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민자공모 SK에너지를 위한 요식행위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특정 대기업 지원은 부정적 여론
포항철강산단 인근 화물자 주차면적 수십만㎥
이용률 저조하고 남아도는데 공영주차장 조성은 예산낭비
포항철강산단, 오천 문덕 등지 불법노숙차량 만연


포항 화물자동차 공영차고지 조성사업은 국내 굴지 대기업의 제안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특정 대기업을 위한 사업이 아니냐는 비판적 시각과 화물차 불법 밤샘 노숙차량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타당성이 충분하다는 긍정적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포항시가 선정한 후보지인 동국제강 인접 제네저수지 일대 포항철강공단으로 오천 문덕 등지에는 화물차 밤샘불법 주차가 만연해있어 화물공영차고지 조성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지만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 많다.

삼일화물터미널과 미광화물주장을 비롯해 주차면적이 수십만㎥에 달하지만 이용률은 저조한 상태다. 화물공용주차장이 부족한 것이 아닌 다른 요인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화물차고지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현상이 아니며, 공영차고지를 추가 조성하는 것만으로는 불법 노숙차량을 근절시킬 수가 없을 뿐만 아니라 시민혈세만 낭비하고 특정업체만 배불려주는 사업으로 전락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화물자도아 공영차고지 사업은 SK에너지 자회사 내트럭스㈜ 고유사업
SK에너지는 화물자동차 공영차고지 사업권을 획득해 자회사인 내트럭스㈜에 운영권을 맡기고 있다. 전국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이 사업은 일부는 국비와 자치단체 예산을 지원받는 BTO방식이며, 일부는 자체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자치단체에 따라 BTO사업방식으로 예산을 지원하고, 그렇지 않은 지역은 SK에너지 자체사업으로 조성하고 있다. 화물공영차고지 사업은 전국적으로 사실상 SK에너지의 전용사업과 다름없는 실정이다.

포항 화물공영차고지 조성사업은 국비와 자치단체 예산 166억원을 지원하는 BTO방식이다. 민자투자는 79억원에 불과하다. 이 돈으로 20년 동안 무상으로 사용하고 다시 연장할 수도 있다.

문제는 이 사업이 국내 대기업인 SK에너지가 제안하고 민자공모에서 단독 응모했다는 점이다. 특정 기업을 위한 사업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화물운송관련 관계자는 “포항시가 민자 공모를 했지만 이 사업에 응모할 업체는 SK에너지 외에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공모는 SK에너지를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며 특히 이 사업이 공익을 위한 것인지 사익을 위한 것인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다른 화물운송관계자는 “포항시가 후보지를 확정한 동국제강 인접 제네저수지 등 철강공단, 오천 문덕 등 일대에는 6만2천933㎡ 규모의 삼일화물터미널과 4만200㎡ 규모의 미광에너지 등 대단위 화물터미널을 비롯해 이 일대에 모두 14개의 화물차고지 23만2천477㎡가 소재해 있어 주차 여유가 넘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용을 기피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포항시가 또 다시 이 일대에 공영차고지를 건설하는 것은 특정업체에 대한 특혜 시비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SK에너지는 국내에 19개 지역에 화물차 공영차고지를 운영하고 있다. 추진 중인 포항과 목포가 확정되면 21개 지역으로 늘어난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전국에서 운영 중인 공영차고지 가운데 BTO사업은 절반 정도”라고 밝혔다. 국비와 자치단체 예산을 지원받지 않고도 자체 자금을 투자한 곳도 많다는 이야기다.

공용을 앞세운 사익사업이 분명한 공용차고지 사업에 자치단체들이 국비지원이 된다는 명분 삼아 시군비를 앞 다투어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용차고지 본래의 공익사업보다는 SK에너지의 고유사업인 정유사업과 주유소사업을 위한 영리사업이 주목적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화물차 차주 K씨는 “기존의 화물터미널의 주차이용률이 턱없이 낮아 주차공간이 넘쳐있고, 화물운송사들의 차고지 또한 차주들이 주차 기피로 이용률이 저조한 상황에서 대단위 화물공용차고지를 조성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포항시, 밤샘 노숙차량 도를 넘어 공영차고지 건설 시급
포항시는 화물공영차고지 사업을 지난 2016년에 오천읍 문덕지구를 후보지로 선정하고 추진했지만 민원으로 인해 백지화했다고 이번에는 동국제강 인접 제네저수지를 후보지로 선정하고 민자공모중에 있다.

2차례 모두 SK에너지의 제안에 따라 추진하고 있다. 시는 기존 화물터미널 주차기피, 기능저하, 화물차량의 신고차고지 주차기피 등으로 인해 공영차고지 건설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포항시는 타당성 용역조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결과 전체적으로는 94.5%가 찬성했으며 건설후보지 인근 주민들의 찬성율도 65%에 달했다고 밝혔다. 도심기능 및 환경개선과 영세사업자의 경영난해소, 화물차 운전자의 복지제공 등 에서 긍정적 측면이 강하는 것이다.

수요예측 결과에서도 전체 밤샘 노숙차량이 637대에 달했으며 남구 대송면 철강산업단지 일대 286대, 오천읍 문덕리 원리 냉천 일대 298대로 집계돼 공영차고지 건설예정이 일대에 대부분 밤샘노숙차량이 집결돼 있어 공영차고지 건설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포항시가 2016년 추진한 화물공영차고지 사업은 남구 오천읍 문덕리 일대 5만3천700㎡ 부지, 여기에 230억원을 들여 455대 주차규모의 공영차고지(휴게소)를 건설키로 했다.

국비 10억원과 시비 23 원 등 33억원을 투입해 부지를 매입하고 건설비 197억 원은 민자를 유치할 방침이었다. 3년이 지나는 동안 민자부담 사업비는 193억원에서 79억원으로 줄었다.

당시 포항시는 대흥엔지니어링 등 전문용역업체의 타당성 용역을 마치고 올해 2018년도 기본계획고시, 민자공모, 실시협약체결 2019년 준공키로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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