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경주 보문단지 짚라인 민자 유치 난항… 사업성 두고 ‘동상이몽’

경북관광공사 ‘공공성’-민간 ‘수익성’ 정면충돌 공사 “설비 등 164억원 필요” 민간업계 “80억원이면 충분” 사업비 규모만 2배 이상 차이 투자금 회수도 늦어 참여 머뭇

2021-11-21     김대엽 기자
ⓒ윤주희 기자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이하 경북관광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보문관광단지 상징형 짚라인 조성사업’이 민간사업자 선정 문제로 예상치 못한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선정됐던 민간사업자 ㈜바다는 재원조달 능력 부족으로 기한 내에 출자금을 마련치 못해 지난 7월 1일자로 협약해지 통보를 받았다(본지 17일자 1면 보도).

협약해지로 인해 사업 추진이 뒷걸음치게 되자 경북관광공사 측은 건실한 민간업체 유치에 백방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경북관광공사 관계자는 “재입찰 공고 이전에 업체 유치를 위한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고, 현재 다수 업체가 문의해오고 있다”며, “최근 보문단지 내에 ‘경주루지월드’가 개장 이후 열띤 관심을 받고 있는데, 짚라인 도착점이 루지월드 인근이라 더 많은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공사 측의 노력에도 일부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민자 유치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레저업계 관계자 A씨는 “보문단지 짚라인 사업은 공공과 민간이 함께 추진하다보니 이용료 책정이나 부속 사업 추진에 있어 공공부문의 간섭을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수익을 바라는 민간업체 입장에서는 공공성 확보가 곧 손해로 직결되기 때문에 사업 참여에 적극 나서기 어려운 실정”이라 말했다.

보문단지 짚라인의 사업성 부족에 대해서는 경북관광공사 역시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관광공사 관계자는 “공사에서는 사업의 손익분기점을 10년 정도로 보고 있는데, 민간업체들은 2~3년 사이에 투자금을 회수하고 싶어 한다”며, “사업비 규모 역시 민간업체는 80억 정도면 충분하다는 입장인데, 공사에서는 상징적 랜드마크로서의 기능과 여러 공공성 확보를 위한 설비를 갖춰야 하는 입장이라 164억원 규모로 설정했다”고 말했다.

단순 오락시설을 떠나 랜드마크로서의 기능을 위해 추가되는 건축비와 보문단지 활성화라는 큰 목표 아래 부여된 타 사업과의 연계, 그리고 공공성 확보를 위한 입장료 조정 권한 제한 등의 요소가 민간사업자 유치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경북관광공사의 공공성과 민간사업자의 수익성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세부 사업의 창의적 구성을 통해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할 방법이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관광업계 관게자 B씨는 “유사한 환경의 ‘청풍호 케이블코스터’나 ‘남이섬 짚라인’의 경우 일평균 이용객 수가 각 150명, 250명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는 대표 관광코스로 자리 잡았다”며, “국내 대표 관광지인 보문단지 내에 짚라인이 생긴다면 이용객은 다른 사례들을 넘어설 가능성이 더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단순 짚라인 시설의 기능을 넘어서 미디어파사드나 엣지워크, 부가적인 문화사업까지 연계해 시너지를 낸다면 보문단지 관광의 새로운 중심으로서 여러 수익 창출의 기회가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지난해 경주시와 경북관광공사가 실시한 ‘보문관광단지 활성화 용역’ 결과 역시 짚라인 도입에 대한 수요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음을 보여주며 기존 관람 중심의 보문단지 관광 외에 체험관광 수요를 충족시켜 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용역 기관이 실시한 보문관광단지 조사 분석 결과에서도 ‘보문관광단지의 신규 도입시설에 대한 이용 의향’을 조사한 결과 ‘짚라인’이 82.3%의 가장 높은 응답율을 보이기도 했다.

경북관광공사 관계자는 “현재 지난번 선정 사업자와의 협약해지 이후 2차 공모를 실시하고 있으며, 생각보다 많은 업체들의 질의가 접수됐다”면서도, “접촉해온 업체들이 응찰에 나설지는 확실히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이 사업은 지난 5월 공모 결과 최종 선정됐던 민간사업자 ‘㈜바다’가 법인 설립 기한까지 출자금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협약해지에 이르게 됐고, 경북관광공사는 이후 ㈜바다 측이 제기한 ‘사업시행자 지위 확인 청구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바다는 현재 소송제기 2개월여만인 지난달 14일 스스로 소송을 취하했고, 보증증권 형태로 납부한 사업협약체결 보증금 5억원을 포함한 총 8억여원의 보증금은 공모지침에 의거해 경북관광공사에 그대로 귀속됐다.

현재 진행중인 2차 민간사업자 공모는 오는 12월 13일까지 사업계획서를 제출받는다. 이번 공모에서마저 민간사업자 유치에 실패할 경우 경북관광공사는 수의계약을 통해 민간사업자 유치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