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보톡스 14년 만에 퇴출…식약처는 그간 뭘 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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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보톡스 14년 만에 퇴출…식약처는 그간 뭘 했나
  • 영남경제
  • 승인 2020.06.23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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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처음 개발된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제제가 시장에서 퇴출당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18일 메디톡스 사의 ‘메디톡신’ 3개 제품에 대한 품목허가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정부 허가를 받은 지 무려 14년 만이다. 미간 주름 개선 등 미용성형에 사용하는 보톡스는 최근 10여년간 대중화가 급속히 진행돼 이미 많은 국민이 이용하는 의약품인데 이제 와서 ‘토종 1호’ 제품에 큰 하자가 있어 퇴출한다고 하니 당혹스럽기 짝이 없다.

식약처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메디톡신 생산 과정에서 무허가 원액 사용, 서류 조작, 허위 자료 제출을 통한 국가출하승인 취득 등 온갖 불법과 편법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4월 이들 3개 품목의 제조·판매·사용을 잠정 중지했던 식약처는 제품 회수와 폐기에 나섰고 검찰도 메디톡스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및 약사법 위반으로 기소했다. 이 제품은 세계 약 60개국에도 수출되고 있으니 국제적 파장도 걱정이다.

식약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서류 조작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류를 조작했다가 적발될 경우 허가·승인 신청 제한 기간을 기존 1년에서 5년으로 확대하는 등 처벌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또 데이터의 작성·수정·삭제·추가 등 변경 이력을 추적하는 관리지침을 배포하고 위해도가 낮은 의약품이라도 국가출하승인 시 서류검토만 하는 관행을 개선해 부분적으로 국가검정시험을 실시하기로 했다.

부랴부랴 대책을 쏟아내고 있으나 지금까지는 뭘 하고 있었는지 답답하다. 치열한 신약 개발 경쟁에 내몰린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조바심과 압박감을 잘 알면서도 허가 당시 부실하게 심사한 것도 모자라 14년간이나 지속한 메디톡스의 기만행위를 주무 부처가 전혀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은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식약처 등 담당 부처도 이번 일을 계기로 세계적 제약사들과 비교해 턱없이 영세한 국내 바이오 업체에 대한 제도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말되 그에 상응한 철저한 관리·감독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비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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