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가야 할 길이 먼 한국 경제가 2% 안팎의 저성장 함정에 빠져들고 있다. 정부는 재정을 투입해 성장을 떠받치고 있으나 민간의 활력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2.0%, 내년은 2.3%로 내다봤다. 국내외 주요 기관의 전망과 다르지 않다. 내년 성장률의 경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3%, 국제통화기금(IMF)은 2.2%로 전망했고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2.2∼2.3%로 예상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글로벌 불확실성이 완화하고 반도체 등 IT 업황이 반등하면서 내년 성장률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성장률이 올해보다 조금이라도 높아진다는 것은 경제가 추락을 멈추고 반전의 계기를 잡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하지만 이 정도의 경기회복 전망도 안심하긴 이르다. 정부나 한국은행과 달리 일부 민간 예측기관은 1%대 성장 전망을 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와 무디스는 2.1%, JP모건은 2.0%, LG경제연구원은 1.8%, 한국경제연구원은 1.9%를 예상한다.

국내외 경제 불투명성이 짙어 낙관이 이르다는 경고다. 한국은행은 올해와 내년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을 2.5~2.6%로 추정하고 있다. 실질 성장률이 이 정도 수준은 돼야 회복국면이라고 얘기할 수 있을 것이다.

저금리 기조 속에서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부동산으로만 몰리는 시중 자금을 생산적인 분야로 돌리는 방안도 강구해야 한다. 저출산 고령화의 급속한 진전과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 등을 감안할 때 우리 경제가 과거와 같은 높은 성장률로 복귀하긴 어렵다.

그렇다고 잠재성장률에 미달하는 2% 안팎 성장이 고착한다면 일자리는 물론 분배도 복지도 벽에 부닥치게 될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다음 달 발표할 내년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산업, 노동, 공공부문 혁신과 규제개혁을 중심으로 한 5대 분야의 구조개혁 추진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비상한 결단과 노력 없이 현상 탈피는 불가능할 것이다. 경제 체질을 강화해 성장 동력을 회복할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을 내놓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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