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문 한동대 교수

사람들은 버섯을 즐겨 먹는다. 하지만 즐겨먹는 버섯의 종류는 나라마다 좀 다른 것 같다. 서양사람들이 즐겨먹는 버섯은 송로버섯, 양송이, 느타리버섯 등인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즐겨먹는 버섯은 흔히 표고버섯, 능이버섯, 느타리버섯 등이고, 송이버섯은 가격 높고 생산량이 제한된 관계로 어쩌다가 맛볼 수 있을 뿐이다. 송이버섯은 우리 한국만이 아니라 일본에서도 최고로 치는 버섯인데, 식감과 향이 매우 우수한 자연산 버섯으로서 날로 먹을 수 있는 몇 안되는 버섯 중 하나이다. 이는 영덕, 울진, 봉화 등이 주생산지인데, 생육조건이 까다로워서 생산량이 많지 않다.

필자가 농업분야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어릴 때부터이지만 버섯류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지역개발분야의 정책들을 다년간 연구·강의하고 경북도·포항시·한동대의 지원으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한 ‘새마을아카데미’를 개최하면서부터이다. 개발도상국만이 아니라 우리 농촌지역에서도 지역발전을 위해서 특화작물을 개발할 필요가 크기 때문에 버섯재배에도 관심이 있었다. 그러던 차에 이를 오랫동안 연구하던 농학자 한분을 만나게 되고 의기투합하여 주변의 몇몇 동료들과 송이버섯 인공재배 실현방안을 찾게 된 것이다.

여러 차례 지역신문 칼럼을 통해 언급한바 있지만 송이버섯의 인공재배는 일본에서도 오랜 세월 많은 돈을 들여 연구했지만 성공하지 못했고,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본 연구팀이 90% 이상의 싱크로율을 보이는 송이버섯 인공배양에 성공했고, 특허를 출연했고, 1년여 첨단의 시험재배동을 짓고 조직을 배양해내어 1차 생산품 출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금까지 인공재배로 생산되어 새송이, 산송이 등으로 불리는 것들은 자연산 송이버섯 내지 이번에 배양된 ‘참산송이’와는 품질면에서 차이가 큰데, 이 버섯들도 이 농학자가 과거에 개발했던 것들인데, 이번에 품질이 크게 향상된 배양송이가 개발되고 특허를 얻게 됨에 따라 지난 것들은 모두 거두어드릴 계획이다.

송이버섯은 첫째, 부드러운 섬유질로서 식감과 향이 다른 버섯들과 크게 차별화될 정도로 우수하며, 생식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버섯들 중 하나이다. 둘째, 송이버섯은 차가버섯, 상황버섯, 영지버섯 등 약용으로 잘 알려진 버섯들에 비해 좀 낮기는 하지만 항암성분인 ‘베타글루칸’이 높게 함유되어 있다. 이러한 전통적인 항암버섯들은 목질이라서 분쇄 후 끓는 물에 우려 차로 마시는데 맛은 별로 없는 편이다. 하지만 송이버섯은 이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식감과 향이 좋은데, 수분과 식이섬유 함량이 제일 높고, 단백질, 당, 칼슘, 철, 베타글루칸, 비타민, 구아닐산 등이 함유되어 있다. 셋째, 송이버섯은 생식을 주로 하지만, 말려서 저장했다가 불려서 요리에 쓰일 수 있고, 장아치를 담글 수 있고, 조미료와 과자를 만들 수 있고, 갈아서 주스, 샤베트, 아이스크림 등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자연산 송이버섯은 자생지가 줄어들고 생산량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 또한 환경오염이 심해짐에 따라 미세먼지 내지 중금속성분들이 표피와 조직 속에 침투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요즈음 북한산 송이나 러시아산 송이가 시장에 제한적으로 나오기도 하나, 크기, 맛, 향 등에서 우리나라 송이버섯과는 차이가 커서 상품성에 제한이 있다. 그런데 이번에 연구·개발된 인공배양 송이버섯은 형태·식감·향이 자연산 송이버섯과 거의 같으면서도 특허가 있는 최적화된 무균배양실에서 재배됨으로 인해 매우 깨끗하고, 조직 속에 중금속 등 이물질이 없으며, 사시사철 재배될 수 있다는 큰 장점을 지니고 있다. 물론 다른 버섯들보다는 훨씬 비싼 가격에 생산되나, 자연산송이보다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출하가 가능하다.

이미 국내외 대형업체들에서 이 생산품을 알고 있을뿐더러 시장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물론 품질이 높다는 것이고 많이 팔릴 수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일본의 경우 1.2억 인구가 연간 일인당 7.5kg의 버섯을 소비하므로, 이 배양된 참산송이가 제대로 공급만 된다면 어마어마한 시장성을 지니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5,200만 인구의 한국도 큰 시장이 될 것이다. 비교적 비싼 가격이므로 1등급은 생식·요리용으로 팔릴 것이지만 좀 낮은 등급은 장류, 절임, 절편, 스넥, 조미료 등으로 생산·판매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참산송이는 개당 30g 정도로 큰 편이며, 식감이 좋고, 영양분도 풍부하고, 소화가 잘되어, 요리재료, 식음료, 영양보충제 등만이 아니고 미래의 대체식량자원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최첨단배양실에서는 3시간 간격으로 습기를 뿜어 주어야 하는데, 이때 게르마늄, 셀레늄 등을 함께 분사하거나, 송이 배양틀인 ‘배지’의 성분을 조절하거나, 조명, 수분, 온도 등을 조정하여 송이의 약리작용을 좀 더 조정하여 기능성식품으로 개발할 수 있다. 이는 일본, 프랑스 등에서 배양기계실 조건조정을 통해 인간의 여러 질병을 예방하거나 면역력을 높이는 기능성 토마토를 생산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또한 필자로서 중요하다고 보는 것은 이러한 송이버섯재배가 낙후된 농촌경제와 국가경제를 부흥시키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지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국가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 인공배양 송이버섯이 국가경제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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