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 천북기업도시(주) 오수처리시설 기술관리인 무자격자 ‘나 몰라라’
기준치 8배 이상 초과한 오수 형산강 무단방류 포항시민 식수원 오염

경주 천북산업단지가 공해배출사업장을 대거 입주토록 해 산업단지 관리기본계획 고시를 위반했다는 논란이 제기된(3월 26일 1면 보도) 가운데 오수처리시설을 비정상 가동하고 수질 기준치를 최대 8배 이상 초과한 오수를 형산강에 무단 방류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나 형사고발 되는 등 물의를 빚고 있다.

경주시는 이 과정에서 형사고발과 함께 개선명령을 내렸지만, 완료보고 등 처리과정이 석연치 않는 뒷북행정으로 일관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취재 결과 천북산단은 오수처리시설을 관리하는 적법한 기술관리인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1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전문수질관리업체인 E사를 위탁 계약했지만 현재는 계약이 만료된 상태로 산단 자체에서 관리하고 있었다. 계약이 만료된 다음 달 오수방시설에 문제가 발생하고 무단발류사실이 드러났다.

오수처리장 관리는 현재 천북기업도시(주) 소속 A씨가 하고 있는데 A씨는 “해당 자격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관련 자격은 없다”고 답했다.

경주시는 최근 오수처리시설이 수리돼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개선완료보고서를 만료되는 3월20일 천북산단으로부터 받았지만, 산단 입주기업 관계자에 따르면 수리 업체와 계약도 체결하지 않았다고 증언해 사실 관계 확인이 필요하다.

경주시는 오수방지시설을 비정상 가동한 천북산단 운영업체인 천북기업도시에 대해 지난해 12월19일부터 2020년 3월20일까지 3개월 동안 개선명령토록 하고 형사고발했다.

천북산단의 위반내역은 기준치 10mg/L 인 부유물질(SS)을 81.1mg/L로 방유해 8배 이상 초과했으며 총질소(TN)는 기준치 20mg/L를 초과한 35.424mg/L, 기준치 2mg/L인 총인(TP)은 7.118mg/L로 초과 배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주시의 석연치 않은 뒷북행정 논란
천북산단 오수처리장 무단방류는 위탁전문업체와 해약하면서 비롯됐다. 천북산단은 이후에도 전문업체를 선정해 관리를 했어야 했지만, 전문성이 없는 무자격자에게 관리를 맡긴 것이다.

경주시는 본지 취재진에게 무자격자인 A씨를 관리인이라며 소개하면서 천북산단의 오수처리장 문제를 문의하라고 하는 어처구니 없는 행정을 보였다. 본지가 3월 20일 오수처리장 현장을 방문해 A씨에게 연락을 취한 결과 “본인은 오수처리시설과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있으며, 대표가 오늘 경주시청에 불려갔다”고 말했다.

개선명령을 받고 시설을 완료했냐는 질문에는 “업체와 설비개선 계약도 체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알지 못 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천북산단 오수처리장이 무자격자에게 관리돼왔으며, 정상가동을 위한 시설개선 계약여부도 의문시되는 정황이 밝혀졌지만 경주시는 정상적으로 완료 보고됐다고 강조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3월20일 천북기업도시가 완료보고를 해왔기 때문에 15일 내에 채수해 기준치 이내로 방류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고 했다.

경주시는 본지가 천북산단 폐수발생업체 입주 허용과 오폐수 무단방류 문제를 제기하는 취재를 3월 18일 시작하자 개선명령만료일(3월20일) 직전 3월19일 천북산단 오수처리장 현장을 방문했다. 그리고 다음날 3월20일 천북기업도시 대표가 경주시를 방문해 완료보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북산단 오폐수 무단배출…상습적인 형산강 오염
천북산단의 형산강 무단방류는 2016년에도 환경단체 고발로 적발됐으며 이전에도 여러 차례 무단방류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단체인 ‘형산강 환경지킴이’에 따르면 천북산단 배수구에서 악취가 나는 시커먼 물이 계속 흘러나왔다.

이 배수구에서 나온 물은 경주 천북면 오야리 ‘오야3수문’을 통해 형산강으로 들어갔다. 형산강 환경지킴이 김상춘 회장은 “거의 2시간 간격으로 시커먼 물이 흘러나왔고, 검은 물이 나오지 않을 때면 누런 물이 나오면서 형산강을 오염시켰다”며 “숨쉬기도 힘들 정도의 악취도 풍겼다. 오수뿐 아니라 폐수도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북도보건환경연구원에 오염도 검사를 의뢰했다. 검사 결과 생화학적 산소 요구량(BOD)과 부유물질량(SS)이 환경기준치(10ppm)를 4배 이상 초과한 BOD 48ppm, SS 49ppm이었다.

산단 내 발생되는 오수와 폐기물매립장에서 처리되는 침출수는 자체 처리 후 오수처리장에서 유입해 방류토록 하고 있다.

하수도법 66조에는 1일 처리용량이 50㎥이 넘을 경우 처리시설을 담당하는 기술관리인을 두도록 하고 있다. 1일 처리용량이 1천100㎥에 달하는 천북산단의 경우 반드시 관리인을 두어야 한다.

환경전문가 A씨는 “최근에도 오야3수문 앞에 천북산단의 오수관로에서 폐수에 가까운 물이 형산강으로 흘러내리고 있었다”며 “직접 채수해 가까운 연구소로 보내 어떠한 성분이 들었는지 확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경주시 관계자는 “2주 안에 시설을 확인하고 채수해 경북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해 실제로 개선이 됐는지 살펴볼 예정”이라며 “이어 기술관리인이 없는 부분도 산단 관계자에게 질의한 상태로 사실 여부를 파악해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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