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을 비롯해 경북지역 사학재단의 교직원 친인척채용이 도를 넘고 있지만 경북교육청은 ‘나 몰라라’하면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 안 하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친인척이 교장, 교감을 하고 행정실장까지 장악하면 비리가 발생해도 예방이나 견제할 방안이 없다.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경북도내 95개 사학재단 가운데 친인척을 교장이나 교사로 채용하고 있는 재단은 37개 법인, 69명에 달한다.

전년도 33개 법인, 45명에 비해 24명이나 오히려 늘었다. 친인척 사무직 채용은 45개 법인 58명에 달한다. 전년도 43개 법인, 63명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교사와 사무직을 합치면 108명에서 127명으로 늘었다.

친인척 채용 교사 가운데는 19명이 교장(11명), 교감(8명)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줄기는커녕 오히려 증가하고 있다. 경북도 교육청이 묵인내지 방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경북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사학재단의 친인척 교직원 채용 심각성을 인식하고 시정 조치하겠다고 했지만 사실상 손은 놓고 있다.

포항중앙고·여고를 운영하는 향산교육재단은 설립자의 아들이 교장과 교사를 맡고 설립자의 이종도 교사로 채용했다. 설립자의 며느리를 비롯해 친인척 9명을 행정사무 주요직책에 고용했다. 총 12명의 직원이 친인척이 되는 것이다.

이 재단의 전체 사무직 인원은 16명이지만 이중 9명이 친인척이다. 설립자의 며느리 2명과 생질녀, 종질, 이종사촌, 사촌동생의 손자에다 설립자 배우자의 질녀와 이사의 아들까지 사무직 요직을 독식하고 있다.

포항의 유성여고를 운영하는 유성교육재단은 설립자의 아들과 외조카 2명, 외손녀와 손자에 이르기까지 5명이 교사로 일하고 있다. 전년도의 설립자 아들만 교사로 근무한 것에 반해 4명이나 더 채용된 것이다.

유성교육재단은 이사장의 동생, 자, 조카 등 5명이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었다.

교육청의 사학재단 관리감독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경북교육청이 관리감독을 포기 한다면 시민단체가 나서야 한다. 족벌 사학재단은 비리의 온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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