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렌치스 내한 걸림돌…국립단체들은 대부분 취소
유튜브 등 온라인 공연 '주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으로 공연계의 보릿고개가 지속 중이다.

코로나 19의 확산이 국내외 적으로 무서운 기세로 증가함에 따라 4월 주요공연들의 일정이 불투명하다.

올해 클래식계 이슈 중 하나는 지휘자 테오도르 쿠렌치스 내한 공연이 이다. 쿠렌치스는 자신이 이끄는 무지카 에테르나와 함께 내달 7~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연주회를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19의 확산세가 국내외에서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유럽지역에서 최근 무서운 속도로 확산하면서 내한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최근 한국에 여행 자제 경고를 내렸다. 앞서 러시아 에이프만 발레단은 정부 권고에 따라 오는 5월 13~17일 내한 공연을 취소해 이번공연도 취소 될 가능성이 높다.

쿠렌치스 공연 주관사인 빈체로는 현재까지 내한 일정에 변동이 없다는 입장이다.

내달 23일 열리는 오르간 시리즈 '스콧 브라더스 듀오' 내한 공연도 확정되진 않았지만, 취소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4월 30일 예정된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국립오케스트라 내한은 정상 진행한다고 공연기획사 마스트미디어 측은 전했다.

국내를 대표하는 국립 예술단체 공연도 잇달아 취소되는 분위기다. 국립오페라단은 4월 9일부터 12일까지 무대에 올릴 예정이던 '서부의 아가씨' 공연을 취소했다. 올해 오페라단이 선보이는 초연작으로 오페라 팬의 기대가 컸던 작품이다.

앞서 3월 공연인 '백조의 호수'와 '호이 랑'을 취소한 국립발레단은 '안나 카레니나'의 취소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발레단은 내주 중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창단 10주년을 맞은 국립현대무용단도 올해 첫 작품 '오프닝'(4월 17~19일)의 취소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서울까지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현재로선 이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국립무용단은 올해 최대 기대작이자 초연작이던 '산조'(4월 18~19일)를 하반기로 연기했다.

서울에서 열리는 대표적 클래식 행사인 교향악 축제도 일부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날 현재, 18개 단체 가운데 불참을 표한 교향악단은 대구시향과 전주시향이다. 오프닝 공연 격인 세종솔로이스츠 연주도 취소됐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전국에서 오케스트라가 서울로 올라오는 행사여서 여러 논의가 있을 수 있다"며 "내주까지 코로나 19의 확산세가 늘어나면 취소 공연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립단체는 아니지만 기대작이던 유니버설발레단 '잠자는 숲속의 미녀'(2~5일)와 연출가 밀로 라우 첫 내한 공연작 '반복의 역사'(1~3일)도 취소됐다.

공연장에서 볼 수 있는 공연이 실종되면서 공연단체들과 연주자들은 온라인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학생들은 'K-Arts 온라인 희망콘서트'를 지난 11일부터 이달 말까지 진행 하고 있다. 콘서트에서 진행한 음악·무용·전통예술 등 다양한 콘텐츠를 유튜브 등에 업로드해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한다.

경기도문화의전당도 한 달간 클래식·국악·연극 등의 공연을 온라인으로 생중계하는 '예술로 다가가기'를 시작했다.

이날 연극 '브라보 엄사장'을 시작으로, 경기필하모닉 '정나라&정하나 힐링 콘서트'(19일) 경기팝스앙상블 '팝스앙상블 콘서트'(21일), 경기도립국악단 '다시 봄'(28일), 경기도립무용단의 공연(31일) 등이 예정됐다.

이밖에 코리안심포니도 단원들 신청을 받아 이르면 다음 주부터 온라인공연을 진행할 방침이고, 서울시향과 국립오페라단도 온라인 공연을 준비 중이다.

예술의전당은 코로나 19 상황이 악화할 경우 교향악 축제 일부 프로그램을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방향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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