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분석]경주보문관광단지, 방문객 절반 “다시 올 생각 없다”
‘보문관광단지 활성화’ 연구 용역 결과…전국적인 관광단지로서 매력 잃어 ‘재방문 의향 없음’ 44.1%, ‘타인 추천 안해’ 51.1% 가장 낮은 만족도 항목 ‘쇼핑’, 관광객 지갑 열 곳 없어
경주보문관광단지(이하 보문단지)가 전국적인 관광단지로서 매력을 완전히 상실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수십년을 우려먹은 경주시와 경북문화관광공사(이하 관광공사)의 타성에 젖은 관광정책이 이제는 방문객들의 호응을 전혀 얻지 못할 정도의 낙후된 관광단지로서 보문관광단지가 설자리를 잃어버렸다는 지적이다.
최근 경북문화관광공사와 경주시가 의뢰한 ‘보문관광단지 활성화’ 용역 결과 보문단지 방문객들의 절반이 ‘재방문이나 타인에게 추천할 의향이 없는 관광지’라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쇼핑’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낮아 관광객들이 지갑을 열만한 쇼핑공간이 없어 그저 ‘경치 좋은 산책로’의 기능만 남았다는 지적을 더하고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보문단지가 국내 대표 관광지에서 지역의 단순한 관광지로 그 위상이 축소됐다는 것이다.
용역의 결과에 따르면 보문단지를 방문한 관광객 중 76.5%가 경상권 거주자로, 수도권에서 방문한 관광객은 14.5%에 불과했다. 보문단지가 국내 대표 관광지에서 지역의 단순한 관광지로 그 위상이 축소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 응답자의 53.9%가 숙박을 하지 않는 당일 방문객이었으며, 비체류 사유의 57.6%가 ‘하루면 충분해서’라고 답했는데, 이는 종합관광지로서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거리 등이 부족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는 보문단지 내에 관광객들의 발을 붙잡을 자원들이 부족하다는 말인데, ‘재방문하고 싶은 시설 및 장소’를 묻는 질문에 45.9%가 ‘경주월드’라 응답했고, ‘보문관광단지 전체’라 응답한 이는 12.7%에 불과해 보문단지가 경주월드의 배후단지로 전락했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특히 응답자의 절반 수준인 44.1%가 ‘재방문 의향이 없음’이라고 답했고 타인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냐는 질문에 과반수 이상인 51.1%가 ‘추천 의향이 없음’이라 답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종합하면 관광객들의 절반 정도는 보문단지를 ‘경주월드가 있는 곳’으로 기억하며 그 외에는 매력적인 장소가 없기에 숙박까지 하며 머물 필요가 없을 뿐만 아니라 다시 오고 싶지도 않으며 남에게 추천하고 싶지도 않는 장소로 여긴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경주 관광이 황리단길 등으로 대표되는 시내권역 관광지들을 방문하는 것에 더욱 중점을 두고 여행일정을 준비한다는 최근 경주관광 트렌드 분석과 일맥상통하고 있다.
응답자의 52.3%가 경주시내 관광을 한 후 보문단지를 방문했으며, 반대로 보문단지를 가장 먼저 왔다는 응답자는 44.1%였으며 보문단지 이후 경주시내를 방문할 예정이라 답한 응답자는 13.7%에 불과했다.
이 결과는 황리단길에서는 보문단지 등 경주관광을 더 즐길 매력을 얻은 반면 보문단지에서는 경주관광을 더 즐길 매력을 상실하고 있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며 경주시의 관광정책의 문제성을 제시하고 있다.
본지가 KB부동산 리브온과 한국감정원 상권동향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 7월 주말 기준 황리단길 유동인구는 22만9532명인 반면 보문단지는 2만3486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던 것과 같은 경향을 보인다.(본지 9월 23일자 기사 참조)
또 보문관광단지 방문객의 여행 만족도는 81.0점으로 ‘매우 만족’ 수준으로 나타나 다행스럽다 하겠으나 ‘쇼핑’ 항목에서 54.4점의 가장 낮은 만족도를 보여 방문객의 만족도가 단지 상권 매출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단지 내 핵심 상가였던 물레방아 광장 내 서광프라자의 쇄락(입주업체 6곳 폐업)과 보문상가의 폐업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경주시 관계자는 “현재 보문단지의 활성화를 위해 관광공사와 여러 사업을 검토 및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상징형 집라인 등의 체험형 관광자원 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단지 접근성 제고를 위한 트램 도입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단지 내 입주 업체 관계자는 “보문단지는 비교적 문화재가 적어 개발에 용이한 점이 있으나 토지이용 규제로 인한 경직성이 강해 사업을 추진하는데 제약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설지구 구분과 업종 제한의 최소화를 통해 사업을 적극적인 투자를 유치하고 정주형 거주시설을 도입해 고정적인 소비자 유치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019년 11월 15~23일 9일 간 실시된 ‘보문관광단지 활성화’ 용역결과보고서는 보문단지 관광객 및 경주시민 350명(관광객 300명, 시민 50명)을 대상으로 1:1 면접조사의 형태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