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문 한동대 교수

동해안 항만도시들과 광역지자체들이 환동해경제권을 자주 언급하고 있고 항만네트워킹과 경제산업 가치사슬 확장을 희망하고 있다.

부산이나 울산의 경우에는 인구가 많고 항만시설도 커서 세계를 대상으로 항만이 연결돼 있기에 환동해경제권 네트워크가 중요하다 하더라도 가장 중요한 이슈는 아닐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포항을 포함한 경북도와 강원도는 부속된 중소항만들과 함께 이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생각된다.

지난 50~60년간 숙원사업이던 동해안 7번국도가 확장개통 된 것이 불과 몇 년전일 정도로 동해안은 한반도에서 가장 개발의 불모지였다. 하지만 최근들어 동해안고속도로와 동해안철도 건설이 진행 중이다. 고속도로의 경우 울산에서 포항까지는 이미 개통됐고, 현재 포항에서 삼척간 공사가 진행 중이다.

철도망도 포항에서 삼척까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이 고속도로와 철도망은 경북도와 강원도의 접근성 확장은 물론이고 장차 북한과 연결되고, 특히 철도망의 경우는 북한을 거쳐 시베리아횡단철도와 연결돼 유라시아를 연결하는 물류수송로가 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한 기대가 오랫동안 너무 컸던 탓에 이제는 말뿐인 슬로건이라는 비평을 듣기도 함이 안타깝다.

필자가 거주하는 포항시에서도 환동해경제권의 교류와 협력, 그리고 유우라시아 철도망연결 등을 꽤 오랫동안 열망하고 있었고, 지자체 차원에서 다양한 국제회의를 20년 이상 지속해오고 있었다.

또한 컨테이너항인 영일만항이 개항되고 배후단지 개발계획이 수립돼 이 항만을 통한 포항권의 발전만이 아니라 한국의 환동해권 진출기지로서 발전하고, 북극항로 개발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있었다.

포항에는 이전부터 지역의 어업 및 물류 중심항인 포항구항과 포스코를 중심으로한 철강공단의 물류를 담당하는 포항신항이 있었고, 최근에 컨테이너항만인 영일만항이 개항돼 경상북도의 관문항만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환동해권진출을 위한 전진기지로서의 역할을 고대하고 있었다.

더구나 2020년 여름에는 크루즈부두가 완성되고, 주변 배후단지의 개발도 차차 진행돼 이 영일만항과 배후단지가 다른 두개의 항만과 더불어 환동해권의 중심도시로서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내외적인 불황과 아직 개항 초기라서 영일만항의 역할이 크게 눈에 뜨이지 않음도 사실이다. 여러 전문가들이 언급하고 있는 것처럼, 필자는 포항이 경북의 관문항만이자 우리 한국의 북방전진기지가 돼야 한다는 주장에 적극 동의하는 바이며, 관련 전문가이자 지역민으로서 이와 관련된 몇 가지 의견을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영일만항의 활성화가 중요한데, 이를 위해 다양한 항만네트워크 개발이 필요하고 크루즈부두의 활성화가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배후산업단지가 제조업 및 첨단산업은 물론이지만 물류단지를 포함하고 있어야 한다.

물류단지는 항만, 철도망, 고속도로가 연결되고 전국의 물류가 이를 통해 이곳으로 집합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수입되는 상품들이 이곳에서 재가공 및 재포장돼 전국으로 퍼지고 또한 재수출돼야 하는 것이다.

둘째, 이 배후단지가 농수산물 가공·물류단지를 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러시아의 킹크랩이 동해/속초항만큼 대규모는 아니더라도 소규모 냉장컨테이너를 통해서라도 포항 영일만항으로 들여올 수 있도록 수조 등이 마련되고 관련 상업 및 서비스시설도 입지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과메기용 꽁치 등 수산물들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경북도의 사과, 파프리카, 버섯, 곡주 및 과일주 등 풍부한 농산품들이 이 영일만항을 통해 다른 나라로 수출되고, 러시아 연해주에서 저렴하게 재배된 배추, 상추 등을 이곳으로 들여와 재가공/재포장해 국내에 배분하고 수출도 해야 할 것이다.

셋째, 영일만항은 컨테이너하역시설이 완비돼있는 항만이기는 하지만 초기에는 일반 컨테이너화물선의 1천~2천개 혹은 5천~6천개 컨테이너 운반 규모의 대안으로, 100~200개 단위의 컨테이너를 운반할좀 작은 규모의 페리라도 적극 운항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물론 이 페리도 화물운송만이 아니라 승객들도 이용하며 쾌적함을 느낄 수 있게 설비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 가격이 항공료와 비슷하다 하더라도 좀 긴 선박여행의 매력도 승객유인요소라고 본다.

넷째, 그리 쉽지는 않겠지만 이번에 포항-블라디보스톡 페리노선을 개척하고 공해상에서 카지노를 개설하는 것이다. 좀 긴 노선이므로 충분히 운영이 가능하다고 본다. 반드시 포항을 모항으로 해야 포항 및 경상북도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며, 이러한 인센티브가 있어야 페리며 화객선 투자가들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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