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사업수익 75%가 종량제 판매수익
대부분 사업 경상수지율 20%에 불과
시민단체 “코로나19 탓으로만 돌리지 마라”

ⓒ김창숙 기자

포항시시설관리공단의 경영합리화가 시급하다. 극히 일부 사업을 제외한 대부분 사업의 경상수지율이 대부분 20%를 넘지 못했고 종량제봉투 사업이 없었다면 사실상 올해 인건비도 충당하지 못하는 실정이다.▶관련기사 3면

시설관리공단의 수입이 종량제봉투 판매에만 의존하고 있어 종량제봉투 대행판매소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비판마저 일고 있다. 경영전문가들은 시설관리공단의 수입 구조에 대해 정밀하게 되짚어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포항시시설관리공단 수익 구조…흑자든 적자든 상관없어
취재진이 입수한 포항시시설관리공단 경상수지 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시설관리공단이 벌어들인 수입액은 82억5천327만원, 경상지출액은 106억3천470만원으로 경상수지율은 77.6%에 불과하다.

경상지출액이란 회계연도마다 반복해 지출되는 일정한 경비로 인건비나 물건비 등 재화나 서비스 구입에 사용되는 지출이다. 시설비와 자산취득비는 제외했는데 이를 합친 실제 지출액은 경상지출액보다 더 높다.

포항시시설관리공단의 수입 개념을 살펴보면 공단의 전체적인 수입은 포항시에서 지원된다. 즉 세금으로 지원되는 셈이다. 반면 공단이 벌어들이는 실제 수입금은 모두 포항시가 가져가는 방식이 된다.

이러한 방식의 경우 시설관리공단은 안정된 수입을 보장받을 수 있는 반면 더 많은 수익을 남겼다 하더라도 자체 수입으로 잡을 수 없다. 반대로 안정된 수입이기 때문에 수익을 남기지 못하더라도 운영에 지장을 받지 않는다.

포항시시설관리공단은 최근 5년간 한 번도 경상수지율을 100%를 넘기지 못했다. 기업으로 치면 흑자를 기록한 적이 한 번도 없다는 뜻이 된다. 2018년이 그나마 93.1%로 가장 높은 경상수지율을 기록했다.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모든 공단의 운영비는 포항시로부터 오는 것이 맞지만 운영비보다 더 많은 수익을 만들어 내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공단의 평가에도 이러한 내용이 포함되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종량제봉투 사업 외 수익 빈약 “코로나만 탓할 건 아냐”
포항시시설관리공단의 올해 상반기 수입액은 82억5천327만원인데 이중 종량제봉투 사업 수입액은 62억6천479만원이다. 종량제봉투 사업이 공단의 전체 사업 중 75%나 차지하는 비율을 보이고 있다.

종량제봉투 사업에 필요한 경상지출액은 3명에 대한 인건비와 경비 정도로 6천816만원에 불과했다. 경상수지율은 9천190.8%로 사실상 종량제봉투 사업을 제외한 전체 사업의 경상수지율은 77.6%에서 15.7%로 급락할 정도로 경영실적은 처참하다.

취재진이 입수한 최근 5년간 시설 현황에 따르면 종량제봉투 사업은 2017년 포항시에서 시설관리공단으로 이관된 것으로 파악되는데 사실상 시에서 종량제봉투 제작에 필요한 인건비, 제작비, 운송비까지 전부 지원하고 있다.

포항시가 시설관리공단이 면은 세울 수 있도록 알짜 사업을 던져준 것과 다름없는 셈이다. 공단은 이 외에 포항수영장, 시민볼링장, 공영주차장, 해수공급시설 정도만 경상수지율이 100%에 육박하거나 조금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올해는 해수공급시설 외에는 경상수지율 100% 넘는 사업이 한 군데도 없다. 포항수영장은 경상비 6억7천128만원 대비 수입액은 2억5천349만원으로 37.8%이며, 공영주차장은 16억341만원 대비 9억6천658만원으로 59.7%에 불과했다.

시민볼링장은 1억8천158만원이 소요됐는데 상반기는 공사를 이유로 한 푼도 벌어들이지 못해 경상수지율은 0%다. 이 외 사업의 경상수지율은 전통문화체험관이 1.1%, 아이조아플라자는 2.9%, 종합경기장은 3.4%, 동행콜택시는 4.3% 등이다.

시설관리공단 측은 체육, 복지, 문화 사업이 많은 공단 특성상 코로나19로 인해 사람이 많이 모이는 시설을 기피하는 현상이 일어나 당연하게도 경상수지율은 낮은 결과를 보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시민단체 관계자 A씨는 “시설관리공단이 만일 일반 사기업이라도 이러한 행태로 운영을 할 수 있겠느냐”며 “종량제봉투 사업만 빼면 100억원의 세금으로 16억원도 못 번 셈인데 코로나 탓만 하고 앉아 있다”고 비판했다.

취재진은 경상지출액에 시설비와 자본취득비 등 자본지출액을 포함한 실제 포항시에서 수입으로 들어온 예산을 파악해 시설관리공단이 사업으로 거둬들인 수입과 비교하려고 했으나 공단 측에서 자료 제출은 불가능하다고 답변했다.

한편 포항시시설관리공단은 지난해 리더십/전략, 경영시스템, 경영성과, 사회적가치, 정책준수를 평가하는 경영평가에서 ‘다’ 등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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