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전단 살포를 빌미로 한 북한의 거칠지 못해 난폭해 보이는 대남 공세는 당황스럽기 짝이 없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대남공세의 노림수는 무엇인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지칭하는 '최고 존엄'과 체제 비판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북한의 특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를 앞세워 우리정보를 압박하는 숨은 노림수를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인내심을 갖기에는 한계에 이를 정도의 대남공세에 담김 숨은 의도에 우리정부가 말려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남북관계를 훼손하지 않으려는 정부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순응하는 태도는 올바른 처세가 아닐 것이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논설에서 이번 사태를 북남관계를 깨뜨리려고 작심하고 덤벼드는 우리에 대한 도전이고 선전포고나 같다고 규정하고, 남북 관계가 파산된다고 해도 보복을 가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그러면서 파국적 사태의 대가를 처절하게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의에 적의로 대답한다는 표현으로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비핵화 협상 상대국인 미국에도 비난의 화살을 겨냥했다.

북한의 대남 공세에 미국 정부가 ‘실망했다’고 표현하자,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 상황을 언급하며 받아친 것이다. 어려운 대내외 상황과 관련한 불만과 으름장이 전방위로 표출되는 형국이다.

북한은 남북 간 모든 연락 채널을 차단했다. 심지어 남한을 ‘적’으로 상정하고 단계적 조처를 해나갈 것이라는 위협도 했다. 잇따라 군중집회를 열어 적개심도 한껏 높이고 있다.

역사적인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2주년이 됐다. 2년 전 두 정상은 새로운 관계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 바 있다. 그해 남북은 3차례 정상회담을 열어 비핵화와 평화의 시대로 간다는 기대에 부풀게 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북미 간 하노이 노딜 이래 남북, 북미 관계는 교착을 면치 못하고 있고 미국 대선이란 변수는 진전을 더 어렵게 한다. 접점 찾기 노력을 배가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상호 공격은 상황을 더 꼬이게 하는 걸림돌이 될 뿐이다.

당사국 모두에 상호 존중과 인내심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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