 더 높아질 계획이다. 포항시의 이 같은 층수 상향 변경은 최근 충남 천안에 70층 생활숙박시설이 분양되면서 자극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포항시는 당초 계획한 69층의 신세계건설 주상복합이 서울과 부산을 제외한 전국 최고층의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자랑했지만 천안지역에 실제로 70층 규모의 한화 포레나 천안아산역이 지난달 6~7일 분양에 나서면서 층수를 상향했다.

사실상 천안에 ‘전국 최고층 랜드마크’라는 명성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포항이 기존 69층을 70층으로 층수를 조정하면서 지자체 간 마천루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포항지역 건축계 일각에서는 “69층만 하더라도 전국(서울·부산 제외)에서 가장 높은 층수를 자랑하는 건물이 됐는데 천안에서 오히려 70층을 건립하면서 랜드마크 경쟁에서 밀리기 싫은 포항시가 1층을 더 높인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항시는 이에 따라 당초 계획한 지하 5층~지상 69층의 신세계건설 주상복합은 지상 70층까지 올라설 수 있도록 완화될 계획이다. 현재 시는 이 같은 내용의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하기 위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안건을 상정한 상태다.

신세계건설 주상복합은 지난 2월 부지면적 2만7천700㎡에 지하 5층~지상 69층으로 설계됐으며 1천128세대의 공동주택과 20층 규모에 191실의 특급호텔이 조성될 계획으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69층에는 포항시내 전역을 내려다볼 수 있는 557㎡ 규모의 전망대 라운지가 조성되도록 설계돼 있었다. 20층 호텔에도 1천115㎡의 스카이라운지가 들어서고 19층에는 인피니티풀이 운영된다.

아파트의 경우 85㎡(A~C)형 총 236세대, 105㎡(A~G)형 584세대, 125㎡형 236세대, 148㎡형 60세대, 150㎡(A·B)형 12세대로 최신 트렌드에 맞게 대형 평수 위주로 구성돼있다.

공동주택은 7층부터 배정돼있기 때문에 사실상 전 세대에서 바다를 조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경로당과 어린이집, 도서관, 주민공동시설, 주민운동시설, 어린이놀이터 등 다양한 시설도 설치될 예정이다.

지하 1층~지상 2층에 계획된 근린생활시설은 1만359㎡ 규모를 자랑하는데 병원이나 음식점, 쇼핑시설 등 포항 랜드마크라는 이름에 알맞은 시설들이 입점할 것으로 보여 입주민과 지역민의 편리한 생활을 자연스럽게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1층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보여 공동주택의 세대수가 늘어날지 편의시설이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포항시가 도시관리계획상 70층까지 풀어준다 하더라도 신세계건설 측이 69층을 고집할 수 있다는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지역 건축계 관계자 A씨는 “이미 신세계건설은 69층에 맞춰서 전반적인 건축 개요가 나온 상태로 알고 있다”며 “듣기로는 69층도 사업성을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포항시 입맛에 따라 70층을 올릴지는 두고 봐야 할 문제”라고 전했다.

또 다른 건축계 관계자 B씨 역시 “포항시 입장에서는 지역에 랜드마크를 자랑하기 위해 70층을 욕심내는 것은 이해하지만 초고층건물로 한층 한층이 민감한 사업자 입장을 제대로 확인했는지는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포항시는 옛 포항역 도심 초고층 랜드마크 조성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지난해 11월 3일 시청 대회의실에서 신세계건설㈜, 포항프라이머스PFV㈜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구도심 활성화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피력했다.

포항시는 지난해 9월, 올해 주상복합이 착공할 수 있도록 90억원을 들여 지장물을 보상하고 부지를 정비하기 위한 공사에 들어갔다. 이후 환지가 완료된 부지를 신세계건설 컨소시엄에 제공하고 주상복합 공사가 이어지는 형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