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아파트 갭투자 포항에도 불똥 튀나

대잠 자이 등 일부 아파트 6개월 사이에 1억6천만원(48%) 폭등
지진피해 폭락 아파트 회복에는 긍정적
일부 특정 아파트 국한 투기 실수요자 피해 우려

수도권 등 외지 아파트 투자 자본이 포항지역으로 불똥이 튀는 양상이다. 정부의 수도권 부동산 규제 강화 대책 이후 풍선 효과로 인해 포항지역 일부 아파트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관련기사4면

포항에 들어온 외지인의 투자 형태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수도권이나 대전, 청주와 비슷하다. 최근 2~3년 내에 건립된 신규 아파트가 집중 투자대상이다. 갭투자는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5천만원 미만인 2~3억원대 신규아파트를 집중 매수했다.

1군 주택건설업체가 건립했지만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던 신규아파트 미분양물량마저도 외지 투자 자본은 싹쓸이 했다.

포항의 대장아파트인 남구 대잠동 ‘포항자이’를 시작으로 주변 아파트와 북구 신축아파트에 집중됐다. 갭이 벌어지면 인근 신축 단지로 옮겨 가면서 미분양 물량을 쓸어 담았다.

포항자이 아파트는 실거래 기준으로 전용 84㎡의 경우 지난해 9월 3억3천700만원에 거래됐는데 6월 20일에는 5억원(22층)에 거래됐다. 48%가 폭등한 1억6천300만원이 올랐다.

전용면적 93.3㎡도 6월 31일 7억원에 거래되는 등 투자자가 몰리면서 갭은 평균 5천만원대에서 1억7천만원까지 벌어졌다. 갭투자는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주택의 매매 가격과 전세금 간의 차액이 적은 집을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투자 방식이다.

외지 투자 자본은 두호 SK뷰 푸르지오와 장성 푸르지오의 미분양 물량도 모두 가져갔다.

이들 아파트는 포항지역 실수요자들로부터 외면 받아 미분양 물량이 한때 1천여 세대에 달했으며, 이는 포항지역이 아파트분양관리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할 정도로 미분양이 속출했었다.

외지 투자 자본이 모두 몰아가면서 포항지역이 분양관리대상지역에서 해소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외지인의 투자 실태는 부동산 거래내역에서 보여주고 있다. 5월중 포항지역 아파트 거래내역을 보면 1천223건 가운데 외지인 거래는 531건에 달했다.

포항지역에 주소를 둔 거래는 692건으로 나타났다. 외지인 거래 가운데 경북지역을 제외한 서울 등 외지인 거래는 285건에 달했다. 이 같은 추세는 자연 지진리스크가 해소된 시점인 지난해 10월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외지 자본의 포항지역 아파트 사냥에도 불구하고 포항지역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2017년 11월 15일 지진피해 이전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 가격지수 기준치 100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수치가 이를 입증하고 있다.

외지 투자 자본의 포항지역 갭투자는 ‘아파트 지진 리스크’를 해소하는데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지만, 특정 아파트에 국한된 아파트 투기현상은 실수요자 피해 등 지역 아파트시장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감정원과 KB부동산 정보에 따르면 포항지역 6월 중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전월 대비 0.43% 상승했다. 전국 평균 0.31%에 비해 높다.

지역별로는 북구지역이 0.52%, 남구지역 0.25%다. 포항지역 전체 아파트 가격지수는 평균 96.5로 나타났다. 가격지수는 2012년 11월을 100으로 보고 현재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 보는 지표다. 지진피해 이전의 아파트 가격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가격지수가 130에서 150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포항지역 아파트가격이 저평가 됐다. 포항지역 아파트 가격은 올 들어 저금리와 수도권 규제 풍선효과로 인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파트단지 별로 엇갈린다.

갭투자 투자 대상인 일부 아파트의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지만, 건축수명이 10년이 지난 아파트 가격은 여전히 지진피해 이전 가격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실수요자들의 거래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창포메트로시티는 분양가 대비 3천만원에서 5천만원정도 올랐으며, 초곡단지도 마이너스 프리미엄을 극복하면서 분양가를 유지하는 선까지 회복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도권 부동산 규제 조치과 저금리로 인한 풍부한 유동자금이 포항지역 브랜드가 있는 신규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포항시 북구 한 공인중개사 대표 C씨는 “외지 투자자에게 신축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었던 건 포항에 향후 3년간 신축 입주 물량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며 “지진을 경험한 포항 시민들의 신축 수요가 크다는 걸 파악한 투자자가 실수요자 보다 한발 아파트를 사들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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