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립장 찾아 헤매는 포항지역 기업들

 

폐기물 발생량 해마다 증가...지역 내 매립시설 포화 상태
비싼 값 감수하고 타지 계약...운반비까지 더해 기업 부담
일부 폐기물은 반입 거부도



포항지역 산업폐기물매립장이 한계에 다다르며 기업체마다 폐기물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포항지역 산업폐기물매립장 두 곳 중 한 곳은 포화상태에 놓여 있어 지역 업체들이 폐기물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포항지역 산업폐기물 처리는 동양에코와 에코시스템 2개 업체 전담하고 있다. 동양에코가 이미 포화 상태가 되면서 올 초부터 외부 폐기물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에코시스템이 단독 운영하고 있지만 이마저 3~4년 이내면 포화상태다.

포스코 등 철강공단의 산업폐기물 배출업소들이 폐기물 처리에 큰 어려움은 물론 처리 비용까지 천정부지로 치솟아 경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본지는 포항지역 매립장 실태와 산업폐기물 처리실상, 기업현장의 목소리 등 바람직한 해결방안 등을 진단한다.(편집자 주)

(상)한계치에 도달한 지역 내 매립장
(하)폐기물 처리 어려움에 산업계 아우성


포항지역 기업들이 산업폐기물을 처리하는데 가장 큰 애로사항은 더 이상 지역에서 폐기물 처리를 할 곳이 없어 몇 곱절이나 비싼 타 지역 처리업체를 찾아 다녀야 한다는 점이다.

포항뿐만 아니라 타 지자체들도 사정이 비슷해 쉽게 받아주지 않을 뿐더러 일부 폐기물은 퇴짜를 맞기 일쑤다. 포항과 인접한 울산의 경우도 매립장이 포화 상태에 놓여 있어 비상이 걸린 상태다.

갈 곳이 없다. 기업을 옥죄는 것은 폐기물 발생량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데다 처리비용 또한 매년 상승하고 있는 점도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기업체들 폐기물 처리업체 찾는 것이 생산보다 ‘우선순위’
포항철강산단 입주업체인 A사는 수 년 전부터 포항이 아닌 울산, 경주, 구미 등 지역의 업체에서 폐기물을 처리하고 있다. 포항지역 2개의 폐기물업체 가운데 한 업체의 매립량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더 이상 받을 수 없다고 통보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체가 있지만 처리대상 업체를 선별해 받기 때문에 쉽지 않아 타 지역에서 처리하고 있다. 더욱이 이들 지역의 매립장 역시 포항상태에 이른데다 처리비용이 너무 비싸 기업경영에 큰 부담요인이 되고 있다.

폐기물 처리가 생산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 됐다. 연간 8만t 가량의 산업폐기물이 발생하는 A사는 포항지역에서 폐기물 다량배출사업장 중 한 곳이다.

회사 관계자는 “처음에는 구미지역까지도 고려했을 만큼 마땅한 처리업체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며 “문제는 1~2년 단위로 계약이 이뤄지는데 계약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포항철강산단의 또 다른 비철금속기업도 얼마 전 처리업체로부터 더 이상 반입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회사는 부랴부랴 수소문 끝에 최근 부산과 경주의 업체와 간신히 계약을 체결했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 연말 계약을 갱신하면서 요금이 40% 가량 올랐는데 이번에 새롭게 계약을 체결하면서 또 다시 30% 가량 올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합금철 제조판매업체인 B사도 포항지역의 업체와 계약을 맺고 처리해왔는데 올해 초부터 반입 중단을 통보해와 타 지역에서 처리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우선은 포항과 가까운 경주나 구미에서 임시방편으로 처리하고 있는데, 안되면 웃돈을 주고 장기계약을 체결해야 할 처지에 있다”고 푸념했다.

소규모 기업들은 더욱 심각하다. 애초 기본 계약물량이 적어서 계약을 못하거나 유기성 오니나 황화철, 폐촉매 등의 폐기물을 배출하는 기업들은 반입 자체를 거절당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처리 비용 매년 상승…기업 부담
포항철강산단의 C사는 최근 처리업체로부터 유기성 오니에서 악취가 심하다며 유기성 오니의 경우 반입 거부 통보를 받았다. 이 회사는 폐수오니를 t당 25만원의 단가로 계약을 했으나 업체 측이 인상을 요구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폐기물 처리비용도 최근 몇 년 새 크게 증가하고 있다. 공급(처리시설)은 한정돼 있는 반면 수요는 늘면서 매립 단가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것이다. 매립단가는 지난해까지 t당 3만5천원에서 5만원선이었지만 올해는 t당 5만~12만원으로 배 이상 크게 올랐고, 계속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화학기업 D사는 폐보온재를 t당 36만원에 처리하고 있으나 업체 측에서 70만원으로 두 배까지 요구하고 있어 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인상이 불가피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또 제지업체 E사는 최근 재계약하면서 폐수오니 처리단가를 t당 8만원에서 13만원에 62%나 인상한 금액에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계약했다고 전했다. 문제는 타 지역에서 처리할 경우는 더 심각해진다는 것이다.

포항이 아닌 경주, 구미, 양산 등 타 지역으로 가게 되면 운반비용이 추가된다. 포항지역 내 운반비용은 t당 5천원에서 1만5천원이나 타 지역 이동시 2만원에서 4만원으로 4~5배 가량 더 든다. 이는 고스란히 기업체들의 부담으로 작용한다.

지역 산업계 관계자는 “폐기물 위탁처리 시 재계약 주기가 과거에는 1~2년 단위였다면 현재는 3~6개월로 짧아지면서 단가 인상도 수시로 이뤄져 기업들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매립시설 부족으로 수요자(발생자) 중심에서 공급자(처리업체) 중심으로 폐기물 처리시장이 바뀜에 따라 처리업체들이 반입 거부는 물론 선별 또는 제한을 걸어 받아 악성 폐기물이나 소량 발생 폐기물 등의 처리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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