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도동)항 방파제 보수보강공사 일본 후도테트라사 특허제품인 Dolos-Ⅱ 설계

▲ 울릉 도동항
포항해양수산청 도동항 보강공사 일본제품 적용으로 드러나
일본 무역보복으로 일본 제품 불매 전개 무색
관련 특허 국내에도 369개 있어
포항해수청 관계자 “국내 특허 입증 안 돼 시험 중에 있다”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을 비롯해 국내에서 사용하는 항만의 소파블록 제품 대부분이 국내 특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십년 동안 일본 특허제품이 독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일본 특허제품은 국내 업체인 ㈜네오테크가 공동특허권자로 대부분 독점으로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정기업의 특정특허가 국내 대부분 항만공사에 적용한 것은 의문이다.

일본 특허제품 사용논란은 포항해양수산청이 울릉(도동)항 방파제 보수보강공사를 실시한 가운데 일본 후도테트라사 특허제품인 Dolos-Ⅱ를 설계에 적용하면서 드러났다.

일본의 무역보복으로 한일관계가 악화 되면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이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관공서 차원에서부터 국내 특허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문제의 일본특허 제품은 포항해양수산청에서도 오랫동안 적용해왔다. 영일만항 북방파제 및 어항방파제 보강공사에서도 Tetra-Neo가 2만1985개나 사용되는데 이 역시 후도테트라사와 네오테크의 공동 특허 제품이이다.

포항해수청 관계자는 울릉(도동)항 방파제 보수보강공사에 대해 “일본 특허 반영은 한일관계 악화 이전에 이뤄졌다”고 밝혔지만 일본특허를 설계에서 제외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번 공사는 에스알건설이 시공하며 110억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문제의 특허 블록인 Dolos-Ⅱ(65톤급)는 216개, Dolos-Ⅱ(100톤급)는 258개 등 모두 474개가 공사에 투입된다.

반면 특허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는 TTP(64톤급)은 200여 개에 불과했다.

전체 공사에 들어가는 블록 가운데 70%가 일본 특허 블록이 들어가는 셈이다. 포항해수청은 64톤급인 TTP로는 울릉도 파도를 전부 막아낼 수 없고 이보다 큰 규모의 블록이 필요한 상황에서 일본 특허의 블록을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취재진이 특허 현황을 알아본 결과 특허청에 등록된 소파블록은 고정구조물로 369건이나 있었으며, 이중 Dolos-Ⅱ와 같이 규모가 큰 블록도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의 특허가 안전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내 기술을 원천적으로 제외한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지난해 1월부터 ‘시험시공 공모 및 지원제도’를 마련해 해결책을 제시했는데도 포항해수청은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은 것이다.

일본 특허 사용에 따른 부수적인 문제점도 적지 않다.

특정 특허를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경우 특허권자의 무리한 요구를 거부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허를 받는 방법은 크게 특허료를 지불하고 사용하는 경우와 특허를 사용할 수 있는 하도급사를 선정하는 경우로 나뉜다.

첫 번째의 경우 시공사가 특허료를 지불하고 직접 시공하거나 지역의 하도급사를 활용하면 되지만 두 번째의 경우는 특허권자가 외부의 하도급사가 들이는 조건으로 계약을 하기 때문에 지역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허권자가 갑의 위치에서 시공사에 무리하게 요구를 할 경우 시공사는 특허를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규정은 있지만 이 경우 설계 변경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시공사 입장에서는 특허 사용을 거부하기도 쉽지 않다.

결국 포항해수청의 특허 블록을 고집하지 않거나 부득이 사용할 경우에도 순수 국내 특허를 사용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시공성이 낫고 안전성이 담보돼있다는 이유로 일본 특허 블록을 사용한 것이다.

해양전문가 A씨는 “해수부 차원에서 직접 현장실증이 이뤄지지 않은 신기술 등 시험시공을 지원하는 상황에 포항해수청이 일본 특허를 사용한다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시공사인 에스알건설 관계자는 “아직 특허료를 주고 활용할지 특허권자가 추천하는 하도급사를 활용할지는 더 논의돼봐야 한다”며 “그러나 특허를 사용할지 안 할지 결정은 해양수산청의 소관이다”라고 책임을 떠넘겼다.

특허권자인 네오테크 관계자는 “특허에 대한 국내의 모든 권한은 자사로 돼있기 때문에 특허료든 하도급이든 수익이 일본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계약에 따라 일정 부분 후도테트라사에 지급하는 것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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