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사모펀드 경주서라벌도시가스, 라한호텔(경주 현대호텔, 포항 베스트웨스턴)

영덕, 영양풍력 외국계 사모펀드에 멍들고 국내 기업이 인수
언제 팔릴지 모르는 기업 이미지
서라벌도시가스, 한수원이 경영불안 이유로 수소연료전지사업 포기


경북지역 알짜 기업들이 사모펀드의 기업사냥의 대상이 되고 있다. 공공성이 강한 도시가스사업을 비롯해 경북지역 대표적인 관광호텔, 풍력발전사업들이 사모펀드에 인수되면서 지역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되고 있다.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비공개로 자금을 모아 주식과 채권 등에 투자해 운용하는 블라인드 펀드다. 공개시장에서 거래되지 않는 비공개 회사의 주식에 투자한다.

사모펀드가 장악한 기업들은 이윤을 극대화하는 펀드 속성으로 인해 기업을 깡통으로 전락시키고 먹튀 논란을 야기하는 등 역기능이 속출하고 있다.

사모펀드로 넘어간 대표적인 케이스는 라한호텔과 경주서라벌도시가스다. 라한호텔은 베스트웨스턴호텔, 경주 현대호텔을 인수했는데.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영덕풍력, 영양풍력 등도 외국계 사모펀드로 인수돼 멍들었다가 지난해 국내 기업이 인수했지만, 사모펀드 자금이 동원됐다.

라한호텔로 넘어간 포항 베스트웨스턴호텔은 한앤컴퍼니가 지난해 1월 500억원에 인수했으며 현대 울산, 경주, 목포 호텔 현대와 강릉 씨마크호텔을 운영하는 라한호텔 그룹의 다섯번째 체인이다.

한앤컴퍼니는 포항 베스트웨스턴호텔 인수 이전에 현대중공업의 경주현대호텔 등 호텔현대 지분전량을 2천억원에 인수했다.

공공성 사업인 도시가스사업도 사모펀드의 기업사냥 대상이 되고 있다. 서라벌 도시가스는 GS에너지가 소유하다가 지난해 초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글랜우드프라이빗에쿼티(PE)에 매각됐다.

GS그룹은 36년간 이어온 도시가스사업에서 손을 떼게 됐다. 매각금액은 310만주로 1천261억원이다. 2000년 설립돼 경주, 영천 등에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있는 서라벌도시가스는 2018년 말 기준 매출 1천193억원, 영업이익 86억원, 당기순이익 73억원의 실적을 올린 알짜 기업이다.

2013년 설립된 글랜우드PE는 2014년 동양매직을 인수해 2년 뒤 SK그룹에 재매각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올렸고, 2016년에는 한라시멘트를 인수해 1년 뒤 또 다시 매각 수익을 올렸다.

서라벌도시가스는 지역의 도시가스사업을 독점하면서 공공성이 강한 기업이다. 지역과 밀착해 상생을 도모해야 할 기업을 한국가스공사에서 사모펀드가 인수할 수 있도록 승인해준 것은 문제가 많다는 비판이 목소리가 높다.

언제 팔릴지 모르는 기업 이미지로 인해 지역경제에 미치는 부작용도 우려된다.

서라벌도시가스가 사모펀드사로 넘어가면서 경주지역에서는 우려가 현실화됐다는 반응이다. 한수원이 서라벌도시가스로 인해 경주지역에 투자키로 약속한 수소연료발전사업 참여를 포기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7천억 원 규모의 수소연료발전사업에 참여키로 했지만 도시가스공급업체인 서라벌도시가스가 특수목적법인(SPC)인 강동에너지에 5% 이상 지분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업 참여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수원 측은 사모펀드가 서라벌도시가스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지분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한수원의 수소연료전지발전사업 투자 포기 배경과 속내는 확인할 수 없지만, 사모펀드가 소유한 서라벌도시가스의 소유구조를 문제 삼은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영덕풍력과 영양풍력은 사모펀드의 기업사냥 최대 피해자다. 영덕풍력발전은 지난 2011년 호주계 사모펀드사인 맥쿼리 그룹이 인수한 이후 7년 동안 630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편드사에 이자비용으로만 319억원을 상납해 깡통회사로 전락하다 최근 삼천리 그룹의 ㈜산탄에 팔렸다.

삼탄에 매각되기 이전 7년 동안 이 회사를 소유한 직전 사업주는 176억원을 빌려주고 원금을 제외하고도 308억원에 달하는 이자수익을 올렸다. 당초 계략조건은 14년 6개월 동안 원금의 3.5배인 638억원을 챙겼다.

맥쿼리는 영양풍력도 같은 조건으로 막대한 돈을 챙기고 먹튀했다. 영덕풍력과 영양풍력은 산탄에 매각되면서 정상적인 기업으로 돌아왔다.

기업컨설팅 전문가인 K씨(54)는 “사모펀드에 인수된 기업은 언제 팔릴지 모르는 불안한 기업이미지와 지역과 상생을 하지 않는 속성이 강해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줄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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