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내 사학재단 친인척 교직원 채용 심각…경북교육청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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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내 사학재단 친인척 교직원 채용 심각…경북교육청 나 몰라라
  • 손주락
  • 승인 2019.11.2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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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산교육재단(포항중앙고·여고) 설립자 아들 며느리 인척 12명 교직원 채용

 

사무직 정원 16명 중 9명이 친인척 족벌체제 ‘논란’
고아학원 설립자 아들 며느리 모두 교장, 사무직도 친인척 장악
경북도내 사립학교 친인척으로만 127명 채용
전년도 108명 채용에 비해 오히려 증가
교사직은 45명에서 69명으로 늘어나
전국 광역단체 중 가장 많은 수준


경북도내 상당수 사학재단이 사실상 족벌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학재단 사유화가 우려되고 있지만 경북교육청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 전년보다 더 많은 친인척이 교직원으로 채용되면서 문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경북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사학재단의 친인척 교직원 채용 심각성을 인식하고 시정 조치하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사실상 손은 놓고 있다.

취재진이 입수한 경북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도내 상당수 사학재단이 설립자와 이사장의 직계가족이나 친인척을 교장·교감·교사로 채용하는 것은 물론 사무직까지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사학재단은 산하 중학교와 고등학교 2개교를 설립자의 아들과 며느리가 교장을 맡고 있다. 또 다른 사학재단은 재단 살림 관리 대부분를 친인척이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북지역 사학재단의 친인척 교직원 채용 현황은 전국에 가장 높다.

경북교육청에 따르면 경북도내 95개 사학재단 가운데 친인척을 교장이나 교사로 채용하고 있는 재단은 37개 법인, 69명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년도 33개 법인, 45명에 비해 24명이나 오히려 늘었다.

친인척 사무직 채용은 45개 법인 58명에 달한다. 전년도 43개 법인, 63명에 비해 다소 줄었지만 교사와 사무직을 합치면 108명에서 127명으로 늘었다. 친인척 채용 교사 가운데는 19명이 교장(11명), 교감(8명)을 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항중앙고·여고를 운영하는 향산교육재단은 설립자의 아들이 교장과 교사를 맡고 설립자의 이종도 교사로 채용했다. 설립자의 며느리를 비롯해 친인척 9명을 행정사무 주요직책에 고용했다. 총 12명의 직원이 친인척이 되는 것이다.

이 재단의 전체 사무직 인원은 16명이지만 이중 9명이 친인척이다. 설립자의 며느리 2명과 생질녀, 종질, 이종사촌, 사촌동생의 손자에다 설립자 배우자의 질녀와 이사의 아들까지 사무직 요직을 독식하고 있다.

포항의 유성여고를 운영하는 유성교육재단은 설립자의 아들과 외조카 2명, 외손녀와 손자에 이르기까지 5명이 교사로 일하고 있다. 전년도의 설립자 아들만 교사로 근무한 것에 반해 4명이나 더 채용된 것이다.

영주동산여중·고를 운영하는 동산교육재단 역시 설립자의 손자가 고등학교 교장을 또 다른 손자는 여자중학교 교감을 하고 있으며, 아들을 포함해 며느리, 손자, 손부가 교사를 맡아 6명이 근무하고 있다.

전년도의 설립자 아들만 근무하는 것보다 5명이나 더 채용된 것이다. 여기에다 이사장의 외조카와 시조카도 행정실에서 근무하고 있어 총 8명의 친인척이 교원 또는 사무직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이다.

안동진명학교를 운영하는 영화교육재단은 설립자의 아들이 교감을 맡고 있으며, 또 다른 아들과 며느리, 손녀까지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전년도의 설립자 아들과 며느리만 근무한 것에 3명이 추가로 채용됐다.

이 외에도 더 많은 친인척이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지만 재단에서 수치를 조작해 알려주거나 아예 알려주지 않을 경우 경북교육청에서 파악하기 어렵다는 맹점이 있다. 공정한 채용을 위해서라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김해영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 사립학교 교원 채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역별로 경북 40개 학교에 58명의 이사장 친인척 교원이 근무하고 있어 가장 많은 수를 기록한 바 있다.

경북의 동산교육재단의 경우 6촌 이내 교원이 교장과 교사로 5명이 근무하고 있다. 유성교육재단은 이사장의 동생, 자, 조카 등 5명이 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었다.

당시에도 경북교육청이 도의회에 제출한 33개 학교 45명과는 차이가 있어 정확한 조사가 요구된 바 있다. 김 의원이 받은 자료에는 전국 291개이며, 친인척 직원 수는 총 398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시도별로는 △경기 34개교 47명 △부산 30개교 42명 △전북 34개교 41명 △서울 23개교 30명 △경남 27개교 30명 △충남 19개교 30명 △대구 21개교 29명 등의 순이었다.

경북교육청은 지난 2012년부터 사립학교의 교사 채용과정에서 비리를 방지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교원 임용 교육청 위탁채용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학교 사유화가 우려돼 시행했지만 제대로 된 견제 장치는 없는 실정이다.

이재도 경북도의원은 “설립자 관련된 친인척 소위 사돈에 팔촌까지 사립이라는 명분하에 자기 집 식구들 챙기는 인사를 하고 있다”며 “청년들 중에 능력 있는 인재들 많은데 형평성, 투명성, 공정성 모두가 결여된 편 가르기 인사”라고 말했다.

이처럼 해마다 사립학교의 친인척 채용 문제가 전국적인 이슈로 떠오르지만 법률적 한계가 있다는 이유로 뚜렷한 대책을 만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경북교육청에서 하나의 확실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사학재단의 교직원 친인척 채용현황은 사학재단의 신고한 자료에 의존해 파악했다”며 “전년보다 친인척 교원의 수가 늘어난 것은 친인척의 범위를 재정립하면서 새롭게 파악된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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