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 끝에 산업자본이 대주주가 된 인터넷은행이 탄생했다. 카카오뱅크의 제2대 주주인 카카오는 한국투자금융지주 보유 지분 가운데 16%를 사들였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34%로 늘리면서 기존 최대 주주였던 한국투자금융지주와 자리를 맞바꿨다.

올해부터 시행된 인터넷전문은행 특별법은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에 한해 의결권 있는 지분 보유 한도를 기존 4%에서 34%로 늘릴 수 있도록 했는데 카카오는 이 법이 허용한 최대치까지 지분을 확대해 제1대 주주가 된 것이다.

인터넷은행에 국한되긴 했으나 우리나라에서 산업자본이 은행의 최대 주주가 된 첫 사례다. 카카오뱅크는 5천억원의 증자도 완료해 자본금을 1조8천억원으로 늘렸다. 추가 증자로 몸집을 키울 경우 명실상부한 ‘메기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출범한 이후 급속히 영업력을 키워 지난 7월 현재 계좌고객 수 1천만명을 돌파했고, 1분기에는 첫 흑자를 달성했다. 카카오뱅크는 다양한 혁신기법으로 금융권에 새바람을 몰고 왔다.

공인인증서 없는 비대면 은행거래를 일반화시켰다. 기존 금융권의 과도한 수수료체계도 흔들었다.

정부가 대선공약 파기 비난을 무릅쓰고 ICT 기업에 인터넷은행 소유를 허용한 것은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와 함께 핀테크 등 혁신 기술을 금융에 도입해 고객서비스를 고도화함으로써 타성에 빠진 기존 은행권의 혁신을 유도하기 위함이었다.

국내 은행권은 20년 전 외환위기로 엄청난 구조조정을 겪은 이후 건전성을 높이고 선진금융기법을 도입하는 등 변화를 모색했으나 기존 금융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객 서비스 혁신이나 새로운 산업에 대한 자금 수혈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카카오뱅크는 예대마진에 안주하는 금융 관행에서 탈피해 혁신 영업, 혁신 기법을 주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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