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팬데믹이 글로벌 경제를 공황으로 몰아넣고 있다.

생산과 소비 절벽이 금융 불안을 키우고 금융 공황이 실물 경제를 뒤흔드는 악순환의 연속이다. 세계 경제 역시 백신도 치료약도 없는 코로나19에 감염돼 심각한 호흡 곤란에 빠져든 느낌이다.

이번 사태로 인한 금융·실물 복합 위기 해소는 지구촌이 얼마나 빨리 코로나19의 저주에서 벗어나느냐에 달렸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에 비해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의 대처는 바이러스의 확산 스피드에 비해 굼뜨고 허술하기 짝이 없어 상황을 조기에 통제할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을 키운다.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코로나19가 금세기 가장 심각한 위기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과 함께 세계 경제의 쌍두마차인 중국의 1∼2월 산업생산은 1990년 통계작성 이래 최저인 -13.5%를 기록했고, 소비는 -20.5%, 수출은 -17.2%였다. 내수 시장이 단단한 미국과 중국이 이 정도라면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받는 충격의 강도는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정부는 11조7천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을 짜고 한국은행은 1.25%인 기준금리를 0.5% 인하했으나 이 정도 재정·통화 정책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저소득층과 소상공인, 자영업자, 중소기업 노동자는 소득 감소와 실직, 폐업 공포에 떨고 있고, 여행업 등 관광산업은 빈사 상태이며 항공사들은 자금난에 봉착했다.

생산과 소비, 수출이 전방위로 무너지면서 시간이 갈수록 서비스업과 제조업 전반으로 기업들의 경영난은 가중할 것이 뻔하다.

팬데믹의 지속기간이나 후폭풍을 가늠할 수 없는 지금 우리의 지상 명제는 최악의 상황이 닥쳐도 견뎌내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정책 조합을 총동원해 앞이 보이지 않는 이 길고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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