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문 한동대 교수

두어달 전 송이버섯 인공배양 관련 칼럼을 지역신문에 게재한 이후 꽤 여러 곳에서 질문도 했고 방문도 했었다.

이들은 여러 지역에 거주하는 관심 있는 농민이나 연구자들, 행정기관, 필자 주변의 관심자들, 그리고 필자가 재직하고 있는 대학의 외국인 대학원생들이었다. 이들은 버섯의 기능이나 인공재배에 관해서 기본지식들을 지니고 있었으나 송이버섯의 인공재배에 관해서는 전혀 모르거나 반신반의 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꽤 오랜 준비기간을 거쳐 실험재배동이 포항 교외지역에 완공되고 ‘참산송이’로 이름 붙인 인공재배 송이가 수확할 만한 크기로 자라난 것이 불과 5~6주 전이었다.

꽤 많은 돈을 들여 완성한 실험재배동은 일종의 무균실로서 첨단기계장치들이 도입돼 있는데, 수분살포용 스프레이만은 자동화하지 못해서 밤낮 3시간마다 수동으로 작동시켜야 했기에 최소인원뿐인 담당자들이 밤잠을 설치며 운영하고 있었다.

일차적으로 수확된 것들은 7~800g 정도씩 잘 포장해서 여러 군데 시식용으로 선물도 했고, 1등급은 일부나마 방문객들에게 시험판매도 했었다. 물론 2~3등급은 장아치를 담았고, 일부는 말리기도 했었다. 생산량이 제한돼 다시 배지에서 새로운 송이가 자라나기를 기다려 이제 2번째 수확시기를 맞게 됐다.

또한 그 동안의 중요사항은 청하면 7번국도변에 6천평 대지를 확보해 기공식을 거행한 것이다. 이곳은 국도에서 바로 진출입이 가능한 넓은 언덕 위 평지이고, 주변은 소나무숲인 아늑한 곳이다. 어떻게 이러한 곳을 발견했는지, 집을 지어 마을을 꾸미든, 참산송이 재배사를 건설하든 아주 좋은 입지라고 보인다.

이곳을 중심으로 농업법인 ‘머쉬밸리’가 다음 단계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곳에 배지생산 및 실험연구동, 10여개 재배동, 기숙사 등을 건설할 계획이며, 현재 영덕에 준비 중인 또 다른 7천평 대지에는 40개의 재배동을 건설할 계획이다.

그 동안 소규모 십시일반 투자를 해왔지만 좀 더 자본이 필요할 것이고, 재배동 및 부속토지분양을 원하는 분들도 있을 것으로 보는데 사장단에서 잘 처리해 나갈 것으로 본다.

필자는 학부생만이 아니라 국내외 대학원생들을 다수 지도하고 있는데 이번에 논문지도를 맡은 한 아프리카 출신이자 공무원 신분인 한 대학원생이 송이버섯 재배상황을 나름대로 관찰한 모양인지 동료 한명과 찾아와서 자기 나라에서도 버섯재배와 관련 사업이 가능한지, 기술지도가 가능한지 등을 물어 왔었다.

물론 그 나라에도 식용·약용 버섯들이 존재하고 수요자들이 없지 않아서 인공재배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므로 그들의 보고서 작성을 위해 컨설팅 겸 많은 대화를 나눈바 있다.

몇 달전 네팔에 갔을 때 그곳 교수와 버섯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 바 있다. 히말라야에서도 많은 버섯들이 나는데, 표고버섯은 다양한 종류로 많이 나지만, 약용으로 쓰이는 상황버섯과 차가버섯도 나며, 가장 유명한 것은 동충하초다.

아무튼 이러한 나라에서는 농민의 수가 절대적이고 제조업기반이 낮으므로 농업생산에 힘을 기울이되, 이 같은 환금작물의 채집·재배·제조의 중요성에 의견을 모은 바 있다.

농업법인 머쉬밸리가 이제 시작단계이지마는 참산송이를 장차 농민·도시은퇴자들과 함께 재배해 농가소득을 올리고 농촌경제를 발전시킴을 구성원 모두가 바라고 있다.

송이버섯은 우리가 생식할 수 있는 유일한 버섯이면서 향과 식감이 좋아 한국, 일본 등 동북아지역에서는 인기가 높으며 자연산만 생산됐기에 값이 매우 비쌌다.

이미 언급한바 있지만, 이 참산송이는 국내유일 특허를 지닌 조직배양체로서 싱크로율이 자연산 송이의 90% 이상인데, 항암성분인 ‘베타글루칸’의 함량이 좀 더 높고 또한 ‘게르마늄’, ‘셀레늄’ 등의 함량을 좀 더 높게 조절할 수 있어서 이 두 가지 송이의 선호도는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 참산송이는 첨단재배시설에서 배지 당 연4회 수확이 가능한데 1, 2, 3, 4차의 맛과 향이 약간은 다를 수 있다. 재배환경을 어떻게 해주느냐에 따라 배지의 성분과 그 변화에 따라 미세하게나마 약간씩 다를 수 있고 조정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1차 생산된 것들은 양이 많지 않아 며칠 모아 저장했다가 출하했는데, ‘자연산 송이와 거의 같아서 놀랐다’, ‘식감과 입안에 남는 잔향이 자연산 송이보다 낫다’에서부터, ‘겉으로 나는 향은 자연산 송이에 비해 좀 약하다’, ‘습기가 좀 부족한 것 같다’ 등 의견이 다양했고, 연구진이 이를 조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생산된 참산송이도 그 형태와 크기가 1등급이 있고, 맛과 향은 같으나 모양이 좀 없는 2~3등급이 있을 수 있다. 1등급은 신속히 시장에 풀어서 생식용으로 판매될 것이며, 2~3등급은 장아치, 조미료 등으로 가공될 계획인데, 1차생산분을 현장에서 시범판매해본 결과 호응이 대단히 좋았기에 2~3차 생산에 기대를 걸고 있고, 새로운 재배동 건설에도 힘을 얻고 있다.

온 직원이 시험재배동 건설과 첫 상품 출하에 온 힘을 쏟고 있었기에 정부지원자금 및 민간투자유치, 구체적 확장계획 수립 등에 신경을 쓰지 못했는데, 이제는 지금까지 이루어낸 성과들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투자유치·생산·판매체계를 갖추어 지역을 대표할 농업법인으로 발전해 나갈 단계라고 생각된다.
저작권자 © 영남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