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문 한동대 교수

우리나라의 하천들은 홍수방지, 수질오염방지 등 治水위주로 정비되다가, 얼마 전 부터는 하천환경개선이라는 이름으로 사업들이 시행되었는데, 주로 수로 안돌 붙임, 고수부지 초목식재, 산책로·자전거길 설치, 체육시설·주차장 설치 등 하천공원화 내지 親水性 提高를 위한 것들이었다. 하지만 요즈음은 하천정비는 하천생물서식처 보전·복원을 포함하고 있으며, 하천영역을 유휴공간으로 여겨 하천기능과 관련 없는 시설들을 크게 도입함이 生態環境면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하는 이들이 많아졌다.

하지만 많은 인구와 기능이 밀집된 도시에서 도심하천은 利水·治水·生態環境 만이 아니라 도시경관, 오픈스페이스 및 테마적인 공간 등으로서의 기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본다. 서울의 청계천은 복개 및 고가도로를 10여년 전 허물고 테마성 가미된 자연형하천으로 조성하였다. 이는 도심의 랜드마크로서 많은 시민과 관광객을 끌어모으며 주변을 활성화시키는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청계천도 처음에는 치수 내지 테마성을 좀 더 강조할 수 밖에 없었으나 9년이 지난 지금 좀 더 생태하천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고 한다.

양재천은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더러운 개천'이었다. 물고기는 커녕 악취로 인해 시민들의 불만 대상이었다. 양재천이 5급수에서 2급수로 거듭난 것은 1995년부터이다. 일본 오사카 도심수변은 번화함과 함께 관광선이 왕래하는데, 중요한 점은 도심하천이면서도 오염이 거의 없는 청정수질을 자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포항도심 복개를 걷어낼 경우 일부 번화가 지역은 이같은 형태의 개발이 추진 될 것으로 본다.

포항도심에는 지금은 복개된 고속터미널 옆을 지나는 양학천, 죽도시장으로 흐르는 칠성천, 그리고 역시 복개된 학산천과 두호천이 있다. 이 포항도심의 하천들은 인근 구릉에서 발원하여 도심으로 흘러가며 우수 및 각종 생활하수와 뒤섞여 동빈내항과 영일만으로 흘러가고 있다. 포항시는 장기적으로 이들 하천의 복개를 걷어내고 자연형하천으로 조성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포항도심의 양학천과 칠성천의 복개를 걷어내어 자연형하천으로 조성함의 장점은 1) 포항도심 경관을 아름답게 꾸며주고, 2) 하천의 수질오염을 더욱 줄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고, 3) 이 하천의 생태계, 즉 주변의 녹지대, 수생식물, 그리고 물고기들이 서식하여 시민들의 정서함양과 어린 학생들의 교육에 큰 도움이 될 것이고 (청계천과 마찬가지로 잉어, 붕어, 송사리는 당연히 살게 될 것이지만, 바다와 직접 연결되는 이곳으로는 뱀장어, 은어, 황어들도 물길을 타고 올라오게 될 것임), 4) 이 지역에 방문객과 관광객들을 끌어들여 경제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문제점은 1) 현재 교통로로 활용되고 있는 복개구간이 없어짐으로 인한 교통문제, 2) 큰 재정확보가 필요하고, 3) 주변 상권의 변화에 대한 관련 상인들의 반발이라고 보아진다. 따라서 본 도심하천의 자연형 하천으로 조성할 경우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 할 수 있는 전략들이 제시되어야 할 것이고, 장점들을 좀 더 부각시킬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한편, 이 지역을 생태하천으로만 개발할 것인지, 일부나마 트래킹코스, 자전거도로 등을 첨가할 것인지, 주변의 도심상업시설들과 조화된 다양한 테마시설들을 설치할 것인지 결정해야 할 것이다. 아무튼, 이곳 도심 생태하천들은 주변의 죽도시장, 동빈내항 및 포항운하, 해변 트래킹 코스, 포항그린웨이 등과 연결되어 많은 이들이 찾는 장소가 될 것으로 보아 진다.

현재 교통로로 활용되고 있는 복개구간이 없어짐으로 당장 교통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다. 더구나 탐방객 및 관광객들이 모여들 것이기에 주변개발과 교통문제를 복합적이고 광역적으로 풀어나가지 않으면 않될 것이다. 주변도로 확장, 대체도로 확보, 공공교통 확장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동빈내항은 포항운하가 뚫리고, 크루즈가 왕복하며 주변 수변지역이 정리되어 가고 있다. 아직 빈 대지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전반적으로 아름답게 정리되어 있다고 본다. 아직 수질오염을 염려하는 분들도 있지만 과거와는 비교 않되게 좋아졌고, 장차 양학천과 칠성천의 복개가 걷히고 생태하천으로 탈바꿈하게 되면 수질도 좋아지고 함께 연계되어 대단히 아름다운 도심수변을 연출 할 것이다.

동빈운하 주변은 이미 계획된대로 ‘런던아이’ 같은 대관람차, 중소규모의 롤러코스터 등 수변테마시설, 차별화된 디자인의 상업 및 비즈니스시설이 들어서고, 동빈내항은 좀 더 큰 규모의 관광시설과 고층의 비즈니스파크가 들어설 수 있다고 본다. 포항은 철강산업도시로서의 이미지가 강하기에 이러한 자연친화적인 도심하천의 개발은 그 자체로서 도시미 향상, 이로 인한 시민 삶의 질 향상, 관광객유치로 인한 경제파급효과 등과 함께 좀 더 파격적인 브랜드효과를 지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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