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호등체계 임의변경 과정./김정재의원실 제공
2.2 지진 발생하자 2.5이상으로 보고기준 임의 완화
지열발전 中 지진 은폐 의혹, 사실로 드러나
넥스지오 대표이사, 국정감사에서 “변경한 바 없다” 위증 논란




포항 지열발전사업 수행기관인 넥스지오는 2.0 규모 이상 미소지진이 발생하면 산업부, 에기평, 포항시, 기상청에 보고하도록 돼있는 신호등체계를 2016년 12월 23일 2.2규모 미소지진이 발생한 직후 보고기준을 2.0에서 2.5로 완화하고 보고대상에서도 포항시와 기상청을 제외한 사실이 확인됐다.

김정재 의원은 9일 포항지열발전소 수행기관인 넥스지오가 2016년 12월 23일 2.2규모 미소지진이 발생한 직후 신호등체계에 따른 미소지진 관리기준과 보고대상을 임의로 변경한 사실을 공개했다.

넥스지오는 2016년 12월 23일 발생한 2.2규모 지진을 산업부, 포항시, 기상청에 보고하지 않고 은폐했고, 그 후 관리기준 임의변경을 통해 29일 발생한 2.3규모의 지진도 보고대상에서 제외시켰다.

또 이러한 변경 사실을 알고도 주관기관인 에기평은 이를 은폐하기 위해 국회에 “해당 자료 없음”이라는 위증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지열발전 과정에서 미소지진 관리기준을 변경해 지진 발생 사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됨으로써 향후 큰 파장이 예상된다.

신호등체계란 지열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소지진을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 운영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해외에서도 지열발전소를 운영하기 위해 신호등체계를 만들어 미소지진에 따른 안전관리를 철저하게 하고 있다. 스위스 발젤의 경우에도 신호등체계에 따라 3.4규모 미소지진이 발생한 직후 중단됐고 정밀조사를 통해 영구 폐쇄된 바 있다.

김정재 의원이 공개한 자료는 2015년 9월 2일에 작성된 ‘포항 EGS 프로젝트 미소진동 관리방안’이다. 이 자료(변경 전 관리기준)에 따르면 2016년 2차 수리자극(12월 15~28일) 과정에서 12월 23일 2.2규모 미소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물 주입을 중단하고 배수를 통해 압력을 낮추도록 돼있다. 또한 이러한 사실을 산자부, 에기평, 기상청, 포항시에 보고하도록 돼있다.

그러나 2.2규모 미소지진이 발생한 직후인 12월 26일, 미소지진 관리기준을 미소지진 발생 최대 기준 2.0에서 2.5로 완화하고, 보고대상에서 포항시와 기상청을 제외하는 내용으로 미소지진 관리기준을 변경함으로써 12월 23일 2.2규모의 지진을 은폐하고, 29일 발생한 2.3규모의 지진도 보고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써 지난 7일 국회 산자부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윤운상 넥스지오 대표이사의 “2016년 12월 26일 작성된 신호등체계는 제정된 것이고 변경된 사실이 없다”는 증언내용 역시 위증으로 드러났다.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은 국정감사에 출석한 증인이 위증을 했을 때에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돼있다.

김정재 의원은 “국가 연구 과제를 관리감독 해야 할 산자부와 에기평은 미소지진 관리 기준이 임의 변경된 내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포항 지진은 정부의 안전관리 부실로 발생한 인재임이 재확인됐다”고 말했다. 또한 “에기평은 지진발생 이후 넥스지오를 통해 관리기준의 변경사실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었음에도 국회에 자료를 제출 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위증과 허위자료 제출에 해당한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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